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수놓는 빛의 향연, 태안 네이처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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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수놓는 빛의 향연, 태안 네이처월드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2.12.1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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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일몰은 12월에 한층 장엄하다. 충남 태안군은 남북으로 길쭉한 서쪽 해안이 바다와 접한다. 그래서 소문난 일몰 명당이 많고, 연말이면 여행객이 모여든다. 태안이 한 해를 마무리하기 좋은 여행지인 까닭은 또 있다. 해가 지고 나면 태안빛축제가 불을 밝힌다.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반짝이는 불빛이 우리를 다시 설레게 한다.

600만 개 LED가 선사하는 감동

태안빛축제는 네이처월드에서 열린다. 600만 개 발광다이오드(LED) 전구가 오색찬란하다. 사람이 만든 불빛이지만, 마치 겨울의 왕국에 핀 꽃인 듯하다. 가장 먼저 남문광장의 커다란 선물 상자 조형물이 반긴다. 그 뒤편 ‘TAEAN FESTIVAL’ 글자 옆에는 태안빛축제 안내도가 있다. 네이처월드가 생각보다 넓어 안내도 사진을 찍어두면 위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첫 코스는 선물 상자 왼쪽의 실내 전시실 빛축제전시관이다. 천장이 낮아 색색 불빛이 한층 가깝게 느껴지는 통로형 전시실이다. 머리 위를 수놓은 전구가 은하수처럼 반짝거린다. 전시관 반대편 출구로 나오면 가벼운 장면전환이 일어난다. 다시 눈앞에 태안빛축제 전경이 펼쳐지며 본격적인 빛의 향연이 시작되는 듯하다.

그때부터 빛이 부르는 대로 자유롭게 걸음을 떼어보자. 오른쪽 대각은 하트철길과 조명동산이 차례로 나온다. 하트 조명이 반짝이는 하트철길은 연인들이 인생 사진을 찍기에 그만이다. 왼쪽은 트로이목마로 이어진다. 트로이목마는 네이처월드에서 단일 조형물로는 가장 높다. 

트로이목마를 지나서 작은 섬들과 다리를 품은 중앙 연못에 이른다. 세로로 긴 연못 가운데 만남의다리가 있다. 다리 아래쪽(동쪽) 고니포토존은 태안빛축제 축제지기가 네이처월드 최고의 포토 존으로 꼽은 곳이다. 다정하게 머리를 맞댄 고니 한 쌍이 사랑스럽다.

특히 불빛으로 만든 연못 속 작은 섬과 어울려 화려함을 뽐낸다. 연못 위쪽(서쪽)은 물가에 데크가 있어 사진 찍기에 적당하다. 데크에서 좀 더 서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소원터널을 지나 숲속LED정원으로 향한다. 숲속LED정원의 꽃과 나비 조형물은 올해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전망대는 태안빛축제 전경을 감상하는 장소에 그치지 않는다. 주변 조망은 기본, 은하수카펫과 메인LED동산을 위한 전용 전망대라 해도 손색이 없다. 전망대 서쪽 은하수카펫은 대형 꽃을 수놓은 거대한 조명 카펫이다. 다채로운 불빛이 어우러져 신이 그린 한 폭의 그림 같다.

메인LED동산은 태안빛축제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작품이다. 메인LED동산을 거닐 때는 전체 문양을 알 수 없지만, 전망대에서 태극기 문양의 진가가 드러난다. 메인LED동산 서쪽에 출렁다리가 있는데, 물가에 세운 남녀의 얼굴 조명이 이색 풍경을 연출한다.

네이처월드는 현재 야간에만 개방한다.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운영 시간은 오후 5시 30분~10시(9시까지 입장, 연중무휴), 입장료는 어른 9000원, 유아·청소년(36개월~19세) 7000원이다. 비 오는 날에는 점등하지 않으므로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는 게 안전하다. 반려동물 동반 시 목줄과 배변 봉투를 지참해야 하며, 중·대형견은 입마개 착용이 필수다.

한적하게 일몰 즐기기 좋은 ‘드르니항’

네이처월드에서 드르니항이 멀지 않다. 이곳에 해상인도교 ‘대하랑꽃게랑’이 있어 일몰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일대에서 대하와 꽃게가 많이 잡혀 붙은 이름으로, 다리 모양도 대하와 꽃게를 형상화했다. 대하랑꽃게랑은 태안반도의 드르니항과 안면도 백사장항을 잇는다.

두 항은 자동차로 이동하면 약 5km를 돌아가야 하지만, 걸어서 오갈 때는 대하랑꽃게랑을 건너면 된다. 음식점이나 상가는 백사장항 쪽에 많고, 한적하게 일몰을 누리기에는 드르니항이 적당하다. 해가 길마섬 쪽으로 지는데, 태안의 꽃지해수욕장이나 운여해변과 견줄 만하다. 대하랑꽃게랑은 야경이 또 다른 볼거리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태안해양유물전시관도 가볼 만하다. 전시관은 1~2층으로 나뉘는데, 특별전시실을 제외한 상설전시실은 실제에 가깝게 재현한 마도1호선이 두 층을 아우르며 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 층의 구분이 중요하지 않다. 1층 수중발굴체험전시실은 ‘수중 문화유산 실감 영상 체험’과 ‘수중 발굴 가상현실(VR)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아이들에게 인기다. 전시관 야외에서 안흥항까지 해상인도교가 놓여 일대의 바다 풍경도 한눈에 들어온다.

태안읍 백화산 남서쪽에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 있다. 지난해 10월에 개관한 태안의 ‘신상’ 여행지이자, 전국에서 세 번째 동학 기념관이다. 태안은 내포 지역 동학혁명군이 마지막 항전을 벌인 곳이다. 기념관에는 동학혁명과 태안의 동학혁명 역사를 4가지 주제로 전시한다. 전시는 주로 1층에서 관람하고, 2층 휴게실에서 기념관 뒤 교장바위 쪽 갑오동학혁명군추모탑으로 길이 연결된다. 백화산 정상 방향으로 가면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국보)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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