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청년 수산업경영인의 길잡이 ㈜봉선장 이봉국 대표
상태바
[인터뷰] 청년 수산업경영인의 길잡이 ㈜봉선장 이봉국 대표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2.11.28 0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이 모이는 어촌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2019년 후계경영인 선정 후 올해 우수경영인으로 지정
어선 2척 운영하며 잡은 수산물 직접 가공해 판매까지
지역어업인 생산 수산물 판로 확대 위한 플랫폼 역할도 
청년들의 안정적인 어촌 정착 위해 선장 교육사업 준비

 

지방에서 태어나고 자란 젊은 청년의 꿈은 여느 이와 같았다. 수도권의 4년제 대학교를 나와 번듯한 직장에 취업하고, 가정을 꾸린 후 아이들에게 남부럽지 않은 삶을 선사해주는 것.
그랬던 그가 바다를 품은 고향, 전북 부안으로 돌연 발걸음을 돌렸다.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곳으로 어촌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2019년 후계경영인으로 선정된 ㈜봉선장의 이봉국 대표는 올해 우수수산업경영인으로 지정되며, 귀어 4년 만에 청년 수산업경인들의 성장 방향성을 제시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망 찾아 귀어했지만 현실은 가혹

귀어한 사람들이 어촌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다. 

이 대표 역시 고향인 부안에서 어업을 하는 아버지에게 일을 배운 소위 귀어계의 ‘금수저’에 해당했지만, 귀어 초창기부터 수많은 난관을 헤쳐왔기에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전 재산을 들고 왔는데 6개월도 안 돼 자금을 다 쓰고 나니 눈앞이 캄캄해져 서울로 다시 돌아가야 하나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며 “부안으로 내려온 후 경제적인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 대표가 당시의 가혹한 현실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부유하게 컸던 기억이 있어서다. 새만금간척사업 이전의 부안 바다는 그야말로 풍요의 곳간이어서 아버지가 하루 조업으로 300만~500만 원씩을 벌어들였고,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물고기를 잡는 기술과 노동력만 있다면 바다에서 실패하는 일은 없다는 생존법도 그 당시에 터득했다. 

이 대표는 “새만금간척사업 이후 많은 것이 달라지긴 했으나, 그래도 바다에 가능성이 있고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다만 1차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귀어를 결심할 때부터 6차산업을 일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어획 수산물로 가공제품 만들어 판매

이 대표는 현재 2.97톤 연안자망어선과 1.5톤 연안복합어선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어획 어종은 꽃게이며 갑오징어와 소라, 주꾸미 등을 제철에 맞춰 조업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쯤 이 대표는 수산물 가공공장 운영에도 나섰다. 어획한 수산물을 가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더 많은 소비자들이 신선한 수산물을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도록 활발한 홍보도 펼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그가 마케팅 또한 청년의 시선으로 도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TV보다 파급력이 높아지면서 홍보 창구로 급부상 중인 유튜브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 이 대표는 유명 먹방(먹는 방송) 유튜브와 협업해 봉선장의 대표 판매 제품인 꽃게장을 홍보하고, 직접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소비자와 소통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엔 전담 PD를 고용해 유튜브를 더 적극적으로 운영해볼 생각”이라며 “수익 창출의 목적보다는 봉선장이 가고자 하는 더 많은 이야기를 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목표는 봉선장에서 판매하는 수산물의 50% 이상은 직접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투자 유치를 통해 어선을 매입하고 가공식품 생산을 위한 공장 증설 등에 나설 계획이다. 이 대표는 사업성을 인정받아 현재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올 연말 9.77톤급 연안통발어선을 추가적으로 마련할 계획도 세웠다.

이 대표는 “어선 매입을 통해 자체 생산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지역 어업인들도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봉선장이 플랫폼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며 “사람과 돈이 모이는 어촌이 조성된다면 젊은 인력 유입도 저절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선장 육성에 힘 쏟고 싶어

이 대표에겐 이루고자 하는 꿈이 한 가지 더 있다. 

어업인 고령화로 어촌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함께 일할 수 있는 청년 인재를 육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귀어 초기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소득과 어업기술”이라며 “청년들이 수산업계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회사 자체적으로 청년선장 교육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생산한 수산물을 매입하거나 봉선장 쇼핑몰을 통해 판매해 안정적인 수익을 도와 청년들이 바다에서 미래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결실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최근 이 대표는 바다쓰레기에 관심을 두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수거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조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선 어업인이 먼저 바다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 적극 나서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조업을 나갈 때마다 바다쓰레기를 수거하고 배 크기에 따라 쓰레기 양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더 나아가 바다쓰레기 수거의 중요성을 유튜브를 통해 소개함으로써 어업인과 국민들에게 바다 환경보존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고 싶다”고 희망을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