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업유산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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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어업유산의 가치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08.1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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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절 유산적 가치
1. 전통 기술의 변화와 발전

섶양식이 가장 오랫동안 남아 있었던 곳은 섬진강 하구의 태인도와 금호도이지만 광양제철이 들어오면서 모두 사라졌다. 갈대를 이용하는 갈대밭, 산죽을 이용한 산죽밭, 염홍(簾篊) 등 재래의 양식법은 일제강점기 당시 부홍식으로 전환됐다. 부홍식(浮篊式)에는 전남형 부홍식, 서선형 부홍식 등이 있는데 당시 염홍식과 부홍(지네발)식이 많이 이용됐다. 이러한 방법들은 재래의 방법과 달리 대나무를 쪼개 엮은 발을 이용하는 양식법으로 기존 나뭇가지를 세워서 하는 방법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는 대나무를 지주로 세우고 오늘날 매생이 양식시설과 유사한 발을 만드는 방법으로, 이를 두고 죽홍이라 했다.
그 이후 1960년대 후반 망홍의 등장으로 김 양식은 큰 변화를 겪었다. 이 방법은 1970년대에 어업인들에게 널리 이용됐다. 대나무를 쪼개서 발을 만들었던 부홍식과 달리 망홍은 그물과 같은 망지를 사용한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망지로 만든 김발을 고정시키는 지주(말몰)가 한 개인가 두 개인가에 따라 일본식 망홍, 이본식 망홍으로 구분한다. 스티로폼 부표가 양식에 널리 사용되면서 지주를 세워서 김발을 바다에 띄우는 대신에 부표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김 양식은 좀 더 깊은 바다로 영역을 넓혀갔다. 이러한 방법이 부류식이다. 즉 지주식은 김발을 대나무를 쪼개서 만든 것에서 망지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발달했다.
망홍으로 양식법이 전환되면서 완도 지역 대부분의 섬들은 김 양식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한때 전국 김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전남 해남, 진도, 고흥, 신안, 청남 서천 지역에서도 많이 하고 있다. 신안과 서천지역에서는 조차가 심하고 수심이 깊지 않은 어장에서 지주식 망홍 방식으로 김 양식을 하지만 해남과 진도 등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부류식 망홍 방식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대규모 닻으로 대형 사각 틀을 깊은 바다에 고정시키고 김발을 그곳에 설치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 결과 양식 규모도 과거 수십 책에서 수백 책으로 크게 늘기도 했다. 서남해안 지역의 김 양식 품종으로는 일반적 계통의 참김, 방사무늬김, 둥근김 등이 있고, 돌김 계통의 모무늬돌김, 잇바디돌김, 긴잎돌김, 둥근돌김 등이 있고 근간에 개발한 슈퍼김이 있다.

2. 사회문화적인 가치
김 양식에서의 노동 과정이 1980년대 후반 이후 상당히 변화했다. 이 변화는 노동 과정과 분업구조라는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김 양식은 기본적으로 가족노동으로 이뤄진다. 부부와 한 명의 자녀 등 3인이 보통이다.
마을 주민들이 모두 참여했던 김 양식은 점차 참여 가구와 비참여 가구가 분화되고 참여 가구의 양식 규모가 커졌다. 고령화와 함께 김 양식을 포기하는 가구가 늘어갔고, 양질의 노동력을 보유한 가구들이 김 양식을 주도했다. 또 김 양식 대신에 미역, 톳 혹은 어류 가두리나 전복 양식 등 노동 강도가 낮거나 경제성이 높은 품목으로 양식을 전환했다.
양식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 권리를 임대하는 층은 노인 가구 이외에 김 가공업에 종사하는 가구들이다. 원래 김 가공공장은 1980년대 중반에 만들어지기 시작했을 때에는 자가용 김의 건조를 위해 설치됐다. 이들은 자가 채취 김과 인근에서 의뢰하는 김의 일부를 건조·가공했다. 그러다 점차 김 가공공장이 전문화되면서 양식을 하지 않고 권리를 양도하기도 했다.
양식법의 변화에 따라 채취 방법은 직접 손으로 채취하는 방법에서 반자동식, 자동식으로 발전했다. 김 가공 과정도 수동 김발 뜨기, 반자동 기계, 자동기계로 발전했으며 최근에는 채취한 김(물김)을 가공공장에서 위판을 통해 구매해 가공하고 있다.

<자료 제공=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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