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인이라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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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인이라서 감사합니다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01.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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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우 한국수산자원공단 어선어업진흥실장 
구성우 한국수산자원공단 어선어업진흥실장 

우리나라의 영토는 헌법 제3조에 따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휴전선 이남 지역에 한정해 영토를 지배하고 있다. 그럼 실질적인 우리나라 영토 중 동·서·남의 끝은 어디일까? 동쪽으로는 독도, 서쪽으로는 백령도, 남쪽으로는 마라도가 우리나라 영토의 가장 외측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 하나, 우리나라 영토의 끝인 이곳을 지금까지 지켜온 사람들은 누구일까?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나는 자신 있게 어업인이라고 자부한다. 

어업인들은 어업활동을 통해 수산물을 생산하고, 이렇게 생산된 값싸고 품질 좋은 국내산 수산물이 매일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만일 어업인이 없다면 품질 좋은 국내산 수산물을 우리가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었을까? 최근 낚시가 등산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고의 여가 활동이 되었다고 한다. 어업인들이 만들어놓은 어촌 인프라와 어선이 없었다면 그것이 가능했을까? 

이러한 어업인들의 활동을 세련되게 표현하면 △도서지역 및 해상에 대한 국토의 수호 활동 △해난구조 및 해양 재해 방지 활동 △어촌 경관 형성 및 지역 공동체 활성화 활동 △질 좋고 안전한 수산물 제공을 통한 식량 안보 활동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과 역할을 수산업과 어촌의 공익적 기능이라고 하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는 이러한 수산업과 어촌의 공익적 기능이 가지는 가치가 약 1조 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가 그간 몰랐던 어업인들의 공익적 기능에 대해 관련 연구가 진행될수록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럼 국가는 어업인들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감사와 역할 수행에 필요한 실질적인 보조를 어떠한 방법으로 할 것인가가 그것이다. 

다행히도 해양수산부에서는 어업인들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그 활동에 대한 보조로 수산 공익 직불금을 적극적으로 개발·지급하고 있다. 현재 4가지 수산 직불금을 운영 중인데 정주여건이 불리한 도서 및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어가를 대상으로 ‘조건불리 직불제’를, 수산자원 보호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어선어업인을 대상으로 ‘수산자원보호 직불제’를, 친환경적으로 수산물을 양식하는 어업인을 대상으로 ‘친환경수산물 직불제’를, 어촌계를 떠나 청년에게 어촌계원 자격을 넘겨준 어촌계원에게는 ‘경영이양 직불제’를 운영 중이다.

이 중 수산자원보호 직불과 친환경 수산물 생산 직불, 경영이양 직불은 2021년부터 운영 중으로 수산 직불제의 개발은 최근 들어서야 활발히 연구·도입 중이다. 최근이라도 어업인들의 공익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돼 다양한 직불제가 생긴 것은 환영할 일이다. 특히 올해 4월부터는 소규모 어가 직불과 어선원 직불이 새로 생긴다고 하니 더욱 환영할 일이다.

그럼에도 어업 현장에서는 직불금의 규모와 신청과 지급의 까다로움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 같다. 수산직불제의 신청과 지급, 컨설팅 등의 행정 시스템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신청과 지급의 경우 지자체의 업무로서 담당자의 수산 직불제도에 대한 이해와 역량 강화가 필요하며, 어업인들에게는 현장을 찾아다니는 전문기관의 컨설팅이 필요해 보인다. 

겨울 날씨가 매섭다.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는 나도 춥다. 이런 추위에 어둠을 뚫고 새벽 칼바람을 맞으며 바다로 나가는 어업인들은 얼마나 춥겠는가.

아마도 어업인들에게는 우리나라 해상영토를 수호한다느니, 식량안보를 책임진다는 거창한 사명감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일매일 바다로 나가 물고기를 어획하고 위판하는 묵묵한 어업인의 일상이 그들 자신도 모르게 그러한 기능들을 해온 것이다. 오늘도 바다로 묵묵히 나가는 어업인 여러분… 어업인이라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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