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노르웨이 수산업 현장을 가다④
상태바
[르포]노르웨이 수산업 현장을 가다④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2.11.07 0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의 연어는 육지에서 나고 자란다”

 

노르웨이의 양식 연어 생산량은 세계 1위다. 전 세계 150여 개국에 연어를 수출하며, 세계시장의 6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연어 생산과 수출에서 단연 선두에 선 그들이 최근 육상양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해상가두리 양식장 물량만으로는 막대한 수요량을 따라잡을 수 없어서다. 미래의 연어는 육지에서 더 많은 양이 생산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대규모 육상양식장 건립에 뛰어든 기업들

앞선 호 신문(2022년 10월 24일 자·12면) 노르웨이 수산업 현장을 가다③에서 소개한 연어 양식기업 홉세츠(Hofseth)는 육상양식장 건립에 발 빠르게 나선 대표적인 회사다.

홉세츠는 내년 봄 육상양식장 건립 공사에 돌입해 2년간에 걸쳐 완공한 후 2025년부터 양식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들은 높이 28m, 직경 9m의 알(egg) 형태 양식장 168개를 만들어 이곳에서 연어를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홉세츠의 야니케 파르스타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육상양식장에서만 10만 톤의 연어를 생산할 계획”이라며 “이는 가두리양식장 약 20곳에서 생산되는 물량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미 육상양식에 뛰어든 기업도 있다. 우리나라 최대 수산회사인 동원산업이 2020년 지분 투자협약을 체결하면서 국내서도 이름이 알려진 새먼에볼루션(Salmon Evolution)이다.

새먼에볼루션은 노르웨이에서 최초로 대규모 산업 규모의 육상 연어양식을 시작했다. 과거 채굴장으로 사용됐던 섬, 인드레 하뢰이(Indre Harøy)를 사들여 육상양식장 건립에 나섰고, 현재 일부 완공된 양식장에선 연어를 사육하고 있다. 

새먼에볼루션은 현재까지 높이 30m, 직경 28m에 달하는 육상양식장 3개를 완공했고, 앞으로48개까지 만들 예정이다. 눈에 보이는 양식장의 모습은 단순했다. 외형은 원통형으로 만들어졌고, 내부는 3개의 큰 기둥과 사람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설치돼 있었다.

3개 기둥은 수류를 형성해 연어가 바다에서 자라는 것과 같은 환경을 제공하고, 중앙에 있는 메인 기둥은 다 자란 연어를 출하할 때 내보내는 통로 등으로 사용된다.   

또 새먼에볼루션은 최적의 바다 환경을 육상에 구현해 친환경적으로 연어를 양식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플로 스루 시스템(이하 HFS, Hybrid Flow-Through System)’을 보유하고 있다.

HFS는 양식장 해수를 주기적으로 전면 교체해야 하는 기존 양식방법과 달리 35%의 해수만 교체하고 나머지는 순환을 통해 재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생물학적 오염을 최소화하면서도 물고기에게는 최상의 수질을 보장하고, 양식장 운영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게 새먼에볼루션의 설명이다.    

새먼에볼루션은 올해 3월과 7월에 각각 스몰트(바다로 내려갈 준비가 됐을 때 은백색으로 몸 색깔이 변한 연어) 10만 마리와 23만 마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3월에 생산된 스몰트는 9월 말 기준 평균무게가 약 3.3kg에 달해 올 4분기 상업적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새먼에볼루션의 오드 프로데 로알스네스는 “평균무게 130g가량의 스몰트를 양식장에 넣어 5.5kg이 되면 수확할 예정”이라며 “지난 몇 달 동안 연어 품질을 광범위하게 테스트해본 결과 색상과 맛, 질감 육질 등 모든 것이 완벽했다”고 밝혔다.

세계 경쟁력 확보에 디딤돌 된 NSC 활약 

노르웨이 연어 시장이 꾸준히 확장되고, 전 세계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식품 안전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에 무엇보다 진심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세계적인 연어 육종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은 물론 종묘 생산부터 가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첨단 자동화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항생제 대신 백신을 접종함으로써 안전성을 확보하고 바다 생태계 파괴 문제, 연어 기생충인 바다이(Sea Lice) 치유 어려움 등을 극복하기 위해 육상에서 양식하는 방안도 적극 시도되고 있다.

또 연어 가공공장에선 철저한 식품안전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며, 각 나라별 수출시장에 맞는 연어 가공제품을 개발해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 연어가 세계 시장에 더 빨리, 더 인상 깊게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orwegian Seafood Council, 이하 NSC)의 전략적인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통계를 바탕으로 현지 시장을 분석하는 것은 기본이고 미디어 홍보 활동을 통해 노르웨이 수산물의 맛과 안전성, 원산지 인증제에 대해 알리는 전략적인 마케팅을 펼쳐 세계 각국 소비자들과 소통을 확대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노르웨이 수산물은 북대서양의 차갑고 깨끗한 바다에서 잡아 올린 신선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고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인지도를 높이는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

단적인 사례로 우리나라만 봐도 알 수 있다. 노르웨이 수산물 수입량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지난해는 10만 톤에 이르는 물량이 국내로 반입됐다.

NSC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한국으로 2015년 4만3647톤(1670억 원), 2016년 5만9084톤(2887억 원), 2017년 6만2916톤(3114억 원), 2018년 5만5429톤(3581억 원), 2019년 6만776톤(3970억 원), 2020년 7만1168톤(4250억 원), 2021년 9만4218톤(5530억 원)의 수산물을 수출했다. 

바이킹의 후예답게 노르웨이 사람들의 시선은 나라 밖을 향한다. 나라 밖에서 풍요로운 미래를 찾고, 부(富)를 거둔다. 세계인들은 노르웨이 수산업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행보를 쫓는다. 

본지는 안현선 기자가 노르웨이 수산부 산하 마케팅 기관인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SC)가 기획한 팸 트립에 초청받아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노르웨이 올레순 지역을 중심으로 수산업 현장을 취재한 내용을 4편의 시리즈로 소개했습니다. 이번 호가 마지막 기사임을 알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