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면수온 상승이 바다환경과 수산업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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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해면수온 상승이 바다환경과 수산업에 미치는 영향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1.09.2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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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기반의 수산자원 관리정책 수립 필요

올해 7월 과거에 겪어보지 못했던 고수온 현상 발생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지 환경 변화로 자원량에 영향
2100년 국내 표층수온 현재보다 4~5℃ 상승할 전망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연구관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연구관

올여름 유례 없는 이상고수온 발생 경험
올해 7월 우리나라 해역은 과거 겪어보지 못했던 매우 높은 수온현상을 체험했다. 2021년 7월 한 달간 우리나라 해역은 평년 대비 2~4℃ 높은 수온을 나타냈으며, 이는 과거에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경우다.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 해역은 잦은 여름철 이상고수온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뚜렷한 이상고수온 현상이 나타난 해도 올해뿐만이 아니라 2013년, 2016년, 2017년, 2018년 등 간헐적 발생이 아닌 빈번한 발생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전술한 4년의 경우에는 대부분 강한 이상고수온 현상이 8월 초순~중순에 나타났던 것과 달리, 올해 이상고수온 현상은 7월 중순부터 영향을 미쳐 7월을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난 것이 이전 해와는 다른 양상이다. 올해 빠르게 이상고수온 현상이 나타난 가장 큰 원인은 장마전선의 조기 소멸과 그에 따른 태양복사열의 급격한 증가가 예년에 비해 월등히 빠르고 강했기 때문이다. 즉, 기후변화에 기인한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이상수온 발생 양상과 세기가 매우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정부 간 기후변화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s on Climate Change)가 2019년 승인한 해양 및 빙권에 관한 특별보고서는 2000년대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고수온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도 이상고수온이 발생하는 해역으로 보고하고 있다. 
전 세계 이상고수온 현상이 나타나는 해역들에서는 다양한 피해가 발생하는데, 주로 상업성 회유 어종의 회유 경로 변화, 다시마 숲 등 해조류 서식지의 서식 환경 악화, 해양 포유류 및 바닷새 등의 대량 폐사 등이 수산업과 바다환경에 미치는 영향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뚜렷한 이상고수온 영향은 양식생물의 대량 폐사로 나타난다. 우리나라 양식업이 얕고 좁은 해역에 밀집된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일시적으로 급격한 수온 상승이 나타나는 경우 양식생물의 대량 폐사로 이어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온 상승률 기록
우리나라의 장기적인 수온 변화도 바다환경 및 수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53년간 우리나라 해역의 연평균 표층수온은 약 1.2℃ 상승해 같은 기간 전 세계 해역의 평균보다 약 2~2.5배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장기적인 수온 상승 경향에서 최근 눈에 띌 만한 변화가 있다면 과거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 상승 경향이 겨울철을 중심으로 나타났다면, 최근 10년 사이에는 여름철을 중심으로 수온 상승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그림 1). 특히 동해와 서해를 중심으로 최근 10년간 수온 상승은 여름철이 겨울철에 비해 2~4배가량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장기적인 수온 변화에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여름철 폭염, 겨울철 한파와 같은 이상기후에 의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전 세계 바다 급격한 변화 겪게 될 것
지난 2014년 승인된 IPCC 제5차 평가보고서에서는 미래 해양은 이산화탄소의 흡수가 증가하고 빛의 투과가 감소하면서 표층 부근에 강한 성층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저층으로부터 표층으로의 영양염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수온 상승 등 기후변화의 원인에 의해 식물플랑크톤의 양과 크기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며, 이에 따라 해양에서의 먹이사슬 체계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고, 저서 해양생물에서 표층 해양생물까지 서식지가 극지방 쪽으로 급격하게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해양생물의 생리, 생태주기에도 다양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산란시기가 앞당겨지는 등 다양한 생리적 변화를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1950년대 이후 전 세계 평균 해양 생물군은 10년당 약 30~55km 속도로 극지방 쪽으로 서식지를 이동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해양생물 종의 계절 변화도 10년당 4.5~6일 정도 앞당겨지고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온실가스의 배출이 미래에도 별 다른 규제 없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시나리오인 RCP(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 8.5 시나리오에서는 21세기 말 전 지구 평균 식물성 플랑크톤은 6% 내외, 동물성 플랑크톤은 9% 내외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따른 수산자원의 감소가 현재 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즉, 수온 상승과 같은 기후변화에 의한 물리적 변화가 해양의 생물화학적 변화를 초래해 최종적으로는 중요한 식량자원인 수산자원의 감소까지 연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안보의 우려
우리나라는 동물성 단백질 중 수산물에서 섭취하는 비중이 약 30~40%에 달하는 수산물을 선호하고 이용하는 국가다. 경제 규모가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높은 국가들 중에서 거의 가장 높은 수치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수산물은 매우 중요한 식량 수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해역의 최대 잠재 어획 생산량은 RCP 8.5 시나리오에서 2100년 최대 10~15%까지 감소할 것이며, 이와 같은 원인은 수온 상승에 따른 기초생산력의 감소에 기인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그림 2). 또 우리나라 해역은 최근 이상기후에 따른 양식환경 악화로 연근해어업을 대체할 수 있는 양식업의 생산성도 그렇게 밝은 전망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기후변화에 의한 우리나라 해역의 바다환경 변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와 같은 환경 변화가 우리의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수산자원 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아직 밝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직간접적인 영향에 의해 우리나라 주변의 표층 부근 해역의 산소 감소 경향과 산소부족 물 덩어리 발생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표층 부근의 강한 성층 형성에 따른 영양염의 표층 공급이 저하되고, 유해적조, 해파리, 독성 플랑크톤 등 다양한 유해생물군의 증가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갯녹음 현상, 외래종 유입, 담수 유입 패턴의 변화와 같은 다양한 서식지 환경 변화는 어떤 형태로든 먹이사슬의 최종 단계인 수산자원의 자원량 변화에 영향을 줄 것이다.


바다 관측·예측기술 고도화 시급 
우리나라 해역의 연근해 어획량은 35년 전인 1986년 173만 톤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에 있으며, 2016년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100만 톤 이하의 어획량만을 나타내고 있다. 연근해어업의 어획량은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적인 요소 외에도 남획, 불법어업, 수산정책의 변화, 유류비 상승 등 다양한 인위적인 요소에 따라 크게 변화하기 때문에 어획량의 변화가 곧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지, 성육·산란장 및 회유경로의 환경 변화는 우리나라 해역에 서식하거나 회유하는 수산자원 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따른 지속 가능한 수산자원 관리정책의 제고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의 해양기후모델 결과에서는 2100년 RCP 8.5 시나리오상에서 우리나라 표층 수온은 현재에 비해 약 4~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그림 3). 즉, 2100년이면 우리나라 주변해역의 수온이 현재 일본 오키나와열도의 수온과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해 완전한 아열대 해역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 같은 수온 상승에 따라 현재 주요 상업성 어종의 산란장과 성육장이 변화할 것이며, 주요 양식생물의 양식적지도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화하는 기후변화에 따른 바다환경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한 수산자원 이용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나라 해역의 바다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다양한 관측을 통해 파악하고, 이를 근거로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고도화해 과학적 미래 전망 기반의 수산자원 관리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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