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강을 눈에 담고 내소사 전나무 숲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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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강을 눈에 담고 내소사 전나무 숲에 취하다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1.11.0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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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 변산반도국립공원의 매력은 바다와 숲에서 찾을 수 있다. 바다로 나가면 수십만 권의 책을 쌓아 놓은 듯한 해안절벽의 경관이 반기고, 산으로 들어가면 내소사가 품은 울창한 전나무숲이 기다린다. 조용하고 조촐한 가운데 마음의 평온을 안겨다주는 풍경이다.

퇴적층 지질 전시장으로 불리는 채석강
2017년 변산반도 일대 6곳이 전북 서해안권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채석강, 적벽강, 솔섬, 모항, 직소폭포, 위도 등이다. 수천만 년의 시간이 층층이 쌓인 지층의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에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이 중 여행자의 발걸음이 잦은 곳은 채석강과 적벽강이다. 채석강과 적벽강 일대는 ‘지질 암석의 교과서’, ‘퇴적층 지질 전시장’으로 불리는 곳인 만큼 다양한 지질 특성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질여행의 시작은 채석강에서 시작한다. 격포항 북쪽 방파제 입구에서 접근하기 용이할 뿐 아니라 찾아가기도 쉽고 주차도 편리하다. 적벽강과도 멀지 않아 도보로 이동 가능하다.
방파제 옆으로 난 계단을 내려가면 채석강 탐방로가 나온다. 입구에서부터 얇은 책을 켜켜이 쌓아올린 듯한 바위 절벽이 펼쳐진다. 약 20m 높이의 해안절벽은 몇천만 년 동안 파도에 깎이고 부서져 책을 차곡차곡 쌓은 듯 독특한 지형이 됐다. 
격포 일대 지층(격포리층)은 1억7000만 년 전인 중생대 쥐라기의 화강암층을 기반으로 백악기인 8700만 년 전부터 형성됐다. 상상도 못 한 엄청난 시간 동안의 지질 변화가 담겨 있다. 본래 격포 일대는 넓은 호수였다고 한다. 호수에 쌓인 퇴적암층에 화산 활동으로 분출된 유문암질 용암이 덮거나 틈입하면서 독특한 지질구조들이 형성됐다. 1만8000년 전 빙하기가 끝나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바닷물에 의한 침식작용도 현재의 해식 지형을 만드는 데 한몫했다.
격포가 옛날 호수지역이었다는 걸 알려주는 증거는 절벽에서 찾을 수 있다. 고개를 들어 절벽을 바라보면 중간쯤에서 절벽 색보다 조금 더 밝은 색의 커다란 삼각형 모양이 있다. 이는 호수로 흘러들던 물길에 의해 형성된 하류 삼각주 퇴적 지층이다. 가운데는 두껍고 양옆 지층은 점점 얇아진다. 하류 물길 중심에는 많은 양의 토사가 쌓이는 반면 가장자리에는 적은 양의 토사가 쌓인 것을 보여준다.
지질활동이 만들어낸 채석강의 비밀장소로 해안동굴을 꼽을 수 있다. 절벽에 동굴이 만들어진 것은 지층들에 세로로 생긴 균열이 바닷물 침식에 의해 점점 커졌기 때문이다. 해안동굴은 규모가 큰 것도 아니고, 석회암 동굴에서 볼 수 있는 석순이나 석주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여행자에게 인기 있는 명소가 된 것은 기억에 남을 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다. 동굴 안에서 밖을 향해 사진을 찍으면 실루엣처럼 표현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내소사로 향하는 길에 만나는 전나무 숲길
채석강이 바다가 빚어낸 작품이라면 내소사 입구 전나무 숲은 산이 만들어낸 솜씨다. 매표소에서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 앞까지 이어지는 600m 전나무 숲길은 내소사를 유명하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햇빛이 잘 드러나지 않는 울창한 숲은 마치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담은 것처럼 안정되고 포근하다. 길 양옆으로 아름드리 전나무들이 터널을 이룬다. 나무들은 몇 백 년을 이어오며 서로 몸을 맞대며 여행자에게 아름다운 길을 선물한다. 
전나무 숲길 끝에는 부처의 세계인 내소사가 여행자를 맞는다. 천년의 시간 동안 변함없이 전해지는 청아한 독경 소리와 신심이 가득한 불향이 인간 세계와는 다른 기도를 뿜는다. 전나무 숲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다.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하나로 이어주는 극락으로 향하는 문인 셈이다. 사천왕이 눈을 부릅뜨고 지키고 있는 천왕문을 지나면 수령 천 년을 자랑하는 느티나무가 중심을 잡고, 그 뒤로 학이 날개를 펼친 듯 맵시 있는 자태의 대웅보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단청을 하지 않아 더욱 고색창연한 건물이다. 쇠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오직 나무만을 깎아서 끼워 맞췄다고 하니 뛰어난 목공 기술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대웅보전의 자태를 보았으면 꽃살문의 아름다움을 감상해야 한다. 연꽃이며 국화꽃이 가득 수놓인 꽃살문은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화사한 꽃밭을 이룬다. 특히 나무의 빛깔과 결이 그대로 드러나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자료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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