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생 2막’ 연 이현주 전 수협노량진수산(주) 영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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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생 2막’ 연 이현주 전 수협노량진수산(주) 영업본부장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2.11.21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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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만큼 베푸는 봉사하는 삶 살고파”

40년 인생 집약된 노량진수산시장 떠났으나 후회 없어
요양보호사 자격증 공부 중… 어려운 이웃들 도울 예정
직원 사기 진작과 애사심 고취 중요… 회사 적극 나서야 

 

반달지게 웃는 눈도 그대로요, 사람을 환히 반겨주는 성품도 그대로였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을 벗어난 장소에서 만난 이현주(사진) 전 수협노량진수산(주) 영업본부장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아니 어쩌면 조금 더 여유 있고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40여 년 인생이 집약된 노량진수산시장을 떠난 지 불과 두 달여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어쩌면 그가 허무의 시간을 지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은 기자의 기우에 불과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학원에서 8시간씩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이 전 본부장의 입에선 뜻밖의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의 경력과 능력이라면 수협유통 등 다른 자회사로 자리를 충분히 옮길 수 있고, 몇몇의 전임 임원들처럼 수산물 유통과 관련된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길을 선택한 것.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전 본부장은 “그동안 국가가 저에게 많은 혜택을 베풀어줬으니 이제는 제가 보답할 때라고 생각했다”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주변에 몸이 편찮으신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등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또 “요양보호사 자격증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두루두루 공부해보고 싶다”며 “하루가 매일 즐겁다”고 말했다. 

이 전 본부장이 노량진수산시장에 발을 들인 것은 1983년이다. 속기사, 경매사로 일하며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았고 수탁사업부장, 판매사업부장, 냉장사업부장, 유통사업부장, 감사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전문성을 탄탄하게 다졌다. 2016년 영업본부장 자리에 오른 뒤엔 회사에서 3연임이라는 새 역사를 쓰기도 했다. 

40년간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사계절을 지켜봐왔으니, 전국 바다의 속사정을 누구보다 훤히 알고 있는 게 이 전 본부장이다.

한때는 노량진수산시장 경매장을 가득 메울 만큼 수산물이 많이 나던 시절도 있었으나 이제는 옛말. 한때 20만 톤에 달했던 수탁 물량은 최근 5만 톤대로 떨어졌다. 이마저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는 그야말로 미지수다.

이 전 본부장은 “직원들이 아무리 잘하고 싶어도 바다에서 수산물이 나지 않으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젊은 직원들이 회사 일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상황이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애사심 고취를 위해선 회사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면서 “40년간 일했던 회사를 떠나면서 후회도 걱정도 없었던 것은 노량진수산시장을 지키고 성장시켜나갈 후배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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