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必)환경 ESG 시대, 우리 양식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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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必)환경 ESG 시대, 우리 양식업은?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2.06.2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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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장
이남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장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목소리가 거세다. 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경험은 그러한 논의를 확장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과거에는 선택의 문제였던 ESG 경영이 이제는 기업이나 조직의 생존을 좌우하는 새로운 기준이 됐다. 그렇다면 ESG란 무엇이며, 이러한 기준 변화에 우리 양식업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에 대해 간략하나마 제언하고자 한다.

ESG란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약자로, 기업 활동에 있어 친환경, 사회적 책임경영, 지배구조 개선 방식 등 투명 경영을 통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한다. 과거 기업의 성과 평가지표는 매출 규모나 PER(주가수입비율), PBR(주당순자산비율) 등 재무적 성과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현재는 기업이 외형적 성장이나 영리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가 비재무적 요소와 결합해 위해환경 해소, 사회적 가치 실현, 지배구조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지난해 2월 ESG 행복경제연구소에서 ESG 평가지수를 발표하고 국내 상위 10개 사를 선정했다. 대상 기업 50개 사 중 SK하이닉스는 ESG 대표 활동 중 하나인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에 동참하고 그룹 차원의 RE100 가입 선언을 통해 유일하게 S등급을 받았다. 2위를 차지한 KT는 지구를 지키고, 우리를 지키고, 개인을 지킨다는 의미의 친환경 캠페인 ‘지·우·개’를 시작했으며, 3위 삼성전자는 기후변화에 중점을 둔 순환경제 원칙을 수립했다. 

새로운 평가지표로 대두된 ESG는 기업이 이윤만을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 보전 및 사회적 책임이 있는 집단임을 강조한다. 증권사나 언론에서 ESG 순위를 별도로 관리할 만큼 기업의 새로운 평가지표로 그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식품기업의 ESG 성적표는 어떨까? 

지난해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국내 기업 ESG 평가 결과, 식품업계에서는 A+ 등급을 받은 풀무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그 이하였다. A 등급은 CJ제일제당, 대상, 신세계푸드, 오뚜기, 하림 등 대부분 대기업이다. 수산식품 기업인 사조대림은 B+ 등급, 사조씨푸드와 CJ씨푸드는 B 등급이었고 동원수산과 사조오양은 C 등급에 머물렀다. 

한편 동원산업(주)은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시보스(SeaBOS)에서 활동 중이며, 해양관리협의회(MSC) 인증 획득, 어업개선 프로젝트, 플라스틱 저감화 계획 등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수산업계 지속가능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향후 경제 및 소비의 주축이 미래세대임은 자명하다. 최근 정치권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적 이슈에서 빠지지 않는 MZ세대가 그 주인공이다. MZ세대의 대표적 특징으로 ‘개방성’, ‘유연성’, ‘공정성’ 등을 꼽을 수 있으나, 무엇보다 ‘도덕성’에 대한 가치가 높다. 이러한 가치체계는 특히 개인의 삶과 건강에 직접적인 먹거리에 있어서는 더욱 높은 도덕성 또는 신뢰성을 요구한다.

구체적 예를 들면, 횟집에 대한 MZ세대의 신뢰성 가치체계의 경우 우선 음식점이므로 ‘맛’은 기본적이어야 하며, 더불어 판매되는 수산물이 친환경적으로 생산되고 유통되었는지, 불법어획물은 아닌지 등 사회적 이슈에 부합하는지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다. 이는 기업의 경영뿐만 아니라 수산물 소비의 경우에도 ESG 관점에서 생산·유통·소비돼야 함을 의미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ESG의 핵심은 ‘지속가능성’이다. 이를 위해 친환경적 생산·유통이 필요하며 종사자, 경영인, 유통업자 등 이해관계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양식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환경친화적 생산, 위생적·합법적 유통 및 신뢰를 기반한 시장구조 형성이 요구된다. 특히 생산자와 소비자의 사회적 후생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산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현재 ESG 실행 주체는 대부분 기업이나 공공기관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먹거리 공급원인 양식업에 있어 ESG의 주체는 누구인가? 우선 수협을 포함한 생산자단체가 될 수 있으며, 품목별 연합회도 대상이 될 수 있다. 기업과 같이 강력한 ESG 경영 표방은 현실적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품목별 생산자단체의 경우 친환경 생산체계를 위한 어업인 홍보와 캠페인 등을 모색할 수 있으며, 필요하다면 자조금사업의 핵심 가치로 ESG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작은 실천들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미래세대의 도덕성 기준에 부합해 선택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선택은 우리 양식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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