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고 가고 싶은 어촌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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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고 가고 싶은 어촌이 되려면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2.06.1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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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은 지역활성화센터 대표이사 
오형은 지역활성화센터 대표이사 

어촌은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로 생활 기반이 악화돼 공동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어촌 지역소멸지수를 보면 새로운 어촌이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업 생산과 가공, 판매 등 경제활동 거점이었던 어촌에 서핑, 스킨스쿠버 등 새로운 레저스포츠가 등장하면서 카페와 게스트하우스, 서핑스쿨의 거리로 변화하는 지역을 볼 수 있다.

또한 연간 100명 내외 수준(2014~2018년)의 귀어인구와 20% 내외의 청년 귀어인구를 보며 새로운 어촌의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 있다. 이는 하천, 호수 등 내수면을 보유한 어촌도 마찬가지이다. 내수면 주변은 전원마을과 휴양·레저의 거점이 되고 있고, 강변 풍경과 공유지를 이용한 리버마켓은 주말 여행객에게 인기 있는 장소가 됐다.

지역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사업을 추진하고자 노력한다면, 지역은 변화할 수 있다. 어촌도 지금의 변화를 검토하고 지금과는 다른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어촌을 통해 어촌을 새롭게 규정해야 한다. 어촌의 주체를 다시 설정하고, 경제활동 범위, 공간 범위, 사회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어가 중심의 어촌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가는 그간 어촌지역의 기초적이자 대표적 주체였다. 그러나 어촌의 미래는 이제 어가만의 고민이 아니다. 그간의 어가 중심의 통계자료, 어가와 어촌계 중심의 정부 지원체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가와 어촌계 중심으로 분류하고 현황을 조사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하고 행정리 단위의 정주인구 중심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어촌의 사회·경제 공간을 더 잘 이해하고 조사하려면 어촌 정주인구, 생활하는 생활인구, 관계 맺고 지지하는 관계인구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어업 중심의 산업경제지표로 어촌을 이해하는 것은 미래 어촌 가치를 낮추는 것이다. 어업이 어촌의 중요한 산업지표이지만 최근 어촌은 변화하고 있고 어촌 경관, 연안 경관, 섬 경관을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산업이 어촌에 등장하고 있다. 숙박업, 레저업, 외식업, 판매업 등의 다양한 산업이 어촌 안에서 등장·성장하고 있는데 여전히 어촌지역 경제조사는 어장과 어항의 산업활동에만 국한하고 있다. 더 폭넓게 어촌지역 경제통계와 고용지표 등을 조사하고 분류해야 한다. 

어촌마을 중심의 어촌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촌은 연안과 내수면에 접해 있다 보니 중심지에서 떨어져 있다. 그러나 어촌, 어항들은 서로 연안과 수면을 따라 연결돼 있다. 어촌마을은 농촌의 점형의 배후마을과 달리 선형의 공간 특성이 있다.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은 읍·면의 중심지에 배치돼 있지만, 연안에는 생산·가공·판매시설이 있고, 식음·레저·숙박시설이 연안을 따라 입지해 있다. 읍·면에 기대어 있는 배후마을과 달리 어촌은 경제활동의 작은 거점을 가지고 있다. 행정리 중심으로 어촌마을을 바라보던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촌계 중심의 공동체에서 확대해야 한다. 어촌계는 어족자원의 공동 생산과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생산 공동체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어촌관광, 숙박, 식당, 가공으로 확대하면서 경제활동의 폭을 넓혀왔고, 어족자원과 생태계 관리 활동을 통해 공유자원 관리 주체로도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어촌지역의 실제 공동체는 훨씬 다양하다. 문화, 보건복지, 교육, 주거환경 개선 등 다양한 주체들이 어촌지역 주민에게 생활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동시에 어촌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여가·관광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공동체도 있다.

어촌은 수산업의 거점이자 국민이 살고 싶고 가고 싶어 하는 곳이다. 삶이 있는 어촌이 되려면 어촌을 폭넓게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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