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고, 강릉이 손짓하잖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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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고, 강릉이 손짓하잖소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2.03.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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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에 소재한 ‘아르떼뮤지엄’은 다른 차원의 경험을 안겨준다. 평면적인 공간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소리와 향기까지 더해 색다른 시공간을 체험하게 한다. 몇 발자국 옮겼을 뿐인데 그림으로 들어간 기분이고, 해변을 산책하는 착각에 빠진다. 환상적인 미디어 아트와 감미로운 사운드에 가족 모두 감탄사를 터뜨린다.

이색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아르떼뮤지엄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아르떼뮤지엄 강릉은 지난해 12월 23일 문을 열었다. 4975㎡(1500평) 공간에 지역 특성을 살린 ‘밸리(VALLEY, 계곡)’를 테마로 12개 미디어 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규모는 축구장 3분의 2 정도지만, 축구장보다 훨씬 넓게 느껴진다. 벽과 바닥이 거울이라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끝이 없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이색 체험에 대한 입소문이 빠르게 퍼져, 개관 한 달 만에 방문객 10만 명을 돌파했다.

출발은 ‘꽃’이다. 입구를 통과하면 사방에서 하늘하늘한 코스모스가 눈을 사로잡는다. 기술이 만든 효과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토끼 굴에 들어갔다가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앨리스가 된 기분이다. 높이 8m에서 떨어지는 ‘폭포’, 초현실적인 ‘해변’, 자연의 공포와 경이를 보여주는 ‘천둥’, 우주에 서 있는 듯한 ‘동굴’ 등 공간마다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강렬한 영상과 감각적인 음향, 세밀한 향기가 몰입감을 더한다. ‘라이브 스케치북’의 인터랙티브한 전시는 어린이들에게 신기한 놀이다. 개와 호랑이 등 동물을 색칠한 뒤 스캐너에 올리면 대형 화면에 자신의 작품이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둠 속에서 아이들의 에너지와 미소가 빛난다. ‘태양’ 앞에는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한 이들이 늘어선다.

환상 여행의 클라이맥스는 메인 전시관 ‘정원’이다. 이곳에서는 ‘강원’과 ‘명화’를 소재로 한 미디어 아트 쇼가 30분씩 반복 상영된다. 고흐와 렘브란트, 보티첼리 등 유명 화가의 그림이 화사한 빛으로 전시장을 물들인다. 강원도의 자연을 담은 ‘강원, 자연의 시간이 빚은 아름다움’에는 국악인 송소희의 고운 소리를 입혀 감동이 더하다. 바다로 떠오르는 해, 비 오는 사찰, 별이 반짝이는 항구, 눈 덮인 산 등 사계절 풍경이 마음을 촉촉이 적신다.

화룡점정은 ‘티바(Tea Bar)’다. 차를 특별하게 마시는 공간으로, 잔에 달이 뜨고 꽃이 핀다. 관동팔경을 돌아보고 술에 꽃을 띄워 마시던 선조들의 심정이 이랬을까.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가족과 이곳에서 보낸 몽환적인 시간을 돌아본다.

아르떼뮤지엄 강릉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8시(연중무휴), 입장료는 어른 1만7000원, 청소년 1만3000원, 어린이 1만 원, 미취학 아동·경로 8000원이다(티바 이용료 별도).
 

강릉의 자연과 인물을 만날 차례

미디어 아트를 경험한 뒤에는 강릉의 자연과 인물을 만날 차례다. 근처에 조선 중기 문인 허균과 허난설헌을 기리는 기념공원이 있다. 허난설헌은 여덟 살 때 <광한전백옥루상량문>이라는 산문을 써서 주변을 놀라게 한 천재 시인이자,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을 쓴 허균의 누나다.

허난설헌은 자신의 작품을 태우라고 유언했는데 허균이 <난설헌집>을 내서 그녀의 작품이 세상에 알려졌다. 공원 내 허균·허난설헌기념관에 남매의 작품과 자료가 전시돼 남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다.

야외에는 허난설헌 동상과 허씨5문장 비석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공원에는 생가 터와 울창한 소나무 숲도 있다. 키 큰 소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피톤치드를 마시며 고즈넉하게 산책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시원해진다.

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에서 나오면 경포호로 발길을 옮긴다. 강릉의 대표 아이콘인 경포호 주변에 산책로가 있다. 산책로 곳곳에 강릉에 내려오는 이야기와 문장가들의 시가 쓰인 비석이 눈에 띈다. 봄이면 화사한 벚꽃이 호수 주변을 꽃 대궐로 만든다.

경포호 근처에는 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기와집 강릉 선교장(국가민속문화재)이 있다. 한옥의 기품을 간직한 선교장에 가면 마음이 편해진다. 연지와 짝을 이룬 활래정, 화려한 열화당 등이 고풍스럽다. 열화당에 한옥과 어울리지 않는 서양식 차양이 있는데, 선교장에 머문 러시아 공사가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옥을 살펴본 뒤에는 선교장을 둘러싼 숲을 한 바퀴 돌아보자.

강릉에 왔는데 바다를 빠뜨릴 수 없다. 마지막으로 향할 곳은 강문해변이다. 경포해변과 안목해변 사이에 있어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촬영지로, 캔버스를 프레임으로 한 포토 존을 비롯해 반지를 형상화한 벤치 등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조형물이 기다린다. 마음에 드는 곳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봄날 여행을 마무리한다.

<자료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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