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의 흑진주 캐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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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의 흑진주 캐비아
  • 장승범
  • 승인 2004.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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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 직전까지 서울의 유명 바에 영화 ‘007’ 주인공처럼 근육질의 건장한 서양 남성이 미모의 한국 여성들을 매번 바꿔가며 데리고 나타났다. 소공동의 스포츠 바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그의 직업은 로마의 정보요원이라는 설이 있었다. 그가 한국의 미인들을 유혹하는 미끼는 매번 똑같은데 그것은 바로 ‘캐비아와 보드카’였다. ‘벨루가 캐비어와 앱솔루트 보드카’의 이상적인 궁합처럼 그들 또한 남의 눈에 선망의 대상이었다.

종종 주방의 흑진주로 표현되는 캐비아. 일종의 ‘상어알 젓’으로 흑해와 카스피해에서 서식하는 철갑상어의 알을 살짝 소금에 절인 것을 말한다. 캐비아는 철갑상어의 종류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철갑상어인 벨루가는 3백50파운드의 알을 낳으며 은회색 빛으로 가격 또한 제일 비싸다. 오세트라는 45파운드의 황갈색 알을,세브루가는 가장 흔한 것으로 12파운드의 알을 낳는다.

특히 캐비아는 유질이 많고 빨리 상하기 때문에 조금 먹는 것이 좋으며 통조림 상태라도 꼭 냉장보관을 해야한다. 이들 서식지를 양분하고 있는 러시아와 이란이 주요 수출국. 캐비아는 식전에 먹는 전채로서 최고 인기 품목이나 일반인들은 가격 때문에 감히 엄두도 못 낸다. 전통적으로는 멜바 토스트(조그만 사각형으로 바삭하게 구움)나 블리니(러시아식 전병) 위에 레몬을 뿌린 캐비아를 얹고,그 위에 양파,삶은 계란 노른자,흰자 으깬 것 등을 함께 올려서 손으로 먹는다.

최근 러시아 과학자들에 의해서 알만 빼고 철갑상어를 다시 살려 보내는 기술이 개발되었다고는 하나 무분별한 포획으로 환경론자들의 공격을 받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부산에서 양식에 성공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과연 맛도 똑같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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