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업 유산의 가치
상태바
한국 어업 유산의 가치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19.12.02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 멸치 선별 과정
삶은 멸치는 건조 과정을 거친다. 건조 과정은 상품의 품질과 보관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너무 많이 건조하는 경우에는 유통 과정에서 부스러지는 경우가 발생해 정상적인 가격을 받기가 어렵다. 반면에 건조를 잘못해 수분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에도 부패의 위험이 높으며 색깔이 변질될 우려가 있다.
죽방렴 어장주는 경험에 비추어 수분 20~30%가 될 정도까지 건조하는 경향이 있다. 멸치 건조는 포획한 즉시 삶은 다음 자연햇볕에 말리는 것이 원칙이지만 날씨가 고르지 않거나 해충의 피해가 있으므로 대부분 냉풍건조기로 건조를 하는 경우가 많다. 건조를 마친 멸치는 판매를 위해 크기에 따라 재분류하고 등급을 매겨서 상품 용기에 담는다. 중사리 멸치는 적당히 건조시키고 가지런히 해서 상품성을 높이는 데 힘쓰기도 한다.

5. 사회문화적 가치 측면
1) 지족리의 풍어제

남해군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마을별로 동제를 지내왔다. 동제는 음력 10월 상술일과 보름날 밤에 모시는 마을이 대부분이다. 동제는 당산제, 야제라고도 한다. 야제는 마을 적당한 곳에서 모시지만 요즘엔 마을회관에서 모신다.
동제의 명칭과 시기는 마을에 따라 각기 달랐는데 남해군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당산제, 야제, 산신제, 동제가 행해졌지만, 이동면 금석리 지석묘 주변에서는 음력 10월 14일 추야제, 이동면 회계리에서는 정자나무 밥무덤에서 반상제, 삼동면 영지리에서는 영지마을과 제방수문 앞에서 제언제(음력 3월 11일, 음력 7월 11일), 삼동면 송정리와 남면 석교리, 남면 사촌리에서는 마을회관에서 봉안제, 남면 평산 1리와 고현면 성산리, 갈화리에서는 서낭제가 열렸는데, 이들 동제는 대부분 부정한 액운을 물리치고 농업과 관련해 풍년을 기원하는 성격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유독 삼동면 지족 2, 3리(음력 정월에 지족해안에서 풍어제)와 조도(지금의 미조면)에서는 풍어제를 올렸고, 남면 덕월리에서는 용왕제가 열렸는데 풍어제와 용왕제는 모두 어업과 관련해 풍어를 기원하고 무사와 안전을 비는 동제로 열렸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지족 2, 3리가 어업이 매우 성행했고 특히 죽방렴 업자들이 많았으며 바다가 주민 생활의 중요한 터전으로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지만 비단 지족리와 남면 덕월리에서만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남해군은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반농반어의 생활 모습이 군내 어디에서나 행해졌을 것이고 바래길이 곳곳에 남아 있으므로 바다는 남해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라 할 수 있고, 풍어와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이 동제 곳곳에서 행해졌을 것이 분명하다.

2) 정치성 어구인 돌발과 죽방렴
정치성 고정 어구는 설치 위치를 쉽게 옮길 수 있는 것과 옮기기 힘든 것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자를 운용 어구, 후자를 고정 어구라고 한다. 고정 어구는 대략 수심 50m 이하의 연안에서 일정 기간 부설해두고 고기를 잡는 어구이다. 남해군 연안에 설치된 고정 어구는 돌발, 죽방렴, 개량식 대모망, 소대망, 각망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돌발과 죽방렴은 일단 설치되면 문자 그대로 위치가 고정되는 어구지만 개량식 대모망, 소대망, 각망 등의 정치망 어구는 어획 과정이 완료될 때까지만 위치를 옮기지 않는다.

<자료 제공=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