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5형제 한 마음 한 뜻...진해시연합회 장득훈(張得勳)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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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 5형제 한 마음 한 뜻...진해시연합회 장득훈(張得勳)씨
  • 윤창훈
  • 승인 2004.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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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항과 관광 휴양도시로만 널리 알려진 경남 진해시에는 사실 손꼽을 만한 산업이 별로 없다. 총인구의 70% 이상이 군인 군속이고 그 밖에 유흥음식업 및 숙박업 등 서비스업 등 3차산업 종사자다. 더구나 어업인구는 산업 폐수와 생활오수에 따른 바다오염에다 해군 작전지역 및 매립 등으로 갈수록 어장이 줄면서 전체의 5.8%선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지역 주민들조차 예부터 진해만이 한류와 난류가 교류하는 각종 어족자원의 서식처 및 산란장으로 대구 멸치잡이와 굴 홍합 피조개의 양식업으로 유명한 곳이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다. 그나마 진해시 수산업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것이 지난 1982년 발족한 수산업경영인 진해시연합회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 용원지역 어업인후계자 1백여명이 부산시 서부연합회로 떨어져 나가 지금은 60여명이 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모두가 바다를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가족 중 5명이 어업인 후계자로 선정돼 진해시 수산업을 지켜나가고 있는 장득훈(張得勳․49․사진)씨를 만나봤다.

-진해가 고향입니까.
△진해시 웅천동 우도에서 태어나 여태껏 진해를 떠나본 적이 없습니다. 자라난 곳이 섬이다 보니 자연히 어업을 생업으로 삼게 돼 지난 1985년 어업인후계자로 선정됐습니다. 당시 5백40만원의 후계자 자금을 받아 멍게 등의 종묘배양장을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대상 지역이 자연녹지로 묶여 어쩔 수 없이 어선어업을 시작하게 됐지요.

-가족 중 후계자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우도라는 지역이 어업 말고는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보니 형님 두분과 조카, 그리고 아들까지 모두 5명이 후계자로 선정됐습니다. 아마 가족 중 5명이나 후계자가 된 경우는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사례일 겁니다. 아들자식 두명 가운데 올해 초 후계자가 된 큰아들은 경남 거제와 고성 등에서 피조개 양식을 전담하고 있고 저는 4.37t급 잠수기 어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업사정은 어떻습니까.
△선장 등 3명이 조업에 나서는 잠수기어업은 매년 11~2월중 키조개, 1~4월 새조개를 잡아 전량 일본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또 연중 개조개가 꾸준히 올라와 하루 조업으로 1백50~2백㎏을 채취합니다. 어업소득은 그날 위판사정에 따라 변동 폭이 크지만 평균 ㎏당 5천원 정도 됩니다. 그리고 피조개 양식은 부산 신항만공사 등으로 조류흐름이 완전히 바뀌면서 일부지역을 제외하곤 어장이 황폐화됐습니다. 특히 7년여간 우도어촌계 간사를 맡아오면서 잠수기 어업의 병폐로 지목돼온 고압분사기(일명 물총) 사용을 막아왔지만 인근 통영과 남해지역 잠수기어선과의 경쟁에서 뒤지면서 강한 수압으로 치폐까지 죽이는 폐단을 근절하지 못한 게 아쉽기만 합니다.

-자율관리 위원회를 설립했다면서요.
△23명의 잠수기어선 선주들을 중심으로 이전 협의회를 확대해 4년 전 자율관리협의회를 구성했습니다. 이 협의회는 야간을 틈타 외지 무허가 잠수기어선이 불법조업을 하지 못하도록 해경과 협조해 단속을 벌이고 있습니다. 더구나 잠수기어선의 인명사고 때도 이 협의회를 중심으로 선주들이 수색이나 보상, 사고예방 등에 너나없이 협력하고 있습니다.

-연합회 모임은 갖고 있는지….
△진해시수협 속천 위판장에 임시로 연합회 사무실을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속천항 매립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쯤에는 진해시수협 새 청사로 옮겨갈 수 있도록 어업인 후계자 출신인 이종구(李鍾九) 조합장과 협력해 나갈 예정입니다. 진해시연합회는 회원수가 1백80여명까지 불어나기도 했지만 용원지역 후계자들이 부산시 서부연합회로 분리되면서 1백여명이 바져나갔습니다. 그러나 남은 60여명의 회원들은 매월 정기모임을 갖고 월례회와 이사회를 개최함으로써 유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후계자 제도에 대해 한마디 해 주시죠.
△정부가 후계자를 선정하는 목적이 다른 어업인들의 모범을 보이는데 있다고 봅니다. 허나 이같은 명분과 는달리 현실적인 지원금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의 경우 후계자 1인당 지원금이 2천2백만원에 그쳐 5t 미만의 소형어선 하나 구입하기도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입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부여하다 보니 지원금액이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진정 후계자가 어촌의 주역으로서 역할을 하기 바란다면 최소한의 생활 터전을 마련하는 수준의 지원금은 돼야 한다고 봅니다.

-당면 현안은 무엇입니까.
△연안어선 감척에 대해 말할까 합니다. 정부가 연안어장 정비 차원에서 추진하는 감척사업에 대환영입니다. 그러나 감척사업 대상에 문제가 많습니다. 실제로 진해 속천항만 보더라도 조업을 포기하고 정박해 있는 어선들이 즐비합니다. 정부가 이들 휴어어선을 감척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보상단가를 현실과 동떨어지게 집행한다면 또 다른 저항에 부딪힐 것이 뻔합니다. 휴업어선은 조업경비도 건지지 못해 출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아니라 사업자등록증을 반납한 사례로 제한해 적용해 주길 당부합니다.

-정부에 건의할 내용은….
△진해지역의 경우 부산 신항만 공사에 따른 어업권보상이 끝나면서 하나 둘 씩 어촌을 떠나는 어업인들이 늘어만 갑니다. 이들은 몇 푼 안 되는 보상금으로 어촌을 등지고 인근 조선소나 중소기업 등에 일용직으로 근무하면서 생계를 연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국은 남아 있는 어업인들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줘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획일적인 불법어업 단속이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힙니다. 허가어업과 실제 어업이 다를 경우 무조건 불법으로 몰아세울 것이 아니라 조업기간별로 어업방법을 전환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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