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한 해 전망되는 수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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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한 해 전망되는 수산업계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3.01.16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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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가는 시점의 올 한해도 수산업계의 전망은 밝지 않다. 오히려 높아지는 리스크로 말미암아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지난 11일 열린 2023 해양수산 전망대회에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수산 분야는 올 한 해 생산은 늘어나지만 경기 둔화 등으로 리스크가 존재해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앞에 놓인 걸림돌들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다. 이날 해양수산 전망대회에는 전례없는 많은 관계자들이 회의실을 가득 메웠다. 참가자들의 발길이 몰린 것은 3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행사이기도 하지만 현재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대변해주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도전과 과제를 실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산업계가 직면한 암초 중 가장 큰 것이 세계 경제의 경기 침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지 않고 수급도 불안한 상황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어 저성장이 예상되며 유가의 변동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유류비 폭등으로 출어를 포기하는 어업인들이 속출하고, 수익성이 크게 떨어져 어업인과 어촌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산유국들의 유류 생산 정책에 따라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는 당장 눈앞에 다가왔지만 정부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염수를 방류하는 순간 수산물 소비는 급감할 게 뻔하다. 아무리 안전 점검을 한다고 하더라도 위험성을 감지한 소비자들은 수산물을 외면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직간접 영향은 물론 생산자와 소비자들을 위한 분명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철폐 등 국제 규범의 변화에 따른 국내 수산물의 국제 경쟁력 하락도 예상된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이 본격화되면 수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추진 일정은 물론 개방의 범위조차 함구하고 있다. 

국내 상황 역시 녹록지 않다. KMI는 올해 수산물 생산은 여건 회복 등으로 생산 증가를 예상하고 있지만 생산량 증가로 가격 하락을 점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유통 환경 변화 등으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고, 가정간편식 등이 강세를 보여 새로운 유통·가공 분야는 무거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수산물 수출은 올해 전망이 더욱 어둡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30억 달러를 넘어서는 호조를 보였으나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로 올해는 역성장이 예상된다. 1년 만에 30억 달러 규모가 무너져 29억 달러 선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가 블루푸드 육성을 위한 수산식품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1000만 달러 수출기업 100개 육성, 연간 수출 10억 달러의 스타품목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새로운 시장 개척이나 고부가가치 수출품 개발이 단기간에 달성될지 의문이다.

소비지향적 다양한 수산식품 개발도 국내 경기 둔화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가정간편식 등 수산식품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KMI는 해양수산 전망대회 주제를 ‘엔데믹 시대, 도전과 과제’로 삼았다. 이것은 세계 경기 침체는 물론 국내 생산 여건 등 상황도 유독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수산식품 시장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과제를 선정하고 추진하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수산정책 혁신 현장발굴단 세미나에서 건의된 과제가 232건에 이를 만큼 현장의 상황은 현안이 산적해 있다.

젊은 층들의 어촌 유입을 위한다고 하지만 연간 귀어귀촌 인원은 1000명을 겨우 넘어서고 있고, 귀어인들의 평균 연령이 50세를 넘기고 있다. 어촌뉴딜 300사업의 후속사업인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이 올해부터 추진된다고 하지만 해양수산부 내 어촌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는 보이지 않는다. 정확한 정책 수행을 위한 기본적인 통계조차 현실과 거리가 상당하다는 지적도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과제를 올바르게 선정하고 극복할 수 있는 방안과 도전이 실행되지 않는다면 수산업의 올 한 해는 물론 미래 전망도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위험 요소들이 한 가지씩 닥칠 수도 있지만 한꺼번에 발생할 경우 무너질 수도 있다.

위기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극복하기는 매우 어렵다. 현재의 상황이나 미래 예측 등을 통해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개선할 부분도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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