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바란다] 박완규 (사)한국수산종자산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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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바란다] 박완규 (사)한국수산종자산업협회 회장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2.05.0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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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종자산업의 미래 이정표 세우자”

자원 고갈 심각한데 매입방류사업 지방 이관하면 안 돼
자동화 기자재·장비 보급돼야 글로벌 경쟁서 살아남아
종자보험 가입 및 자조금제도 등 정책·제도 보완해야
수산종자산업육성법에 적시돼 있는 육성과 지원 중요

 

박완규 (사)한국수산종자산업협회장
박완규 (사)한국수산종자산업협회 회장

곧 새 정부가 들어선다. 다양성을 마주할 것이며 또 많은 소통 창구가 마련될 것이다. 지난 20년간 정부가 바뀌고 때로는 부처가 바뀌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수산종자산업의 비전과 종사자의 삶의 질은 하나도 나아진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럼에도 우리는 윤석열 정부에 거는 기대가 참으로 많은 것 같다. 수산종자산업에 대한 정부 정책은 꾸준하게 비전 일변도다.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아쉬운 마음은 가시질 않는다.

2023년 김 신품종 유리사상체의 1g당 가격이 2만5000원, 1kg당 2500만 원이다. 우리나라 김 유리 사상체 시장 규모는 약 7억 원 규모다. 우리나라 김 산업 5조5000억 원 시장의 기초이며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수산종자산업의 현장은 화려한 정부 정책과 제도 개선 그리고 끊임없는 연구개발 과제들이 진행 중이지만 열악하기 그지없는 환경에서 인력난과 고령화 그리고 전근대적인 장비와 씨름하고 있다. 수산종자산업이 살아야 양식산업과 수산산업이 살아난다는 진실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제 수산종자산업육성법에 적시돼 있는 수산종자산업자에 대한 장비(기자재) 및 시설에 대한 지원과 수산종자산업 육성·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수산종자산업은 무엇인가?

수산종자산업육성법 제2조에서 정의한 수산종자란 수산동물종자와 수산식물종자를 말한다. 수산동물종자란 수산동물의 정액, 알, 치어, 치패,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하며, 수산식물종자란 수산식물의 씨앗, 포자, 영양체인 잎·줄기·뿌리,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수산종자산업이란 수산종자를 연구개발하고 보존·육종·증식·생산·유통·수출입하는 산업을 뜻한다고 법에 분명하게 적시돼 있다.

그렇다면 현실 정책에서도 그러한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다. 그것이 무리라면 이론적으로라도 제대로 정리가 돼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수산종자산업은 크게 둘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수산종자 생산을 위한 어미 관리와 어린 치어의 생산과 중간육성까지를 담당하면서 정부 매입방류사업에 참여해 납품을 하는 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또 하나는 단순하게 어미 또는 수정란을 구입해 수산종자를 생산해 양식업자에게 판매를 하거나 정부 매입방류사업에 참여해 납품을 하는 산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수산종자산업과 수산양식산업을 한 범주에 묶어서 생각하고, 그리해서 정책 개발도 하나로 묶어서 마치 비빔밥처럼 하려는 사람도 있다는 점이다. 만약 그 같은 입장이 현실화하면 그 결과는 신기하리만치 끔찍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말 것이다.

필자의 생각을 짧게 정리하면 이렇다. 수산양식산업은 어류, 패류, 갑각류와 각종 해조류 등을 국민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먹을거리로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하는 다분히 사회과학적인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수산종자산업은 법에 적시돼 있는 내용을 포함해 양식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수정란과 생산된 종자에 대한 수급 조절을 유도하고, 우리나라 연안에 고갈·기근된 자원을 조성하기 위한 수산종자의 방류와 멸종돼가고 있는 고유 품종의 생산 기술 개발 등을 수행해내야 하는 다분히 자연과학적인 산업에 해당된다.

매입방류사업 포기는 직무 유기 

우리 수산종자산업계는 정부의 매입방류사업이 매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최근 바다 생태계는 환경 파괴에 따른 각종 오염으로 수산자원의 심각한 고갈과 어장의 황폐화로 어로어업의 폐업 등이 속출하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매입방류사업을 포기하고 100% 지방으로 사업을 넘긴다고 한다.

이는 명백한 직무 유기에 해당한다. 정부에서는 오히려 더 대폭적으로 매입방류사업 예산을 늘려야만 한다. 매입방류사업의 실행방법과 품종 선택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개선하며, 지금의 지선 어촌계 어업인 소득 증대를 위한 방류사업에 더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매입방류사업을 해야 마땅함에도 마치 종자 납품업자들의 무질서와 무지로 골치 아픈 사업으로 인식되고 만다면 소탐대실의 결과를 낳을 것이다. 수산자원의 회복과 이를 위한 정부의 자원 조성정책이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지방정부에서 집행키로 한 매입방류사업 정책 방향에 더해 국민의 건강 레포츠인 낚시인이 일 년 동안 잡아가는 어류만큼이라도 회유성과 정착성 어류를 불문하고 매입방류하고, 자연 생태계 회복을 위한 책임 있는 매입방류사업 예산과 체계를 새롭게 구축해야만 한다. 이는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 등 연안 바다를 이용한 모든 산업계에서 공동으로 책임의식을 갖고 깊은 관심을 가져준다면 어렵지 않은 일이라 생각된다.

최근 수산업은 생산과 유통 등 모든 분야에서 인력난 등의 문제로 세계 경쟁력에서 많이 뒤처져 있다. 그 이유는 생산 관리에 필요한 스마트양식 기자재 보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생산 현장의 스마트화가 선결되지 않으면 수산종자산업은 붕괴될 것이다. 사실 에너지효율화 사업의 일환으로 지원되는 히트펌프 보급사업으로 연간 수백 억 원의 면세유류를 절감하고 동산 수백 개를 가꾸는 탄소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이제 세상은 스마트 공법을 이야기한다.

향후 우리 수산종자산업계에 종자 생산 전 과정에서 항생제와 화공약품을 절대로 사용할 수 없도록 친환경 유효 미생물 농축배양기와 미세조류 농축 배양기 그리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계측기기 및 모니터링 시스템, 피시펌프, 선별 및 카운터기, 여과 및 살균기 시스템, 배합사료 자동급이기 등 이미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돼 있는 스마트한 자동화 수산 기자재와 장비 등을 정부 지원사업으로 보급해줘야 한다.

종자산업 위한 정책·제도 부족

정부 정책은 충분히 이해되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몇 가지 정책이 있다.

첫째는 수산종자보험 가입의 제도화이다. 번거롭지만 분명히 가능한 제도다.

둘째는 수산자조금제도가 시작될 때부터 줄곧 소리를 냈던 종자자조금사업이다. 자조금의 기본적 정의와 목적을 둔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자조금사업을 해야 할 분야가 바로 수산종자산업일 것이다. 이를 통해 자원회복사업과 양식산업을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수산종자산업의 클리닉 연관 연구개발사업의 구체적인 실시다. 수산종자산업 관련 국가연구개발(R&D)사업에 수산종자산업협회가 당연히 참가해야 한다. 현재 실시 중에 있는 연구개발사업을 비교·평가할 생각은 없다. 다만 다른 개념으로 새롭게 접근해야만 건강하고 비전이 있는 수산종자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다.

수산종자산업의 과제는 환경 보존과 종사자 교육, 기술, 물 관리, 미세조류 오염 방지와 영양 관리, 먹이생물 환경과 영양 관리, 수정란의 부화 환경과 부화 자치어의 위생적인 환경·사육 관리, 적정 수용과 사육 밀도를 통한 성장 및 영양 관리 같은 생산 관리 외에 시장 분석과 생산원가 분석을 통한 경영 분석,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정보 교류와 소통 등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과제를 풀어가기 위해 현장과 소통하며 진단하고 모니터링해 목적하는 정책과 제도를 제안하고 개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종자산업은 양식산업의 중요 기틀

우리 수산종자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수산 증·양식을 전공한 전문가집단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30여 년간 희로애락을 몸으로 직접 받아들여 경험했다.

거론할 필요가 없는 생산 현장의 괴리 중 한 가지만 이야기한다면 당연히 종자 가격이다. 30년 전 종자 가격은 조피볼락(우럭)이 700~800원, 넙치(광어)가 1000~1300원이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한가? 조피볼락은 200원, 넙치는 400원이다. 일단 각설하기로 하겠다.

중요한 것은 수산종자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회원사는 정부 정책에 다소간에 희생이 따르더라도 옳고 대승적으로 합의된 사안이라면 적극적으로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

부탁하건대 정부와 연구기관, 관련 모든 단체와 기관에서는 수산종자산업의 진정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통해 응원과 격려를 해주길 바란다. 

종자산업이 건강하면 양식산업이 건강해지고 연안 생태계가 살아난다. 이는 아주 단순한 이치다. 그렇다면 건강한 수산종자산업은 어떻게 해야 살아 움직이는 산업이 될까?

수산종자산업육성법에 적시돼 있는 수산종자업자와 수산종자산업에 대한 육성과 지원에 관한 내용을 법대로 즉시 실행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소통이 진솔하게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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