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미세플라스틱 줄이기 시민들도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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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미세플라스틱 줄이기 시민들도 동참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9.04.04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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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미세플라스틱 데이터 수집하는 등
모니터링 참여 통해 행동·인식 변화에 영향
과학적 연구 더불어 일반 대중 참여도 중요


전 세계적으로 해양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195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생산량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과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 중에서도 미세플라스틱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크기가 5mm 이하인 플라스틱을 말하는데, 마이크로비즈처럼 처음부터 작게 제조된 1차 미세플라스틱과 큰 플라스틱이 풍화작용에 의해 작게 쪼개진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해양에는 5조2500억 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분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태평양에 떠있는 미세 플라스틱 농도는 2080년에는 현재보다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연구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과 더불어 관련 연구 역시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 해양쓰레기 연구동향 변화를 통해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1970~1980년대에 상당수의 연구가 진행된 이후 정체기를 맞았던 해양쓰레기 연구는 2000년대 후반부터 미세플라스틱이라는 새로운 이슈가 등장하면서 다시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의 발생원, 분포 및 이동경로, 그리고 생물 축적으로 인한 위해성을 비롯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 등이 주로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다른 해양오염 문제에 비해 훨씬 광범위하고 복잡해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시민과학과 미세플라스틱 연구 접목
영국의 환경보전단체인 저스트 원 오션(Just One Ocean)은 미세플라스틱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The Big Microplastic Survey’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세플라스틱 연구가 안고 있는 어려움 중 하나는 연구자 수가 과거에 비해 증가 추세이기는 하나 여전히 소수라는 것과 개별 연구 프로젝트의 제한된 시공간적 범위 내에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는 점이다.
반면에 일반인들의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참여 수단과 기회는 적은 편이다. 해변 청소, 해변쓰레기 시민모니터링 등은 주로 대형 쓰레기에 국한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세플라스틱은 작은 크기로 인해 쉽게 눈에 띄지 않고 이들이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가 상대적으로 더 어렵기 때문이다.
저스트 원 오션은 바로 이 점에 착안해 시민과학과 미세플라스틱 연구를 접목한 The Big Microplastic Survey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 포츠머스 대학과 공동으로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미세플라스틱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시민들이 해변 미세플라스틱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2018년 7월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 42개국에서 일반시민뿐만 아니라 대학, 환경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조사방법은 비교적 간단한데, 해변에서 1m² 크기의 정사각형 내의 다섯 지점을 샘플링하고 같은 방식으로 5m 간격으로 총 5회 반복하면 하나의 샘플 수집이 완료된다. 여기에서 미세 플라스틱만 분리한 후 조사카드를 작성해서 사진과 함께 제출하면 된다. 향후에는 참가자들이조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업로드 할 수 있도록 GIS 기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시민 행동과 인식 변화에 긍정적 영향
시민과학은 해양 미세플라스틱 연구를 위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시민들의 의식과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 해양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
해양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해양환경보호전문가그룹(GESAMP) 보고서는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과학적 연구의 확대와 함께 일반 대중의 인식과 행동의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The Big Microplastic Survey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시민과학에 기반한 해변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은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의 갭을 메꾸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모니터링 참여를 통해 시민들의 행동과 인식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해양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전국 해안을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2.5cm 이상의 대형 쓰레기만을 조사대상으로 하고 있다. 다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인적 자원을 활용하여 해변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도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해볼만하다.


주요국, 미세 플라스틱 줄이기에 적극 대응
최근 유럽연합은 향후 20년간 약 40만 톤의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미세플라스틱 오염원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유럽화학물질관리청(European Chemicals Agency)은 최근 미세 플라스틱 배출 금지 법안(Proposal for a Restriction: Intentionally added microplastics)을 제출했다. 이를 통해 유럽은 2020년부터 매년 3만6000톤에 이르는 미세플라스틱섬유 및 조각들을 줄일 계획인데, 이는 유럽에서 연간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 오염원의 90%에 해당한다.
법안에서는 제품 생산에 필수적이지 않으면서도 단순히 편의성이나 이윤 확대를 위해 첨가된 미세플라스틱을 사용금지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특히 비료와 같이 식생활과 직결된 제품의 경우 미세플라스틱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법안이 통과되면 화장품, 세제, 도료 등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제품 설계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될 것이며, 나아가 건설, 농업, 화석연료 분야 등 다양한 산업계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진행
독일, 오스트리아 등 국가 연구기관들은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결과를 지속적으로 발표, 정부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2018년 4월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의 프라이탁(Freitag) 교수 연구팀은 정원이나 농장에서 사용되는 유기농 비료를 통해 유입된 미세플라스틱 조각이나 섬유들이 인간의 먹이사슬 안으로 들어올 수 있음을 경고했다.
같은 해 10월 오스트리아 환경청에서 핀란드, 이탈리아, 일본 등 세계 8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체 배변에서 10그램 당 평균 2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됐다.


우리나라도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우리나라도 이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기 위한 법률 정비와 정부의 컨트롤타워 및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2018년 우리나라 8개 해역, 41곳의 해수를 채취하여 검사한 결과, 1㎥ 당 평균 871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분포하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특히 도시 인근해역의 경우 평균 1051개가 검출됐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의 먹거리와 연관된 국내 연안의 굴이나 게 등 수산물을 포함한 139개체해양생물의 배설물에서는 평균 135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2017)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는 ‘2019년 주요정책과제’ 가운데 하나로 ‘해양쓰레기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제시했고, 지자체들은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캠페인에 앞 다투어 동참하는 등 뜨거운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이를 실효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법·제도적이고 조직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히 필요한 실정이다.
<자료 제공=한국해양수산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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