눈 덮인 천진보탑
계룡산 동쪽 자락 기암 바위
상서로운 빛 솟구치는 곳 찾아
아도 스님 절을 짓던 천오백 년 전에도
갑사계곡 설경은 이렇게 아름다웠을까
얼음 속 용문폭포 시리도록 맑은 물과
고목에 핀 상고대 줄지어 펼쳐 서서
추위 속 뿜어내는 청아한 모습만으로도
설산 찾은 산행객들 사뭇 매료될진대
의상대사 계룡 갑사 중창하여
화엄십찰(華嚴十刹) 불굴토로 가꾼 정성
자연 석탑 다가서서 합장해 보면
또 한 번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리
함박눈 내려앉은 천진보탑(天眞寶塔)
얽힌 전설 애써 들먹이지 않아도
하얀 연꽃 속 부처님 모습으로 비침은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닌가
「계룡산 갑사 천진보탑에서」
시인 이승룡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2018년 계간 <서울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전 수협중앙회 준법감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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