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주년 창간 특집] 세대별 맞춤형 수산식품 가공기술 개발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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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주년 창간 특집] 세대별 맞춤형 수산식품 가공기술 개발의 필요성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1.05.0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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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별 소비 니즈를 반영한 수산식품 개발해야

영·유아기 수산식품은 고가인 제품일수록 판매량 높아
청소년에게는 영양 보충되면서 열량은 낮은 제품 공급
노인 인구 급증… 고령친화형 식품 다양하게 개발해야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의 영향으로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져,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건강’이라는 키워드는 식품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영·유아기를 제외하고는 인간의 신체활동, 성장 과정, 음식에 대한 기호도 등의 변화에 맞춰진 식품을 찾아보기 쉽지 않은 상황이며, 각 세대에 따른 맞춤형 식품시장이 아직까지는 세분화돼 있지는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각종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건강식품 소재로 인식하고 있는 수산물을 활용한 수산식품의 개발 방향에 대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인구·사회적 변화에 따라 세대별 소비계층의 소비 취향을 고려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장미순 국립수산과학원 식품위생가공과 해양수산연구사
장미순 국립수산과학원 식품위생가공과 해양수산연구사

영·유아 맞춤형 프리미엄 수산식품 개발
먼저 인간의 성장 과정 중 음식 섭취를 시작하는 시기인 영·유아기에는 신체 발육상태(치아 수, 몸무게, 키 등) 등에 따라 비교적 단계별로 적절한 이유식과 식단 등을 구성해나가면서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이에 따라 영·유아 시기는 신체 변화에 동반해 필요한 영양과 단단한 정도를 조절하는 물성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한 레시피가 많이 보급돼 있고 관련된 식품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다수 개발돼 있다. 최근 영·유아 식품은 저출산으로 한 명의 자녀에게 아낌없이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소비 경향과 맞아지면서 고가인 제품일수록 판매가 잘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유아식 수산식품의 개발 방향은 고가의 고급 수산물이나 유기수산물, 무항생제 수산물 등을 이용해 고차 가공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급 간편식 형태로 개발함으로써 ‘내 아이를 건강하게 잘 키울 수 있는 식품’이라는 인식을 소비자가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본다.


고령자 맞춤형 영양·기능성 수산식품 개발
우리나라의 인구구조의 변화를 살펴보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급격히 높아져 2025년에는 20.3%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고령화 진행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에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산업 육성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면서, 정부에서도 5대 유망식품 중 하나로 고령친화식품을 지정하고 육성하기 위해 ‘고령친화산업진흥법’의 대상 제품에 식품을 추가하고 고령 친화 우수식품 지정 등의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령자의 대부분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치아 상태, 소화 및 면역능력 같은 신체 기능이 약해져 영·유아식처럼 물성, 영양 및 기능성 등을 고려한 전용식품이 전적으로 필요한 세대라 볼 수 있다. 이에 실제로 대기업과 몇몇 중소 식품기업을 중심으로 죽, 두유와 같은 유동식 위주의 제품이 고령층을 대상으로 판매가 되고 있지만, 식품위생법(식품의 규격 및 기준)과 한국산업표준(KS H 4897:2020)에 제시돼 있는 것과 같이 물성이나 영양 등의 고령친화식품 기준 조건을 맞춘 식품이 다양하게 개발돼 있지는 않다.  
특히 수산물의 경우는 수산물의 종류(어류, 연체류, 패류, 갑각류, 해조류 등)마다 각각의 특성과 영양성분 구성이 달라, 한국산업표준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물성을 3단계별(1단계: 치아 섭취, 2단계: 잇몸 섭취, 3단계: 혀로 섭취)로 세분화해서 일괄적으로 표준화된 고령친화식을 가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향후 고령인구의 급증과 더불어 홀몸노인의 비중도 더욱 증가한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고령층의 신체 변화를 고려해 물성이 개선되고 영양 및 기능성이 추가된 다양한 수산식품을 개발함으로써 수산물 섭취에 익숙한 고령층이 향후에도 수산물을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주요 소비처가 되도록 유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령인구인 청소년 맞춤형 수산식품 개발
영·유아기를 지나 학교에 진학하는 아동 및 청소년들은 고학년으로 갈수록 학업시간이 연장되고 사교육 등으로 시간에 쫓겨 빠르고 간편하게 섭취가 가능한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을 섭취하는 빈도가 상당히 높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온라인 수업을 청취하는 등 실내생활 시간이 늘고 신체활동을 하는 시간은 감소함에 따라 아동 및 청소년의 비만율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볼 때, 저칼로리·고단백으로 건강식품인 수산물을 활용해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면류, 제과·제빵류 등의 다양한 형태로 제조해 수산물의 영양은 보충되면서 열량이 낮은 수산식품으로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의 경우는 수산물의 비린내나 가시 제거의 불편함이나 익숙하지 않은 식감 등으로 수산물 섭취를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학교급식이나 가정에서도 수산물을 조리해서 섭취하는 빈도가 상당히 낮다. 
이에 수산물을 통째로 사용한 수산식품보다는 비린내와 가시 등을 제거하고 수산물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분말 형태 등으로 가공해 청소년이 선호하는 각종 다양한 가공식품의 소재로 활용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든 손에 들고 다니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수산식품으로 개발하고 편의점 등에서 간편하게 구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인 및 맞벌이 가구 맞춤형 가정간편식 수산식품 개발 
학업이나 취업, 핵가족화 등으로 세대 분리 및 세대 분화 인구가 늘어나면서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으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맞벌이 가구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온라인으로 구매가 가능하고 급속해동기술, 에어프라이어 등과 같은 기술의 발달로 간단히 데워서만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을 선호하는 비중은 다른 세대보다도 상당히 높다. 또한 각종 식재료(농축수산물)의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서 직접 식재료를 구매해 요리를 해 먹는 것보다, 소포장으로 손질된 각종 식재료와 소스가 포함돼 있어 쉽고 빠르게 조리가 가능한 밀키트(meal-kit)에 대한 선호도도 상당히 높다. 이러한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의 식품 소비 특징을 고려할 때 간단히 데워서 ‘집밥’처럼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 형태의 수산식품으로 개발하거나 또는 제철 수산물을 활용해 맛이 좋고 영양도 풍부한 밀키트 수산식품을 콜드체인으로 신선하게 유통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경향으로 말미암아 음식물 쓰레기를 저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가정간편식과 밀키트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일회용 포장용기 사용 등으로 과도한 쓰레기가 배출되는 문제에도 민감한 만큼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친환경 포장용기를 사용한 수산식품으로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다른 가공식품에 비해 비교적 단가가 높아 자주 구입하지 못하는 점을 해결함으로써 가격경쟁력도 갖춰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고성장 중인 온라인 식품시장의 상황을 살펴보면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당일배송, 지정시간 배송, 새벽배송 등과 같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를 포함한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온라인 주문과 간편한 배송이 가능한 가정간편식과 밀키트 형태의 수산식품으로 개발하는 것은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반려동물 보유 가구를 위한 펫푸드 개발
이 외에도 국내 반려동물 보유 가구가 전체 가구 중 3분의 1 수준까지 달한 것으로 보고되면서, 펫과 이코노미의 합성어인 ‘펫코노미(petconomy)’가 부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의 일환으로 펫푸드는 사람이 먹는 제품처럼 세분화되고, 사람이 먹는 제품과 같은 원료로 제조된 사료가 등장하며 펫의 휴머나이제이션(humanization, 인간화)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반려견, 반려묘의 생애주기 및 품종별 필요 영양성분을 고려해 고품질의 수산물을 활용하고 체중 조절, 관절 기능 및 면역력 강화 등과 같은 기능을 추가한 프리미엄 펫푸드 개발 또한 지속적인 수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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