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형 블루푸드 산업 육성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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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형 블루푸드 산업 육성에 거는 기대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3.01.0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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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산식품 수출이 사상 최대인 31억6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2021년 사상 최고액인 28억3000만 달러를 또다시 넘어선 기록이다. 국가 전체적으로 무역 적자가 대폭 늘어난 것에 비춰보면 수산식품이 국가 경영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해양수산부는 올해 수산식품 수출 목표를 35억 달러로 잡았고, 2027년에는 45억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수산물 수출 사상 최대치 돌파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수출형 블루푸드 산업 육성을 대한민국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4대 해양전략산업 육성에 포함시켰다. 위기감이 높은 수산업계와 어업인들에게는 귀가 번쩍 뜨일만큼 반가운 소식이다.

김, 참치는 수출 10억 달러를 달성하는 스타수산식품으로 키우고 굴, 전복, 어묵, 연어 등은 수출 1억 달러 클럽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출 1000만 달러 수출기업 100개사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유망품목의 집중 육성을 바탕으로 주요 시장인 미국, 일본, 중국으로의 수출 확대와 유럽, 남미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해 수산식품 수출을 지속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 브랜드 개발, 국제인증 취득 등을 지원하는 성장 사다리 바우처를 기업당 최대 2억2000만 원씩 제공해 내수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 고유가 시대와 전기료 인상,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 여건 악화 등 국내외 상황이 악화되는 와중에 수산식품 수출이 국가 주요 정책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수산업계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정책 의지가 위기를 극복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수산업과 수산식품의 국제 경쟁력 제고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번 해양수산부의 올해 업무보고에 담긴 수출형 블루푸드 산업 육성방안이 이러한 성장세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두고봐야 할 듯하다.

매년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김의 경우 올해 수출액 7억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단일품목으로는 전체 농수산식품 중 수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수산식품 수출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김은 마른김을 비롯해 가공식품인 조미김, 스낵(간식)김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돼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김 단일 품목으로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기업이 탄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김 산업은 사상누각과 같은 위태위태한 지경이다. 이상기후로 물김 생산 환경은 악화되고 있다. 생산 지역도 점차 북쪽으로 이동 중이다. 마른김 생산업체들은 품질 좋은 물김 확보에서부터 전기료 인상 등 원가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 조미김 업체 역시 전 세계 수요자들의 입맛에 어울리는 신제품 생산에서부터 시장 개척까지 직접 나서야 하는 처지다.

김 단일품목으로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업체가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양식장은 신규 면허 불허에 묶여 있다. 1000만 달러 수출기업 100개 육성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대규모 수산식품 클러스터와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가공 종합단지를 조성하고, 올해 2월까지 김 산업 진흥구역 3개소를 지정한다고 김 수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지는 않는다. 안정적인 생산체제와 가공·수출업체가 유기적으로 융합돼야 하지만 정책 방향은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규모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전국 6개소에 조성하고 있지만 수출 유망품목을 대상으로 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1970년대 이후 주요 수출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참치는 현재까지 주요 수산식품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원양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은 갈수록 축소되고 원양업계의 경영 상태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 수산식품 수출의 핵심 품목인 참치가 수출형 블루푸드 산업인지조차 의심이 들 정도로 지원보다는 규제만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물류센터를 25개국으로 확대하고 해외 유명 온라인몰 전용 판매관을 운영하며, ‘K-시푸드 글로벌 위크’를 개최하고, 한류와 연계한 마케팅을 철저하게 추진한다면 수산식품 수출이 늘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열식, 보여주기식 정책은 오래 가지 못한다. 원하는 결과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현장에서 원하는 지원정책을 개발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해양수산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수출형 블루푸드 산업 육성이 수산물 수출 사상 최대치 돌파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대한민국 신성장동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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