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체험휴양마을, 국민수요 변화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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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체험휴양마을, 국민수요 변화에 대비해야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2.06.0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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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진 한국어촌어항공단 어촌해양본부장
나승진 한국어촌어항공단 어촌해양본부장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혼잡시설 기피, 야외활동 수요 확대로 치유·자연 친화적 관광 선호도가 증가했으며 이는 엔데믹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기대수명과 생활수준 향상 등으로 휴식과 휴양을 목적으로 어촌을 방문하는 관광객 역시 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간 어촌의 어업 외 관광소득을 주도하고 있는 어촌체험휴양마을(2022년 5월 기준, 전국에 121개 지정)은 코로나19 전까지 체험객은 계속 늘었지만, 관광소득은 2016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며, 전체 마을 중 61%가 갯벌체험마을과 유사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국민의 다양한 관광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이제는 개별 마을의 특색과 차별점을 발굴하여 최근 관광소비 트랜드에 맞는 콘텐츠의 개발과 마을의 수용태세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매년 100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들이 방문하지만 가족단위 관광객, 50대 이상의 장년층이 대부분이기에 포스트 코로나·MZ세대 등 新 관광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관광객이 어촌을 찾게 만들 필요가 있다

단기·체험 위주의 어촌체험휴양마을을 장기·휴양 위주로 전환하고, 삶터·일터·쉼터 공간으로 기능을 복합화함으로써 사업구조를 다각화하여 어촌소득과 관광만족도를 높이는 한편 비어가인구의 어촌 유입 활성화와 귀어인으로 전환을 연계하여 어촌의 소멸위기 대응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는 해양치유, 문화예술, 해양배움, 탄소중립 유형 등의 어촌체험휴양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올해 시범적으로 4개소를 선정해 특화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110대 국정과제로 어촌을 도시 수준의 생활공간으로 혁신하고 어업인의 소득을 제고하고자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300개소)과 함께 어촌체험휴양마을 특화조성사업(20개소)이 선정돼 내년부터 더욱 탄력을 받을 예정이다.

해양치유산업도 국민의 건강 관련 수요 증가에 따라 연안지역 성장을 지원하고 어촌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소할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양치유자원의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정 후 국가 차원의 해양치유자원 관리 및 활용에 관한 기본계획이 마련(2021년 12월)됨에 따라 어촌체험휴양마을 중 해양치유자원이나 환경을 갖춘 지역은 해양치유마을로 지정돼 개발될 예정이다.

앞으로는 어촌체험휴양마을이 관광이나 체험뿐만 아니라, 어업인의 삶터와 국민의 쉼터로서 그 기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어촌체험휴양마을을 도시근로자의 워케이션(‘work’와 ‘vacation’의 합성어로 근무와 휴가를 병행하는 새로운 근무제도) 공간으로 활용하는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청년세대의 창업 등에 활용될 공유오피스 공간으로도 관심받고 있는 등 이제는 어촌을 떠나는 게 아니라 어촌으로 출근하는 일터로서의 가치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 외에도 예비귀어인의 어촌 살아보기, 코리아 둘레길과 연계한 코둘쉼터, 워크캠프 및 해양스포츠 배움, 기업·공공기관의 재능 기부나 사회적 기여 등 비어업인구의 어촌 유입과 관계인구 형성을 위한 도시와 어촌 간 다양한 교류사업의 거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정부 정책이나 국민 수요의 변화에 맞춰 어촌체험휴양마을을 운영하는 어촌계나 마을협의회는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경영관리 체계를 좀 더 혁신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 기존의 어업인이 어업과 병행하거나 고령의 마을 주민만으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영관리나 다양한 국민수요에 대응하는 서비스의 품질 향상에 한계가 있다. 

사무장 등 운영인력은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고 새로운 요구 변화에 대응이 빠른 도시의 젊은 귀촌인 또는 귀향인을 유치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입각해 지배구조도 개선해 운영 노하우가 지속될 수 있도록 고용 안정성도 높여야 한다.

소득 배분 및 회계 투명성을 제고하고 재투자를 통한 수익성 제고 등 경영관리 선진화도 필요하다. 마을 여건에 따라 주변 숙박시설이나 식당·관광지와 연계하는 프로그램이나 실내 체험키트 개발, 지역 수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간편식 밀키트 개발 등 다양한 소비를 이끌어내는 사업 다각화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한국어촌어항공단은 마을 운영에 필요한 사무장 인건비, 홍보 및 마케팅, 경영 컨설팅, 역량 강화, 등급제 관리, 안전관리, 바다해설사 등을 지원하고는 있으나, 무엇보다도 마을의 리더와 공동체가 스스로 개방성을 높이고 경영 마인드를 혁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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