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일깨워준 우리의 수산식량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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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일깨워준 우리의 수산식량 안보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05.1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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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연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종자사업단장
김성연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종자사업단장

최근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고 일부 국가의 농수산물 수출이 금지되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만약 이 사태가 더 심화되고 장기화된다면 식량 무기화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섬뜩해진다.

이러한 상황에 수산식량 분야를 살펴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양식 수산물 생산량은 전체 수산물 생산량(383만 톤)의 61.8%(237만 톤, 생산금액 2조7805억 원)로, 연근해어업 생산량의 2.6배를 보였다(2019,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

그러나 우리나라의 수산식량 자급률이 40%인 점과 농축산업 분야의 자급률 46.7%(사료용 곡물 제외)를 감안하면, 우리는 아직까지도 주변의 농수산물 생산국가에 우리의 삶과 식량안보를 맡겨놓고 있는 형국이라 하겠다.

수산양식 기술과 생산성은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육상생물과는 달리 물이라는 매질을 기본 환경으로 하는 수산생물의 생리·생태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관리해야 하므로, 장기적인 목표와 추진전략을 가지고 관련 요소기술들의 개발과 함께 생산성을 향상시켜 수산 기술국의 지위와 수산식량 자급률을 높여가야 한다.

식량 산업에서 종자는 소재·부품·장비의 기초 산업과 같다. 반도체 사태를 통한 소재·부품·장비의 기초산업 육성 정책과 노력에서 봤듯이 식량안보 차원에서 수산양식 산업도 기초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고 제반 기술력을 갖추며 자급률도 높여가야 한다. 수산양식의 기초는 곧 종자이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산림청과 공동으로 글로벌 종자개발 연구개발 사업인 골든시드(GSP)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GSP 사업에서 2016년 이후 수산종자의 수출은 총 1200만 달러(140억 원)를 달성했으며, 수출액은 매년 크게 상승(2017년 138만 달러, 2018년 360만 달러, 2019년 686만 달러)하고 있다. 국내 매출은 지난해까지 34억 원이며, 김 종자 자급률도 15.6%를 달성했다.

현재까지 총 18개 신종자(광어 3, 바리 4, 전복 4, 김 7)를 개발했고, 황금넙치, 돌삼다보어(터봇), 붉바리, 대왕자바리, 대왕붉바리, 배수체 육종참전복, 교잡 슈퍼왕전복, 속성장·다수확 김(골드 1,2,3호, 전수 1,2호, 수과원 112,115호) 등 GSP 개발종자들을 시장에 선보였다.

그리고 수산종자로는 처음으로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 수출했고, 상품화 수출은 황금넙치를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베트남으로, 김을 중국, 대만, 미국 브라질, 캐나다, 호주, 영국, 폴란드, 홍콩 등 총 13개국으로 수출했다.

우량 수산종자의 개발과 개량에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정부에서는 GSP 사업을 통해 폭넓은 투자를 하고 있으나, 타 산업과 비교하면 규모가 크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종자의 중요성을 한 번 더 인식하고 과감한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때이다. 미래 식량안보 구축과 식량 자급화를 위해 앞으로 종료 1년을 앞둔 GSP 사업을 이어갈 차세대 종자산업 프로젝트로인 포스트 GSP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는 이유이다.

해양수산부는 수산양식의 가치와 필요를 알기에 2016년에 ‘수산종자산업육성법’을 입법해 현재 운영 중에 있고, 올해는 ‘양식산업발전법’까지 입법을 준비 중이다. 그리고 다가올 미래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자 ‘아쿠아팜 4.0’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팜 4.0’ 사업에 대해서는 필요성만큼 걱정의 목소리도 있다. 수산생물의 생산기술 분야가 기계화, 자동화, 정보화 및 인공지능화 등의 기술 분야에 가려져 ‘스마트팜 4.0’ 사업의 주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계획하에 지속적 생산성을 갖춘 친환경 수산양식 기술로 발전시켜나가야 하겠다. 해양수산부도 이러한 내용에 대해 알고 있으며, 각 기술 분야별로 세부적인 검토와 종합적인 추진계획을 다시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난 30년이 단순히 수산종자를 만들고 이를 양성해 생산성만을 높이는 발전 단계였다면, 앞으로의 30년은 체계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우량종자의 개발, 생산기술 개발 및 표준화, 안전하고 경제성을 갖춘 친환경 양식 생산, 생산이력 관리와 인증, 가공과 유통 그리고 빅데이터화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합한 스마트 생산·관리 등으로 우리의 미래 식량안보를 책임질 ‘신수산산업 혁명’을 이뤄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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