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방어에 국민횟감 자리 내 준 광어의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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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방어에 국민횟감 자리 내 준 광어의 살길
  • 탁희업
  • 승인 2019.03.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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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횟감 광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장관이 나서 소비를 권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불황도 이런 불황이 없다, 이토록 힘든 적이 없었다는 생산자들의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상황 반전의 기미는 없어 보인다.


최근 제주도 산지 출하 가격은 10년전 대비 20% 이상 하락한 수준으로 생산원가에 훨씬 못미친다. 출하하는 순간 적자를 보는 상황이다.

광어가 이같이 몰락 수준에 까지 처하게 된 원인은 대부분 파악됐다. 그러나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장기화, 고착화 조짐이 보이고 있어 위기감이 더욱 높은 게 사실이다.


최악의 가격이 형성된 가장 큰 요인은 과잉생산과 소비부진이 꼽히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세차례 가격 하락이 발생했는데 이것은 생산이 크게 늘어난 때문으로 나타났다. 하락세에 있던 광어 가격이 회복되면서 2009년 양식장들이 우후죽순 늘어났다는 것이다.

KMI에 따르면 2014년 2018년도 같은 현상으로 모두 전년대비 80% 이상 과잉공급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 531개소의 광어양식장 중 360여곳이 제주도에 있으며, 국내 전체 생산량의 60%를 제주도가 차지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제주어류양식수협도 광어가 직격탄을 맞은 가장 큰 원인을 공급과잉을 꼽고 있다.


소비부진은 우리나라 횟감용 양식어류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모양세다. 광어는 양식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대표적인 고급 횟감으로 꼭 한번 먹어봐야 하는 횟감용 어류였다. 양식 기술의 보편화와 대량 생산이 자리잡으면서 국민횟감으로 대접받았다.

하지만 전국 어디를 가든지, 사계절 어느때나 먹을 수 있는 보편적인 횟감이 되면서 국민 횟감 자리가 흔들렸다. 여기에 노르웨이의 청정성과, 초밥, 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과 간편한 조리를 앞세운 연어와 제철 음식을 찾는 식도락가들의 겨울철 대표 횟감으로 등장한 방어 등 대체먹거리가 등장하면서 역대급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복잡한 유통 구조로 생산 현장에서의 출하가격이 폭락 수준을 기록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지의 가격은 요지부동 변하지 않는 것도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려 세우는 요인이다. 소비성향의 변환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 광어가격 폭락의 근본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생산자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 정부 모두가 원인을 파악하고 있음에도 개선의 노력이 없다는 것이다. 원인을 파악했다면 해소 방안을 강구하고 직접 실행에 옮겨야 한다. 연어와 방어가 소비자들에게 대접받고 있는 사실이 파악됐으며, 간편하면서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는 것도 조사 결과 드러났다.


제주도 역시 지금 상태로 광어양식을 하게 되면 수입산 연어등에 질 수 밖에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한데 광어는 아직도 갈 길을 정하지 못하고 헤매는 모습이다. 생산업계는 생산원가 미치지 못하며 파산위기라며 울상만 짓고 있다. 특별긴급관세부과와 군납물량 확대를 요구하는 정도다. 생산자 단체인 수협이 겨우 자체 수매량을 늘리고 시식회와 판촉행사를 추진하는 정도다.

이러한 움직임이 당장의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 세계 최고 품질의 광어를 생산하면서도 홍보 부족과 전략적 마켓팅 부진, 소비자 입맛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 제품이 되지 않는다면 국민횟감 자리를 되찾아 오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우선 변화된 소비트랜드에 대응한 품질 개선과 다양한 제품 개발, 홍보역량 강화등의 장단기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연어와 방어는 최근 무서운 기세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활어를 바탕으로 한 광어는 여전히 소비패턴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연어가 전세계 소비시장을 장악하게 된 것은 수년전부터 현장을 분석하고 소비시장에 대한 대응을 강구하고 존재감을 쌓아 왔기 때문이다.

생산자들 역시 철저한 위상 관리와 안정성이 확보 사료 및 자동화 시설을갖추고 시장 동향에 맞는 제품 생산을 추구해 왔다. 일본 역시 양식산과 자연산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방어 품질을 개선하고 양식기술도 고도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인을 규명했다면 이를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전의 방식을 답습한다면 불황의 늪을 탈출할 수 없다. 일시적인 호전 상태를 맞을 수 있으나 또다시 곤두박질 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생산자들 역시 이번 일을 기회로 반전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나 소비자들에게 기대는 것도 한계가 있다. 개인의 노력이 없거나 경쟁력이 없는 업체는 정리될 수 밖에 없다.


앞으로도 생산원가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외국인으로 대체된 양식장 고용 인력도 인건비가 예전보다 크게 올랐다. 최저인건비 상승도 적용받아야 한다.


수질 악화와 새로운 질병 유입,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 요구등으로 시설 개선과 환경관리에 더 많은 원가가 투입돼야 한다. 자원감소등으로 인한 생사료 가격 역시 상승될 수 밖에 없다. 교효율 어분은 구하기 조차 힘들지도 모른다. 특히 30∼40%에 달하는 폐사율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양식장 수지 개선은 희망사항에 그칠 수 있다.


최악이라고 인식될 때 반등을 모색해야 한다. 스스로 자구 노력이 없는 한 원하는 결과를 얻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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