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바란다] 이종윤 (사)한국전복산업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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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바란다] 이종윤 (사)한국전복산업연합회 회장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2.05.0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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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유통구조 개선으로 수급 안정화 나서야

봄철 홍수출하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생산어가 고충
정부가 매입해서 원물 부족한 가을철에 시장에 공급
먹이 부족 현상에 대처할 수 있도록 곰피 양식 필요
전복 활용한 가정간편식 개발, 수출시장 개척 힘써야

 

이종윤 (사)한국전복산업연합회 회장
이종윤 (사)한국전복산업연합회 회장

2021년 말 정부의 어업 생산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천해양식의 경우 생산액 기준으로 국내 1위는 전복 6943억3900만 원, 2위는 광어 6621억7100만 원, 3위는 김 4749억5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복은 부가가치가 높고 경쟁력 있는 수산물로 국내 부동의 생산액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중국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생산 통계는 전복산업 중 양식으로 출하하는 생산액 기준이며, 여기에 종자, 유통, 가공, 수출, 기자재, 양식시설 등을 포함하면 전복산업은 2조 원 이상의 큰 산업으로 성장했다.

부가가치와 경쟁력이 높은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전복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청사진이 필요하다.

건강을 이롭게 하는 전복의 성분

청정 바다에서 생산되는 미역과 다시마를 먹고 자란 전복은 바다의 황제로서 맛도 좋고 영양 면에서도 칼슘, 철분, 아미노산, 타우린 등이 탁월하다. 전복은 단백질과 비타민 B1, B12 함량이 많고 칼슘, 인 등 미네랄이 풍부해 원기 회복에 탁월하다.

특히 아미노산 성분과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시력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지방 함량이 적고 칼로리는 낮아 몸매 관리에 신경 쓰이는 여름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식품이다.

또 항산화 작용, 면역 조절 기능, 상처 치유 효능이 있는 아르기닌이 다량 함유돼 있다. 전복의 최고 별미로 꼽히는 내장에 함유된 푸코잔틴은 인체 내에서 항산화, 지질과산화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력 개선, 기억력 향상, 점막 강화에 필요한 아라키돈산, 혈관 건강에 좋은 도코사펜타엔산(DPA), 항세균·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파오린 역시 풍부하다.

전복산업의 현안 진단과 대처방안

◇ 봄 집중 출하에 따른 수급 불안 해소
전복산업은 경쟁력이 높은 산업이지만,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전남 완도를 중심으로 봄철에 집중적으로 출하(3~7월)가 이뤄지고 있어 가격 하락 등으로 생산 어가들의 어려움이 많다.

해마다 봄철에 출하가 집중되는 이유는 6~7월 산란에 따른 전복 중량 감소와 여름철 고수온과 태풍,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로 발생하는 폐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봄철에는 수급 불안과 가격 하락이 반복되고 있어 어업인들의 불안 심리를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지역 특성에 맞는 우량종자 연구개발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선발 육종해 개발한 ‘킹전복’은 현지 적응이 어려워 일선에 보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정부가 추진했던 골든시드 프로젝트(GSP, Golden Seed Project)에서 개발한 ‘왕전복’ 보급사업이 정착하기 전에 조기 종료돼 지속적인 보급과 기술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새로운 품종이 원활하게 보급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이 연장돼야 한다. 또한 지역 특성에 적합한 전복 우량종자를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공급할 필요가 있다.


 ◇ 양성 원가 절감해 생산성 향상
전복 가두리 시설량이 증가하면서 양식어장 환경 악화와 노후화, 기후변화에 따른 고수온, 태풍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폐사량이 증가하고 생산성이 저하되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점이다.

전복의 먹이로 주로 미역과 다시마를 공급하는데, 가을철인 9월부터 12월 초순까지 먹이 부족 현상이 가중되면서 어업인들이 출하를 중단하고 있어 출하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등 유통과 수출에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하절기 이후 미역, 다시마가 녹아버리므로 먹이 부족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봄철에 미역, 다시마를 냉동 저장하든지 다시마를 늦게 양성해 공급하고, 또한 다년생 곰피를 양식해 공급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특히 무면허 시설, 어장 이탈, 초과 시설, 과점 등 불법시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현장지도와 점검, 단속으로 정비를 강화해야 한다.
 
◇ 양식재해보험제도 보완 및 정착
매년 여름철 반복되는 고수온, 적조, 태풍 등의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양식재해보험제도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으나, 전복양식어가의 보험 가입률은 점차 낮아져 어업인들이 요구하는 개선방안을 마련함으로써 보험제도의 효율성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전복 유통구조 개선 시급
전복은 생물이며 고가이다 보니 일선 수협에서는 리스크가 커서 위판을 기피하고 있다. 따라서 유통업체와 생산어가가 바다에서 직접 거래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봄철 공급이 많을 때는 가격이 하락하고 가을철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상승하는 형태를 반복하고 있다.

가격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 원리에 의해 결정되지만 표준기준을 정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다. 생물이기에 공급하는 동안 폐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전자상거래에도 한계가 있다.

대안은 봄철 홍수 출하 시기에 정부에서 물가 조절용으로 원물을 매입해 냉동 보관하다가 가을철 원물이 부족해 가격이 상승할 때 수출과 가공용 또는 군납용, 단체급식용으로 공급하는 방안과 전복 가공·수출업체에 운용자금을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봄철에 원물을 구입해 연중 비슷한 가격으로 가공과 수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또한 생산자 직거래장터를 거점별로 설치해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 HMR 식품 개발 등 식품산업 활성화
전복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정간편식(HMR) 개발 등 다양한 가공식품의 개발과 공급이 중요하다. 

그동안의 활전복 위주 유통 시스템을 탈피해 소포장 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으로 젊은층을 비롯한 다양한 소비층을 확보하고, 순살전복, 전복장, 전복차우더, 전복절편, 음료, 전복통조림 등의 다양한 간편식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
 
◇ 새로운 시장 개척 통한 수출 확대
전복 수출은 그동안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시장 위주에서 베트남, 미국, 캐나다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동남아 시장과 중국 등 신규 시장 확대는 물론 활전복 위주에서 가공제품 등으로 수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

전복 수출입 동향을 보면 2020년 기준 수출은 2032톤, 수입은 2304톤이며, 2021년 기준 수출은 2231톤, 수입은 1793톤이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입량이 잠시 주춤했으나 해마다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수입량 대부분은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의 전복을 자숙해 냉동 상태로 수입해 국내 중화요리 식당이나 죽 전문점에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수입되는 전복은 음식점 원산지 표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국산 전복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빠른 시일 안에 전복을 음식점 원산지 표시 대상에 포함해 수급 안정과 더불어 유통 질서를 확립해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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