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조류 공급 차질에 따른 수급관리체계 재정비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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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조류 공급 차질에 따른 수급관리체계 재정비방안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03.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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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별 적정 채묘시기 공표 시스템 구축 필요

어업인 경험에 의존한 채묘로는 한계 있어
안정적 생산 위해선 육상채묘 확대도 절실
일본은 냉동망 보급해 이모작 형태로 생산

2020년 1월 김 생산량은 2218만 속으로 평년보다 9.2% 적었고,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25.0% 적었다. 1월까지의 누계 김 생산량도 예년보다 높은 수온과 적은 강수량, 적설량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0% 적은 5113만 속에 그쳤다.
1월 미역 생산량은 평년보다 28.5% 많은 8만457톤이었지만, 작황이 좋았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6.8% 적었다. 1월까지 누적 미역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8% 적은 11만1148톤이었다.

 

 

겨울철 고온 지속으로 김 생산 감소
2020년산의 경우 김 채묘 적정 수온인 22℃ 이하로 내려가기 전 대부분 지역에서 채묘가 시작된 가운데, 2019년 제18호 태풍 ‘미탁’이 채묘 직후 주요 김 산지인 전남지역을 내습했다.
이 때문에 전체(107만9000책)의 약 4%인 4만5000책에서 시설 피해가 발생했으며, 특히 진도와 해남지역 김 채묘시설에서 피해가 컸다.
대부분 어가에서는 복구를 위한 채묘용 김망 부족 등으로 중고망을 사용했으며, 김 종자도 지난해보다 2.0% 적은 480만 상자가 생산되면서 복구용 김 종자 공급 부족 등으로 조기 동아 채묘로 전환하는 어가들이 많았다.
특히 김은 채묘 이후 적정 생장 수온이  8~10℃이며, 점진적으로 수온이 내려갈수록 생장이 좋은데 올해는 평년보다 1~2℃ 높은 기간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엽체 탈락과 생장 부진 등의 피해가 컸다. 이로 말미암아 1월에는 해남지역에서 김 생장을 방해하는 경쟁생물인 김파래 부착 피해가 일부 있었고, 2월 들어서는 전남의 피해지역이 확대됐다.
고수온, 이물질 부착으로 미역 생장 부진
미역도 어기 시작 전 잦은 태풍 발생으로 시설시기가 예년보다 20일가량 늦춰졌다. 미역 시설 이후에도 높은 수온이 지속되면서 종자가 녹아내리고 엽체의 싹녹음이 발생하는 등 나물용 물미역의 생장이 부진했으며, 채취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특히 장기간 계속된 높은 수온으로 미역 엽체에 다량의 이물질이 착생해 미역 생장에 영향을 미쳤고, 1월 설 명절 이후에는 강풍 피해로 상당수 엽체가 탈락하면서 작황 부진이 지속됐다. 또한 미역 생장시기에는 강수량이 적어 영양염 유입이 충분하지 않았다.


전복 먹이용 미역 생산량도 감소
2020년산 전체 미역 시설량은 70만6058줄로 2019년산 대비 2.4% 증가했다. 이 중 식용 미역 시설량은 21만8669줄로 2019년산 대비 약 4% 감소했지만, 전복 먹이용은 6.4% 증가한 45만3448줄로 식용 시설량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특히 식용 미역 시설량은 가격 하락과 경영비 상승 등으로 채산성이 낮아 어가들이 자체 수급 조절 차원에서 시설을 줄이는 추세다. 반면에 전복 먹이용 시설량은 해마다 치패 입식량 증가 등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1월 전복 먹이용 미역 생산량은 시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겨울철 이상 고온 등에 따른 싹녹음 등으로 오히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2% 감소한 7만3548톤이었으며, 1월까지의 누적 생산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줄어든 10만124톤에 그쳤다.


해조류 공급부족 사태 장기화될 듯
겨울철 이상 고온은 미역뿐 아니라 다시마 작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부분의 전복 양식어가들은 연중 전복 먹이를 공급하기 위해 늦가을에 미역을 시설하고, 2차로 미역을 채취한 자리에 다시마를 시설해 이듬해 가을까지 공급할 전복 먹이를 준비한다.
올해는 미역 양식 현장에 어기 초 싹녹음으로 인한 시설 철거와 작황 부진에 따른 잔여시설량 감소가 발생해 이른 시기부터 전복 양식어가들이 다시마 시설을 늘리려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같은 수요로 다시마 틀 가격이 한때 지난해 대비 두 배로 상승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전복 먹이를 이른 시기 다시마로 대체하려는 전복 양식어가들의 기대와 달리 올해 다시마 작황도 초기부터 좋지 않은 상황이다. 다시마 시설 초기인 겨울철 수온이 예년보다 높게 형성됨에 따라 지난해 11월 이후 본 양성된 다시마 시설에서도 싹녹음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3월 중순까지 추가 공급을 예정한 가이식 다시마 틀 물량도 일부 해역의 해황 악화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미역 어기가 마무리되는 4월부터 다음 연도 햇미역이 생산되기 전까지 6개월 가까이 전복 먹이로 이용돼야 할 다시마 생장이 어기 초부터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올해 전복 먹이 부족 사태는 미역에서 다시마까지 길게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채묘시기 조절과 냉동망 확대 필요
채묘시기의 수온은 해조류 작황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일반적으로 김 채묘는 추석을 기점으로 실시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이 시기에도 수온이 높게 유지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어업인의 경우 관행적으로 추석 이후 수온과는 무관하게 채묘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이 김 산지별로 적정 채묘시기를 일제히 공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해야 한다.
관계기관에서는 매년 수온 자료를 근거로 적정 채묘시기를 제공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일본처럼 관계자들이 김양식협의회를 구성하고 채묘시기 공표를 정례화해 좀 더 안정적인 해조류 생산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안정적인 김 생산을 위해서는 육상채묘 확대가 절실하다. 현재 육상채묘량은 전체 시설량의 20% 미만으로 매년 증감률이 큰 편이다. 지자체에서는 안정적인 김 생산을 위해 육상채묘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육상채묘 기술에 대한 노하우 부족과 표준 시설 매뉴얼 부재 등으로 크게 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일본에서는 전 지역에 냉동망 보급을 통해 이모작 형태의 김 생산을 실시하고 있다. 냉동망의 장점은 해황과 기상여건 의존도를 조절함으로써 좀 더 안정적으로 김 생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40여 년 전 냉동망 도입을 시도했지만, 전국으로 확산되지 못한 채 현재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다. 이제는 번거로운 작업이 수반되는 냉동망 보급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도 김 생산 시 불안정한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육상채묘와 함께 냉동망 보급을 검토해봐야 한다.


지역별 특성에 맞는 수산종자 개발 필요
수산종자는 양식업 성패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며, 특히 해조류의 경우 자연조건에 따라 작황이 결정되는 만큼 환경내성에 강한 수산종자 개발이 시급하다.
전국 대부분 해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해조류가 고수온이나 저수온에서도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우수한 종자 개발에 나서야 한다. 
현재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김 양식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 안산시 대부도의 김 양식어가가 제공한 광온내성 방사무늬김 품종 개발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대다수 양식어가들은 다수확 가능한 종자를 선호함에 따라 일부 종자에 한해 양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해조류 품종보호권 품종(2020년 2월 기준)은 현재 40개 품종에서 출원돼 있으며, 김의 경우 2015년 1개를 포함해 30개 품종에서, 미역은 8개가 있다. 그러나 이들 모든 품종이 현장에서 폭넓게 사용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국내 해조류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는 개발된 종자 사용에 대한 피드백이, 연구기관에서는 우수한 종자 개발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전복 먹이용 안정적 공급시스템 구축돼야
미역은 전복 먹이용 생산량이 전체의 과반수를 차지할 만큼 전복 양식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러나 해황 여건에 따라 해조류 생산량 증감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올해와 같이 전복 먹이용 미역의 공급 부족이 잦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연중 원활한 전복 먹이 공급을 위해서는 해조류 휴어기(8~10월)에도 먹이가 공급될 수 있도록 냉동창고 등 저장시설 확보가 필요하다. 특히 해조류 생산 성어기에 일부를 전복 먹이용으로 저장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복 먹이 공급난 해소가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이상 기온 등으로 해조류 양식 환경이 점차 변화되고 있어 현재와 같이 전복 먹이용 해조류 공급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미역과 다시마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는 대체 먹이 개발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수 있어 좀 더 근본적인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지속가능한 전복 양식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향후 호주와 남아공과 같이 전복 배합사료 개발이 제고돼야 한다. 물론 육상이 아닌 해상가두리에서 주로 양식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배합사료로의 전환이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연구개발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현장실험을 바탕으로 문제점 등을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


다시마 수산관측 도입 시급
현재 전복 먹이용으로 미역뿐만 아니라 다시마도 상당수 이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품목에 대한 수급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다시마의 경우 전복 먹이의 정확한 물량 파악뿐만 아니라 정책 수립에도 한계가 있다. 
미역은 2008년에 수산관측이 도입됐지만 다시마는 아직까지 관측정보가 제공되고 있지 않아, 매년 늘고 있는 정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처럼 해조류 생산 감소에 따라 전복 수급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상황까지 발생한 만큼 앞으로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수산정책 수립을 추진해나가기 위해서는 ‘다시마 수산관측’의 도입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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