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원하거든 예끼마을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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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원하거든 예끼마을로 가자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2.03.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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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예끼마을은 1970년대에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예안면 주민들이 이주해 정착한 마을이다. 푸른 안동호를 굽어보는 언덕에 18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산다. 빈 건물을 활용한 갤러리와 담벼락의 벽화가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운치 있는 산책로다. 식당과 카페, 한옥체험관이 있어 1박 2일 여행 코스로 손색없다.


예술의 끼가 있는 마을 ‘예끼마을’

예끼마을은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에 속한다. 일제강점기에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예안면이 됐다가, 1970년대 안동댐 준공과 함께 도산면에 편입됐다. 당시 400여 가구가 수몰지와 가까운 이곳에 택지를 조성해 이주했다고 한다. 

서부리는 예안의 중심이었지만 세월이 흘러 다른 농촌처럼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 최근 ‘선성현문화단지 조성사업’과 ‘이야기가 있는 마을 조성사업’을 벌이며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낡은 담벼락에 벽화가 등장하고, 관공서 건물과 빈집은 갤러리가 됐다. 식당이 들어서고 카페가 문을 열자 외지인의 발길이 잦아졌다. ‘예술의 끼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을 담아 이름도 예끼마을로 지었다.

마을은 아담해서 천천히 걸으며 구경하기 좋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조형물을 지나면 완만한 경사를 따라 집과 골목이 이어지고, 그 끝에 안동호가 펼쳐진다. 이 풍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포인트는 선비촌한식당 2층 전망대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마을을 내려다보는 소녀상이 반겨준다. 

선성현아문(宣城縣衙門) 현판이 걸린 솟을대문으로 들어가면 갤러리 근민당과 카페 장부당이 있다. 수몰 전까지 면사무소 서부리 출장소와 그 부속 건물로 쓰던 한옥을 옮겨 개조했다. 대들보와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난 카페 내부는 고즈넉하고 따뜻하다. 맷돌로 갈아서 내려주는 핸드 드립 커피가 대표 메뉴다.

골목을 누비며 개성 있는 간판과 조형물을 구경하는 재미를 놓치지 말자. 참주원양조장, 예안이발관, 가구 카페 고이, 맹개술도가, 서부제분소, 안도제유소 등이 눈에 띈다. 요즘 인기를 더해가는 전통주에 관심 있다면 맹개술도가에 들르자. 직접 농사지은 밀로 소주를 빚는 양조장이다. 2019년 국내에서 유일한 밀소주인 ‘안동진맥소주’를 출시했다. 22%, 40%, 53% 소주를 시음하고 구매할 수 있다.

예끼마을은 전체가 포토 존이라 할 만큼 예쁜 벽화와 트릭 아트가 많다. 골목 좌우 벽과 바닥을 활용해 산과 들, 나무, 냇가를 표현한 트릭 아트가 돋보인다. 졸졸 흐르는 냇물 위 외나무다리와 징검다리 사진은 필수다. 2020년 정식으로 개장한 선성현문화단지 입구에서 가깝다.

선성현문화단지는 선성현 관아를 재현한 공간이다. 관아의 대문에 해당하는 아문, 핵심 건물인 동헌, 수령이 생활하던 내아, 죄인을 다스리는 형리가 근무하던 형리청, 외국 사신이나 관리의 숙소로 사용하던 객사 등을 안동호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옛 모습 그대로 세웠다. 쌍벽루도 복원했다.

선성현문화단지 입구에서 호수로 내려가면 선성수상길이다. 수위에 따라 뜨고 가라앉는 부교가 1km가량 이어진다. 풍경에 취해 물 위를 걷듯 사뿐사뿐 걷다 보면 안동호반자연휴양림과 만난다. 아름다운 이 길은 안동선비순례길 9개 코스 중 1코스(선성현길)에 든다.

선성현문화단지 한옥체험관에 머무르며 여유 있게 여행을 즐겨도 좋다. 2인실부터 8인실까지 한옥 10채를 갖춰 온 가족 1박 2일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함께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며 응원과 격려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선성현문화단지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건립한 한옥체험관은 쾌적하고 깔끔하다. 전 객실에 욕실이 있고, 4개 객실은 취사도 가능하다. 마을 안에 있는 식당에서 안동간고등어, 한우갈비, 백반, 메밀면 등을 판매한다.


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월영교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안동 도산서원(사적)이 있다. 조선의 사립 교육기관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 아홉 곳 중 하나다. 퇴계 이황이 거처하며 제자를 가르치던 도산서당과 퇴계 사후에 건립한 도산서원으로 나뉜다. 1575년(선조 8)에 당대 최고 명필 한석봉이 쓴 편액을 하사받아 사액서원이 됐다. 서원 앞은 안동호, 뒤는 울창한 솔숲에 둘러싸여 운치가 빼어나다.

안동 여행에서 월영교를 빠뜨릴 수 없다. 안동댐 하류에 자리한 월영교에는 16세기 안동에 살던 부부의 애틋한 사연이 담겼다. 1998년 택지 개발공사 도중 오래된 무덤에서 젊은 남자의 유골이 발견됐다.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편지와 머리카락을 꼬아 만든 미투리도 나왔다. 이를 기념하고자 미투리를 모티프로 월영교를 세웠다. 경관 조명을 밝힌 밤에 더 아름답다.

월영교를 건너면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예안에서 옮겨 온 선성현 객사와 안동 석빙고가 있다. 가까운 안동시립민속박물관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자료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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