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과 특화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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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과 특화 조성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2.08.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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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 대상지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선정됐다. 지난 2019년 부산을 시작으로 경남 고성, 전남 신안, 강원 강릉·양양, 경북 포항에 이어 제주도에도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이 진행되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이번 선정의 기대 효과로 국민 횟감인 넙치 생산가격을 30% 이상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을 사업 대상지별로 특화해 조성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국내 양식산업의 미래화를 대비한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의 변화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개소당 400억 원 이상의 사업비로 배후단지 등을 만들고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와 지능화 등으로 국내 양식산업의 변화를 이끌어나간다는 것이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의 목표였다.

하지만 기존에 선정된 5개 사업 대상지는 사업 취지는 물론 운영 방향, 미래 계획조차 설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해왔다. 사업예산 확보에만 열을 올린 지자체의 성과주의가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5개 사업 대상지 중 3개소가 연어를 양식 대상품목으로 선정해 양식업계 관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국내 소비가 늘어나고 수입량이 증가된다고 하지만, 연어에 몰빵(?)할 만큼 국내 연어양식 가능성이 높은 것이냐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많았다.

경남 고성의 사업지는 열대성 어류인 바리류를 생산해 수출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국내 종자 생산기술은 개발 단계에 있고 겨울철 저수온은 삼천포 화력발전소의 온배수를 이용한다는 계획만으로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것이다. 도·농 상생형 고품질 새우 생산 거점으로 운영된다는 신안 대상지도 운영 방향 설정에 애를 먹었다.

국내 양식산업 발전을 위해 사상 유례없는 예산이 투입됨에도 불구하고 양식업계의 반응은 차갑다. 이런 사업이 왜 추진되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고,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의 추진 이유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 비율이 높았다. 심지어 양식업계에서는 실험적인 클러스터 사업은 이제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해양수산부가 추진한 핵심 양식기술 개발 사업이 실패하거나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 사례가 여러 번 발생해 양식업계의 관심도는 아주 낮은 편이다. 2005년부터 추진된 제주도 외해가두리양식사업은 어류양식 경제성이 높다며 핵심 사업으로 추진되고 참치양식 가능성까지 발표됐으나 현재는 유명무실하다.

이번 6차 사업 대상지를 발표하면서 해양수산부는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특화 조성 계획을 슬그머니 발표했다. 부산을 수처리시스템 중심 수출 거점 조성, 고성을 바리류 수출 거점, 신안을 도·농 상생형 고품질 새우 수출 거점, 포항을 한국형 스마트양식 기자재 거점, 강원을 연어 수출 거점, 제주를 언택트 소비 대응형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클러스터 사업의 방향을 결정하고 사업 대상지의 기능을 명확히 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다. 제주도의 경우 국내 최대 넙치양식이 성행하고, 수출 성과도 올리고 있어 6차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것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양식업체의 경영 데이터를 수집하기 용이하고 경영 성과와 표준시스템 개발도 용이한 이점이 있다. 특히 주요 판매처인 인천항에 활넙치 가공·유통시설을 구축해 수도권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어 제주도 넙치양식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개 사업지의 양식품종이 연어로 선정되는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양식품종을 지우겠다는 심산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업 선정 당시와 사정이 달라졌다면 과감한 사업 변경과 사업자 교체도 고려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의 전면 재조정도 검토해야 한다. 

부산의 연어양식 시설은 국내 기술로 어려워 외국 기술 지원을 받아야 가능하다는 소문도 있다. 경북 포항의 육상 연어양식시설은 지하 지질 구조상 사육시설 구조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고성의 바리류 양식을 위한 온배수 이용도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양식업은 사업자가 돈을 벌어야 하는 산업이다. 테스트베드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배후부지를 조성하는 데 그친다면 양식산업이라 볼 수 없다. 고수익이 기대되거나 수출이 기대되는 품종을 선정하고 사업 참여자를 모집해 지원하는 것이 미래 양식산업으로 발전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여섯 번째 사업 대상지 선정을 계기로 해양수산부는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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