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산물 위생안전을 위한 저온유통체계 구축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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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산물 위생안전을 위한 저온유통체계 구축방안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10.0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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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품질·위생 관리 위해선 온도관리 선행돼야

산지 위판장·수산물도매시장 저온화시설 거의 전무
기존 구조 변경해 위생 강화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소비자 대면하는 소매점은 진열대에 냉장시설 설치

수산물 유통구조가 과거 공급자 주도시장에서 수요자 주도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수요자(소비자, 국민)의 수산물 품질위생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에 수산물 유통시설을 대표하는 산지수협 위판장과 법정(공영) 수산물도매시장의 계통 과정은 여전히 공급자 주도시장의 관행적 운영과 노후화된 시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산물은 쉽게 변질되거나 부패하는 특성을 고려해 가장 기초적이면서, 품질·위생관리의 범위가 넓은 저온화를 수산물 유통시설에 우선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물론 2015년에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는 했지만, 저온화에 따른 시설기준이나 운영방침 등은 아직 마련되지 못한 상태다.

수산물 유통구조의 변화
수산물 유통은 크게 산지유통과 소비지유통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제도권 수산물 유통에서 산지의 수산물 유통기구에는 대표적으로 산지수협 위판장이 있으며, 소비지에는 법정(공영) 수산물도매시장이 있다. 
수산물 유통은 다른 재화의 유통에서는 보기 어려운 산지유통이 존재하며, 우리나라에서 이 기능을 수행하는 주요 시설이 산지수협 위판장이다. 산지수협 위판장은 주로 어항에 입지하는데, 이는 어선어업에서 생산된 수산물을 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수산물 소비자 유통의 주요 시설은 법정(공영) 수산물도매시장이다. 소비지에 이러한 수산물도매시장을 두게 된 이유는 각지의 연안에서 양륙된 수산물을 거대 소비지로 집하·분산시키기 위해서다.
이러한 산지수협 위판장과 법정(공영) 수산물도매시장으로 이어지는 수산물 유통 과정은 수산물 유통시장이 공급자 주도시장이었던 1990년대 말까지 우리나라의 주요한 수산물 유통경로를 형성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오면서 공급자 주도하에 있던 수산물 유통구조는 수요자 주도시장으로 전환되기에 이른다. 


여전히 바닥위판 성행하는 산지 위판장
산지수협 위판장에 대한 위생관리를 종합적으로 평하자면 우선 수산물의 부패 요인이 되는 미생물과 효모의 활동성을 억제하는 저온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개방적 위판장 시설구조로 외부로부터의 오염 차단에 한계가 있다.
또 양륙, 선별 및 경매, 출하 시 모두 최근에는 플라스틱 어상자를 선호하고 있지만, 출하 단계에서 나무 어상자는 발포 스티로폼 상자로 교체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식용 수산물로 출하되는 수산물은 나무상자가 아닌 발포 스티로폼으로 포장된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위판장 내에서는 소비자나 수요자가 원하는 어상자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과거 공급자 주도시장하의 매너리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산지수협을 대상으로 한 대부분의 설문조사 항목에서 60% 이상이 위생관리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개별 위판장 중에서는 훌륭한 위생관리를 수행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위생항목에서 98개 위판장 중 60%를 넘지 못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위생관리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엔 어렵다.
아울러 여전히 바닥위판(바닥양륙+바닥선별+바닥경매)이 성행하고 있다. 이미 ‘수산물유통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위판 시 수산물을 바닥에서 10cm 이상 띄우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권고사항이 무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지수협 위판장 관계자들은 위생에 대한 접근성이 과학적이지 못하다. 산지수협 관계자들은 직관성 위생에서 본인이 속한 위판장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는 성향이 나타났다. 
그러나 수산물 위생을 담보하는 시설이나 장비의 유무 혹은 사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없거나 관리하지 않거나)로 일관하고 있다. 취급하는 수산물을 위생적으로 취급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나 장비를 제대로 갖추거나 관리하지 못해도 직관적으로는 위생적이라는 판단을 현장에서는 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매시장 구조상 위생·품질 제고에 한계
법정(공영) 수산물도매시장의 위생관리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법정(공영) 수산물도매시장도 산지수협 위판장과 같이 도매시장 내 온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도매시장 구조는 개방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수산물 위생이나 품질을 제고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구조물이다.
어상자 사용에 대해서도 도매시장 내 각 단계별로 선호도가 모두 다르다. 입하시에는 공급처의 어상자가 그대로 들어오기 때문에 여전히 나무상자가 선호되고 있다. 산지수협 위판장에서는 주요한 식용수산물이나 동종 고가의 수산물은 나무상자에 담겨 경매를 해도 낙찰받은 중도매인이 발포 스티로폼으로 재선별·포장해 출하하고 있다. 
반면에 도매시장에서 이러한 포장을 한 수산물보다는 여전히 나무상자의 입하가 가장 비중이 높다는 측면에서 나무상자의 비위생성과 나무상자에 담기는 해당 수산물의 상품성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또 산지수협 위판장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도매시장에서도 바닥선별, 바닥경매를 하고 있었다. 법정(공영) 수산물도매시장 관계자들 역시 위생에 대한 접근이 과학적이지 못했다. 이들은 위생 접근에 대해 스스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으나 수산물 위생이나 품질 제고를 위한 노력은 산지수협 위판장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점 진열대에 냉장기능 거의 없어
전통시장의 수산물 전문소매점은 대부분의 진열대가 근대적 시설이다. 전통시장의 수산물 진열설비 중에서 현대식 냉장기능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12.3%에 지나지 않았다. 입하된 어상자를 그대로 사용하는 소매점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또한 수산물 전문소매점의 직관적 위생관리와 실제 위생관리에는 차이가 있다. 전통시장의 수산물 전문소매점 관계자들은 장비 상태, 직관적 위생, 청결관리 기준, 친환경 소재 등과 관련해 직관적으로 위생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청결관리 기준을 마련해놓지 못한 곳이 조사 대상의 42.1%,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곳이 54.4%, 위생복 미착용이 38.6%, 작업 후 청결 관리 미흡이 52.6% 등으로 나타났다. 
즉 전통시장의 수산물 전문소매점 관계자는 직관적으로 위생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하지만 설문조사의 위생 부문 항목에서는 그렇지 못한 곳이 많게는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모순이 있었다. 아울러 전통시장 관리자의 위생관리를 위한 운영이 미흡했다. 수산물 위생 관리를 위한 관련 매뉴얼을 작성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는 곳은 조사 대상 중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물 유통 인프라 위생 개선방향
수산물 유통 인프라 중에서 산지수협 위판장과 법정(공영) 수산물도매시장, 전통시장의 수산물 소매점의 공통적인 문제는 첫째, 처리 과정에서의 저온화 둘째, 근대적인 설비 인프라에 의한 위생관리의 한계 셋째, 그러한 인프라 내에서 관계자들의 제한된 위생관리이다.
따라서 단순히 수산물 유통 인프라를 저온화 시설로 개선한다고 하더라도 현장 관계자와 실무자들이 이를 위생적으로 운영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현재의 수산물 유통 인프라를 위생적으로 전환하는 방향과 이를 현장에서 운영·관리할 수 있는 양 방향의 정책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수산물 유통 인프라의 저온·위생화는 하드웨어의 전환을 의미한다. 산지수협 위판장, 법정(공영) 수산물도매시장, 전통시장의 수산물 소매점에 대한 저온 위생화 방향은 다음과 같다.
산지수협의 위판장과 법정(공영) 수산물도매시장은 기존의 위판장 구조에서 위생화를 위한 구조변경으로 전환한다. 구조 변경은 기존의 위판장을 없애고 새롭게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 위판장 구조는 그대로 두고 저온화와 위생을 강화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전통시장은 일반적으로 구조물을 변경하기가 쉽지 않고 수산 전통시장 내에는 수산물 전문소매점 외에 다른 품목군의 소매점포가 많기 때문에 이를 대상에 포함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전통시장 수산물 전문소매점의 위생 제고를 위한 설비는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진열대’의 저온화를 대상으로 한다.
이와 동시에 각각의 수산물 유통 인프라 전환에 맞춘 위생관리 매뉴얼을 제안해 인프라 변경에 따른 수산물의 저온·위생 운영관리가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료 제공=한국해양수산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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