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도 안전한 원자력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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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도 안전한 원자력발전소
  • 하주용
  • 승인 2004.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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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전은 리히터규모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를 갖추고 있다.
우선 원전은 부지선정단계에서 원전반경 3백20km 이내의 광역지질조사와 원전 인접 8km의 정밀 지질특성조사를 통해 활성단층이 존재하는가는 평가한다. 또 설계단계에서는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과 지반특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설계에 반영한다. 원전의 궁극적인 안전 목표는 방사성물질의 외부 누출방지에 있기 때문에 일반건물이나 다른 산업설비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의 내진설계를 하게 된다. 또한 건설단계에서는 내진설계에 걸 맞는 엄격한 품질관리로 완벽한 시공을 하며 내진구조물과 내진설비, 지진감시계통을 설치한다.
현재 국내에서 가동되고 있는 원전은 자동지진감시계통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진을 계측, 지반가속도가 0.01g(g는 지진의 힘을 나타내는 단위, 리히터규모 4)를 초과할 경우 경보가 울리고 0.1g(리히터규모 5.6)를 넘어설 때는 가동이 정지된다. 다만 울진 1.2호기만은 0.02g에서 경보가 울리도록 돼 있다.

지진 발생빈도가 늘어나는 이유는

1970년대 우리나라 지진발생 빈도는 연간 20~25건 정도였다. 1990년대 초부터 점차 증가추세를 보이면서 2000년대에는 연간 40~45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는 지진관측 장비가 보강되고 기기가 첨단화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첨단 기기들이 리히터규모 2이하의 미미한 지진까지도 감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히터규모 3 이상의 지진은 매년 평균 10건 정도로 70년대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말 기준 우리나라 지진 관측망 수는 33개소로 80년대 초 6개소, 90년대 말 18개소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전 세계 원전 가운데 지진으로 피해를 본 경우가 있는가

전 세계적으로 4백30여 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지만 지진 발생으로 피해를 본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5년 1월 발생한 일본 고베지진은 리히터규모 7.2의 강진으로 일본 지진관측사상 최대의 파괴력을 지녔던 것으로 밝혀졌다. 고베지진으로 인한 피해규모는 사망 5천2백49명, 부상 2만6천8백4명, 이재민은 약 20만명에 이르렀고, 물적 피해는 14조1천억엔에 달했다. 그러나 당시 고베시에서 1백km 떨어진 곳에 관서전력소속의 미하마원전 2,3호기, 다까하마 1호기를 포함, 모두 11개의 원전이 가동 중에 있었지만 별다른 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989년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지진은 리히터규모 7.1이었다. 주변에는 버클리원전과 란초원전, 디아블로 캐년원전 등이 운영되고 있었지만 피해는 전혀 없었고 모두 정상 작동됐다.
울진원전 경보가 울리지 않은 것은 강도가 약했기 때문

지난 5월29일 오후 7시14분 경북 울진 인근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리히터규모 5.2였으나 진원지로부터 80km 떨어진 울진원전에서 감지된 것은 리히터규모 2.0~3.0 정도로 아주 미미해 소수의 사람만이 느낄 정도였다. 울진원전 내부의 지진감지기가 측정한 지반가속도는 0.057g이었다. 따라서 경보장치가 울리지 않은 것이다. 한국표준형원전인 울진 3,4호기와 5.6호기는 지반가속도 0.01g에서 경보가 울리고 0.1g에서는 운전이 정지되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권고사항이나 미국의 설계기준을 보면 원전 지진경보는 지반가속도 0.01~0.02g에서 울리도록 돼 있다. 따라서 당시 반핵단체나 일부 언론에서 “울진원전은 지진을 감지하는 경보장치가 울리지 않았고 또한 지진에 대한 주민들의 대비책도 엉성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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