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시를 만나다] 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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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시를 만나다] 거북이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19.12.0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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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김기태

거북이 뭉툭한 발속으로 시간이 들어가네
초침 소리 내지 않고 느릿느릿 걸어가네
거북이 발 멈추고 먼 바다를 바라보면
시간은 잠시 돌 속으로 들어갔다가
생각나면 돌에서 발을 빼고 다시 걷는다네
시간은 부지런히 파도를 몰고 와
거북이 무딘 귀를 때리고 또 때리지만
이내 거품이 된다네 출렁출렁 물이 된다네
거북이 걸어가네 끝없이 걸어가네
걷는 것도 잊은 채 온종일 쉬엄쉬엄

 

※ 김기태 작가는…
경기 안양 출생. 198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사무원>, <갈라진다 갈라진다> 등.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 미당문학상, 김수영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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