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총망라한 종합 보고서가 나왔다.
세계자연기금(이하 WWF)은 ‘플라스틱 오염이 해양생물종, 생물다양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2590개 이상 연구를 검토 분석해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물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규모에 대해 가장 포괄적이고 최신인 전망을 내놨다.
WWF는 21세기 말까지 그린란드 면적의 2.5배가 넘는 해양 지역에서 미세플라스틱이 50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이 2배 이상 증가해 2050년에는 바닷속 플라스틱 쓰레기가 4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여러 지역에서 미세플라스틱이 1㎥당 1.21X105 이상 존재하는데, 이는 ‘생태적 위험 한계선’을 넘어선 것이다.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 생태적으로 생명이나 자연환경을 유지하는 데 상당히 위협받는 상태다.
특히 지중해, 동중국해, 황해, 북극 해빙지역 등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집중되는 특정 ‘핫스팟’은 이미 한계치를 초과해 생태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된 해양생물종의 88%가 플라스틱에 의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예컨대 전체 바닷새의 90%, 전체 바다거북의 52%가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장에 플라스틱 조각이 가득한 바다거북, 올가미에 목이 잘리기 직전인 물범 등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때문에 내·외부 부상을 겪거나 사망한 해양동물 소식이 숱하게 들려오는 현실이다.
플라스틱은 생물의 이동과 성장을 저해하며 섭식, 면역 반응 또는 생식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게다가 오랜 시간 썩지 않고 미세플라스틱, 나노플라스틱 형태로 잘게 부서져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지역에 남획이나 지구온난화, 부영양화 등 다른 위협 요소가 발생할 경우 그 영향은 더욱 커진다.
한편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압박 역시 거세지고 있다. WWF는 오는 28일부터 열리는 유엔 환경총회에서 각 국가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해결책을 세울 수 있도록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 조약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10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과 700개 이상의 시민사회단체, 유엔 회원국의 4분의 3에 달하는 156개국이 이를 지지한 상태다. 또한 전 세계 200만 명 이상이 WWF의 ‘노 플라스틱 인 네이처’ 캠페인 청원에 참여해 국제사회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WWF 글로벌 해양 프로그램 기슬레인 르웰린 부국장은 “우리는 플라스틱 오염을 멈추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해양생태계가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며 “이제는 국제 조약을 미루는 어떠한 변명도 수용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플라스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전 주기에 걸친 문제를 다루고, 203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막는 구속력 있는 국제 조약에 동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