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업 유산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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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어업 유산의 가치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03.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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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보전 및 관리방안
염전을 보전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산품인 천일염 생산의 지속성이 절실하다. 하지만 천일염 생산 규모는 매우 영세하고 분절돼 있으며 유통 과정도 전근대적이다.

전남 천일염은 전국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독점적이며 배타적 지위를 갖고 있지만 생산 영역과 관계없이 유통 영역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특히 천일염 주산지인 신안군은 섬으로 이뤄져 생산·유통 과정의 조직화에 어려움이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농업 분야 작목반 혹은 품목별 조직과 유사한 생산자 조직화가 시급하며, 품질관리 및 생산량 조절, 판매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또 품질관리를 위해 기술 인프라를 활용한 전거래 과정의 체계화를 통해 산지 생산이나 수매 등 공급 위주의 생산지향적 유통체계에서 소비 수요를 중심으로 시장지향적 유통 선진화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염관리법 개정으로 천일염은 식용과 비식용으로 구분돼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용도에 맞는 맞춤형 품질관리 및 보관체계가 갖춰져야 하며, 공급량 조절을 위한 저장창고 확보가 요구된다. 천일염의 식품 적용 이후 보건·위생에 적합한 염전환경과 보관창고, 주변 환경 개선은 물론 생산자 환경과 위생 교육이 필요하다.

천일염산업은 저생산성, 저소득, 불안정성, 인력의 고령화, 시장 개방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폐전으로 염전이 대폭 축소돼 장류, 김치와 젓갈 등 우리 전통 발효식품 및 가공 과정에 필요한 최소한 안전한 천일염 확보도 쉽지 않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천일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가격 보장과 제도적 지원책이 필요하다.

전남지역의 자연환경과 다도해지역의 자연친화적 생산 환경 요소를 중심으로 천일염의 명품 브랜드화가 필수적이다. 천일염의 브랜드 파워를 향상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도해 관광자원과 연계한 산지체험형 프로그램 등 천일염에 대한  인지도 확산 및 제고를 위한 프로모션 활동이 요구된다.

천일염의 성분 및 효능의 가치를 홍보할 수 있는 행사 및 전시회 유치도 필요할 것이다. 국내 시장을 겨냥한 다품종의 천일염 생산을 통해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국제시장에서의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명품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시장 도입 단계에 적합한 시장 확대에 중점을 두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며, 나아가 성장·성숙 단계에서는 품질경쟁력 및 효능 중심의 파생상품 개발을 통한 다차원적 마케팅전략이 필요하다.

전남의 갯벌 천일염은 성분과 효능 측면에서 프랑스 게랑드산 천일염에 뒤지지 않음이 밝혀졌다. 이렇게 명품으로 필요조건을 갖췄지만 염전과 천일염을 역사·문화적 가치로 포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염전은 단순히 천일염 생산 기능을 넘어 논과 같이 준습지 기능을 하고 있다.

천일염은 발효식품을 비롯한 전통장류에 필수적인 재료이며, 남도음식의 근원이다. 슬로시티로 선정된 신안(증도) 지역은 천일염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으로 전통장, 된장, 젓갈 등 발효음식과 연결된 전통음식, 로컬푸드 등과 연계된 음식문화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천일염전은 갯벌의 특성이 잘 보전돼 있어 레저와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체험 생태학습장으로서 갯벌생물과 도요새 등의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갯벌은 경관을 훼손하지 않고 문화·생태 학습 및 체험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갯벌 천일염을 명품 반열에 올리기 위해서는 성분과 성능 못지않게 문화적 가치에 대한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 천일염 생산의 유래, 다양한 소금 스토리텔링 발굴, 전통소금의 생산 방식 복원 및 재현, 소금과 우리 민족의 삶의 관계 등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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