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양식 기술 선점화를 위한 대응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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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양식 기술 선점화를 위한 대응방안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3.01.0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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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양식 성공모델 경제성·기술성·환경성 ‘필수’

어업인이 현재 사용하는 시설 최대한 활용해 기술 구현하고
세대 구분 없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양식기술 개발해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질병관리 기술 등 환경성 측면도 고려
성공모델 수용 여부는 수요자인 어업인의 공감 여부에 달려

 

이동길 국립수산과학원 첨단양식실증센터장
이동길 국립수산과학원 첨단양식실증센터장

기후변화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낯설게 느껴졌던 친환경과 스마트라는 용어가 이제는 익숙한 단어가 됐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삶의 윤택함과 편리함을 가져다줬고, 모든 산업과 경제사회 구조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이 일상화됨에 따라 사물인터넷, 정보통신, 인공지능(AI) 등의 과학기술이 사회의 각 영역에 적용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 상황을 반영해 긴 시간 동안 느리게 발전해왔던 1차 산업인 수산업에도 많은 시도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어촌의 인구 감소, 고령화,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높아지면서 스마트양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양식과 디지털양식

스마트양식 기술 개발은 이제 시작 단계로 스마트양식에 대한 정의와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수산양식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기술 개발의 목표와 방향 설정에 있어서 다양한 견해가 있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스마트양식을 ‘양식생물의 생산 전(全)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양성 과정 중에 발생하는 문제를 사전에 예측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지능형 양식기술’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컴퓨터가 인간처럼 스스로 양식방법을 학습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학습하기 위한 방대한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양식기술은 사람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발전함에 따라 활용 가능한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며, 이제부터라도 지능화 기술 수준인 스마트양식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안과 대책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 대표적인 방안으로는 스마트양식에 앞서 디지털 양식 기술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디지털의 사전적 의미는 여러 자료를 유한한 자릿수의 숫자로 나타내는 방식으로, 디지털 양식은 과거의 양식 경험·지식과 양식생물의 생산 전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분석해 양식생물의 양성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자동화하는 양식기술로 정의할 수 있다.

디지털 양식 기술 개발의 목적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분석해 가치 있는 정보로 활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가치 있는 정보란 데이터 간의 연관성과 규칙을 알아내 양식생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예측하고 대처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기계가 인식할 수 있는 수식, 알고리즘, 모델로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알파고가 있다. 알파고는 머신러닝 기반의 바둑 프로그램으로 자기 자신과의 대국을 통해 학습 데이터를 축적한다. 초기 알파고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여러 프로기사의 대국 결과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함으로써 바둑의 규칙을 인식시켰고, 스스로 대국을 함으로써 강화학습을 실행했다. 이와 같은 반복된 학습을 통해 알파고 스스로가 바둑알을 놓을 위치를 의사결정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완성된 것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작곡을 하거나 소설을 쓰기도 하고, 심지어는 날씨나 주가 예측 등 미래를 예측하는 일도 한다.

이와 같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학습에 충분한 데이터도 필요하지만, 품질이 보장된 데이터여야만 한다. 만약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 데이터로 인간의 뇌의 역할을 하는 예측과 의사결정 모델을 만든다면 사료 공급과 수질환경 제어 조건 등에 대한 의사결정의 오류로 양식생물을 안정적으로 길러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데이터 확보 과정에서는 필수적으로 예측과 의사결정 등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적합한 데이터인가, 사용할 수 있는 정확한 데이터인가, 그리고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데이터인가를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

스마트양식 선점을 위한 기술개발 방향

과학기술 발전과 기후변화로 어촌의 정주 여건이 악화하면서 첨단 과학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양식기술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하지만 여전히 양식 현장과 기술 개발의 거리감은 존재한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양식기술은 국민들의 식량 확보와 양식 어업인의 생계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발전함에 따라 지금까지도 가족 단위의 경영 규모로 영세해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양식도 경제적인 효과가 담보되지 않으면 사용하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고 스마트양식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스마트양식 기술 개발과 검증 과정을 통해 성공모델을 만들고 양식 어업인에게 제안하는 형태로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스마트양식의 성공모델이 꼭 갖춰야 할 것은 경제성, 기술성, 환경성이다. 

첫 번째가 경제성으로 투자 대비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 관점에서는 일반 양식장보다 상대적으로 스마트양식장 구축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구축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방법은 양식 어업인이 현재 사용 중인 양식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스마트양식 기술 구현이 가능한 기자재를 설치하는 것이다. 

스마트양식 기자재의 종류에는 지능형 사료공급장치, 수질제어장치 등이 있으며, 주요 기능은 데이터 수집, 학습 및 원격제어 기능을 포함한다. 안정적인 수익 관점에서는 양식 데이터를 활용해 노동력을 절감하고 양식생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두 번째는 기술성이다. 성공모델의 기술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의 양식 기피 현상과 대부분이 고령자인 양식 현장 종사자들의 기술 수용력을 고려해서 세대 구분 없이 손쉽게 양식을 할 수 있는 기술집약적인 양식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개발된 스마트양식 기술의 재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양식기자재의 규격화와 표준화도 중요하다. 

끝으로 성공모델에서 갖춰야 할 것이 환경성이다. 여기서 말하는 환경성은 기존의 양식 생산량 증대와 수산물 제품의 다양화 등 생산 위주에서 환경적 측면을 고려한 양식생물 생산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양식어가는 기후변화로 고수온, 적조 등 수산 재해뿐만 아니라 질병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양식생물의 폐사로 매년 경영난을 겪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적인 기술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질병관리 기술,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양식기술과 더불어 양식생물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절감하는 기술이 있다.

지금까지 디지털·스마트양식의 개념과 스마트양식의 성공모델이 갖춰야 할 요소에 대해 알아봤다. 이와 같은 기술개발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로 성공모델이 갖춰야 할 요소들이 수정되거나 새롭게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서 무엇보다도 성공모델의 수용 여부는 수요자인 양식 어업인들의 공감 여부에 달려 있다.

따라서 스마트양식 기술 선점화와 산업화를 위해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양식 현장과의 소통이며, 효율적인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스마트양식 기자재 개발과 보급 등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단기적 계획과 데이터 수집·분석 등과 같이 긴 시간이 필요한 부분은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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