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참여하는 수산자원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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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참여하는 수산자원관리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2.09.2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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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재 한국수산자원공단 
전문위원

소비자가 참여하는 수산자원관리는 소비자의 영향력 행사를 통해서 소비에서 역으로 생산을 통제하도록 해 지속 가능한 수산업으로의 이행을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수산자원관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소비자란 생산자의 반대 개념으로 어업인에 의한 수산물을 최초 생산 단계 이후부터 가공, 유통 및 최종 소비에 이르기까지 참여하는 주체이다. 


현대인의 소비경향은 기능 중심의 소비에서 윤리적 소비로 변화하고 있다. 윤리적 소비란 소비자 개인이 상품 또는 서비스를 소비함으로써 얻는 직접적인 효용 이외에 사회,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소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윤리 소비를 위한 가치와 의미를 위한 추가비용 지출에 대한 설문조사 평가 결과를 보면 소비자는 윤리적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올바른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라면, 또한 누군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추가 비용을 지급하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음이 뚜렷이 나타났다. 소비자가 직접 참여해온 윤리적 소비활동을 보면 친환경 제품 구매, 전통시장 이용, 소상공인 제품 구매, 사회적기업과 공정무역 제품 구매, 사회적 약자가 만든 제품 구매 등을 들 수 있다. 


그동안 기존의 수산자원관리는 어업인과 정부에 의해 생산 단계에서만 주로 이뤄져왔다. 그러나 이제는 소비자의 영향력 확대를 통해서 생산자와 정부 관리의 한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즉 소비자의 사회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생산 규제를 강화하고 소비자 감시 등 사회적 모니터링 및 영향력을 조직화해야 한다. 소비자 참여 수산자원관리의 사례를 보면, 유통업체의 친환경 배합사료 양식 수산물의 취급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양식장에서는 생사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이 업체에서는 친환경 배합사료로만 양식된 광어만을 판매한다. 양식에서 배합사료의 사용을 증가시키면 생사료 사용이 줄게 되고 생사료로 이용되는 미성어의 어획이 줄어들게 된다. 소비자는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미성어 생사료를 줄이고 환경오염도 예방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결론적으로는 수산자원관리에 이바지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활발한 소비자 참여 수산자원관리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홈쇼핑에서는 어린 오징어 유통 근절을 위한 치어 판매 중지와 치어 방류에도 동참하고 있다. 원양선사에서는 선망과 연승어선에서 잡은 참치에 대해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해양관리협의회(MSC) 인증을 받기도 했다. 또한 양식수산물에서도 친환경 양식산 수산물을 인증하는 양식관리협의회(ASC) 인증을 받은 수산물이 유통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정부와 관련 기관, 시민단체, 유통업계 등에서는 소비자의 수산자원 보호 인식 개선을 위한 많은 노력들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 물고기 보호를 위한 치어럽 캠페인, 어린 물고기 용어(풀치, 고도리, 총알오징어 등) 설정, 수산물 소비권장 수준을 구분한 수산자원정보 알림 서비스, 건전한 낚시 문화 조성을 위한 금지체장, 금지어기 홍보 포스터 배부 등이 있다. 


유럽, 미국, 호주 등 서구권에서도 지속 가능한 어업 생산을 위해 정부 주도의 자원관리에서 벗어나 소비자 참여형 자원관리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특히 자원고갈이 심한 어종에 대한 소비 거부나 환경 친화적으로 생산된 어종에 대해 우선 소비하는 문화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이제는 수산자원관리에는 어업자, 정부뿐만 아니라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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