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무니
어쩌다 한 번
찾아오는 고향 집 골목
뛰놀던 옆집 꼬마
낯선 손님 물끄러미 쳐다본다
고등어 한 마리 구워놓고
해 질 녘 온다 하던 아들내미
기다리다 잠든 어무니
녹슨 선풍기만 힘겹게 돌고 있다
모든 걸 다 내어주고도
자식들 다 떠나보내고도
외롭지도 힘들지도 않은 척
헐렁한 삼베적삼 속
늙은 엄니의 늘어진 젖가슴
곤히 잠든 그네 모습 바라보다 그만
울컥 목젖에 걸려버린 한마디
아, 어무니
시인 이승룡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2018년 계간 <서울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現 수협중앙회 준법감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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