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해성영어조합법인
상태바
[탐방] 해성영어조합법인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0.04.06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최초 범가자미 종자 대량생산 성공, 산업화 눈앞에

박병연·임택훈 사장, 30년 친구 사이로 기술·운영 정보 공유하며 협력
국내 종자 생산 관한 한 최고 기술 보유, 광어·강도다리·그루퍼·백합까지

양식 어패류 종자 생산 전문업체인 해성영어조합법인이 범가자미 종자 대량생산에 성공해 산업화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범가자미는 고가의 횟감용 어류로, 소비 부진과 가격 하락으로 극심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광어 양식 대체 품종으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최고급 횟감어류 범가자미 종자 대량생산 성공
국내 최대 바지락 생산지인 전북 고창군 심원면 만돌리(애향갯벌로)의 해안가에 자리 잡은 해성영어조합법인(공동대표 임택훈, 박병연)은 지난 2000년 대학 동기인 두 사람과 업계 선배 한 사람이 모여 해산어류 종자 생산업체로 출발했다. 지금은 박병연(사진 오른쪽) 사장과 임택훈(사진 왼쪽) 사장이 독립된 어류 생산동을 운영하고 있으며 패류 종자 생산동은 공동 운영하고 있다.
해성영어조합법인은 지난해 줄가자미, 노랑가자미와 함께 최고급 가자미류 중 하나로 손꼽히는 범가자미 인공종자 생산에 성공했다. 시험 생산이었지만 1만5000마리 생산에 성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 3월 하순 이곳을 방문했을 당시 각각 3개 콘크리트수조에는 부화 50∼60일 된 새끼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수정란은 전남 무안 갈릴리수산(대표 박종순)에서 분양받았다. 이곳에서 수정란을 분양받은 3개소도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 갈릴리수산은 지난 2018년 이후부터 친어 관리를 시작해 올해 수정란 대량 생산에 성공해 범가자미 양식 산업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해성영어조합법인은 올해 갈릴리수산으로부터 수정란을 분양받아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4월 말부터 5월 초에 판매될 양은 5~6cm 크기 30만 마리 정도. 판매 가격은 마리당 2000원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범가자미 종자 대량생산을 30년 친구들이 힘을 합쳐 이뤄낸 것이다. 특히 신품종을 기대하고 있는 제주도 광어양식인들의 부러움이 쏟아지고 있으며 관심은 폭발적이다. 이미 분양 계약은 끝난 상태다.


올해 10cm 크기 30만 마리 분양 예정
범가자미 양식기술 개발은 지난 1990년 중반 이후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추진했으나 어미 확보와 대량 수정란 생산기술이 확립되지 않아 양식 현장으로 보급되지 못했다. 양식업계도 신품종 개발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해 7월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사육 중인 어미를 이용해 성 성숙 유도기법에 의한 수정란 생산에 성공하며, 범가자미의 양식 가능성을 확인했다. 제주도는 광어 단일 품종에 집중돼 있는 어류 양식업 구조 변화를 위해 지하 해수를 이용한 새로운 양식품종인 범가자미 양식 기술 개발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해성영어조합법인 내에 나란히 지어진 두 개 동의 생산시설 내에는 지름 8m 콘크리트수조가 각각 30여 개 들어서 있다. 법인 내 같은 규모의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품종선택에서부터 판매·사육 방법이 달라 별도 법인처럼 운영돼왔다. 하지만 범가자미 종자 생산을 시도한 올해는 왕래가 잦다. 수정란 입식에서부터 초기 먹이, 수온 및 수질관리에 관한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고 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지난해 사육중인 어미를 이용해 성 성숙 유도기법에 의한 수정란 생산에 성공했지만 부화율 상승과 초기 사육 매뉴얼 확립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하지만 현재 범가자미 양식산업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수정란 생산이다. 안정적인 어미관리 업체가 극히 적을 뿐만 아니라 수정란 생산도 안정돼 있지 않다.
범가자미 수정란 양은 광어의 20% 수준으로 적다. 1000cc당 25만∼30만 개 정도다. 산란량이 적기 때문에 수정란 입식에 차이가 있으며 사육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해성영어조합법인은 올해 알값만 1억5000만 원 이상 투입했다. 순차적으로 입식된 수정란은 광어보다 비교적 낮은 수온에서 성장이 높았다. 초기 먹이와 착저 이후 수질관리 등에도 공동 대응하고 있다. 종자 생산 기술은 박병연 사장이, 운영과 판매 등은 임택훈 사장이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 이번 범가자미 종자 생산만큼은 공동 운영체제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 범가자미의 양식 산업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강도다리, 터봇과 왕우럭 등 패류도 생산
군산수산대에서 양식학을 전공한 이들은 27년을 종자 생산에만 종사했다. 학교를 졸업한 지난 1990년부터 전남과 경북, 제주도 등지의 종자 생산업체에서 기사로 종사하면서 광어와 조피볼락 등 종자 생산 기술을 익혔다. 하지만 논 팔고 집 팔아 시작한 제주도에서는 사업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다.
지난 2000년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이곳에 정착하면서 종자 전문 생산업체로 자리 잡고 있다.
해성영어조합법인은 이곳에 정착한 이후 다양한 품종의 종자 생산에 성공하고 기술력을 확립했다. 동해안의 광어 대체 품종으로 개발된 강도다리와 해외 이식품종인 터봇, 수출 유망품종인 자이언트그루퍼 등 바리과 어류는 물론 왕우럭과 3배체굴, 백합, 바지락 등 패류 종자 대량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수년간의 시험 끝에 대형 바리과 어류인 자이언트그루퍼 종자를 대량생산해 국내 최초로 중국 수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바지락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1억 마리를 생산해냈다.
강도다리, 쥐치, 자이언트그루퍼 등 신품종 종자 생산을 시도해 국내 최고 기술자로 대우받고 있는 박 사장은 “국내 자연 자원이 고갈돼 멸종위기종으로 여겨지고 있는 범가자미는 동해안과 제주도의 특산품종으로서 양식산업화가 요구되는 품종이기도 하다”며 신품종 양식산업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연구개발사업(R&D)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개인사업자나 업계에서 소규모로 기술 개발을 추진해 성공했기 때문에 양식산업화를 위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택훈 사장은 “제주도를 비롯한 광어양식업계의 위기 극복 등 양식산업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신품종 개발과 보급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범가자미 양식산업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종자 보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가자미는…

범가자미는 줄가자미, 노랑가자미와 함께 최고급 가자미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어종으로 서해와 남해에 주로 서식하지만 자원 감소로 어획량이 적어 고가에 거래되는 희귀종이다.
범가자미의 지느러미에 범무늬가 있고 등판의 비늘은 소나무 껍질처럼 생긴 게 특징이다. 
유안측은 산호초에 살면 불그스름한 색을 띠고 모래나 개펄에 사는 개체는 암갈색을 띤다. 눈은 일반 가자미와 마찬가지로 정면에서 봤을 때 오른쪽에 몰려 있으며 입이 매우 작다. 무안측은 흰 배에 검은 점이 산발적으로 박혀 있고 지느러미의 범 무늬는 유안측과 무안측 상관없이 있다.
최대 전장은 약 70cm로 체중 6kg까지 성장하지만, 매우 드물며 50cm 이상이면 최고의 상품가치를 가지게 된다.
범가자미의 단가는 kg당 8만 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며 서울, 수도권에서는 노량진수산시장을 통해 드물게나마 접할 수 있지만, 가격은 10만 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일본에서도 kg당 4만 원을 호가한다. 
범가자미는 가자미과 종류 중 최고급으로 통한다는 게 한국과 일본의 공통된 인식이다.
일본에서는 범가자미를 비롯해 희귀한 자연산을 보호하고 개체수를 늘리려는 관심이 지대하다. 그러나 아직은 일본도 축양에만 그치면서 치어 방류를 통한 개체수 보존에만 만족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