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수염에서 60년간 먹이 활동 변화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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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수염에서 60년간 먹이 활동 변화 확인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2.03.2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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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대 연구팀

고래의 위턱에 난 뻣뻣한 수염을 통해 60년 가까운 세월의 행적이 드러났다. 이 수염은 이빨이 없는 고래가 바닷물을 흡입한 뒤 크릴과 같은 작은 먹이를 걸러먹는 이른바 ‘여과섭식(濾過攝食)’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해양생태학자 트레이시 로저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고래의 수염에 남은 생화학적 기록을 통해 과거의 먹이 환경과 기후변화의 상관관계를 파악한 결과를 학술지 ‘해양과학 프런티어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머리카락이나 손톱 등을 형성하는 단백질인 케라틴으로 된 고래수염이 자라면서 이를 이용해 걸러낸 작은 먹이의 생화학적 신호가 남게 되는데, 안정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어디서 무엇을 먹었는지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호주 박물관에 보관된 태평양과 인도양의 혹등고래와 남방긴수염고래의 수염 시료를 직접 분석해 밝혀낸 것과 이전에 진행된 연구에서 확보된 정보를 취합한 뒤 환경 자료와 비교해 기후조건의 변화가 먹이 활동에 반영됐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남빙양에서 고래의 주요 먹이인 남극 크릴을 부족하게 만드는 라니냐 현상 때는 호주 동부 해안을 따라 이동하는 혹등고래에게서 먹이활동 기회가 적었던 점이 드러나는 등 기후 조건에 따라 먹이 활동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혹등고래는 여름에 남극 주변에서 먹이활동을 하다 겨울 번식을 위해 따뜻한 열대 수역으로 이동하는데, 이때는 안정적인 먹이원 없이 체내 영양분이나 어쩌다 얻어걸리는 먹잇감에만 의존해 남극 바다에서 충분히 영양을 섭취해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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