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남녘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 별미 가운데 별미인 장흥 된장물회가 그것이다. 한결같은 남도 특유의 인심과 넉넉함은 덤이다.도심 횟집에선 찾아보기 힘든 된장물회는 남녘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유 음식이다. 재료는 청정 득량만에서 갓 잡은 쒜미 혹은 범치라고 부르는 어린 생선의 속살과 깔딱(농어 새끼), 돔새끼 같은 싱싱한 생선이면 뭐든지 재료가 된다.

된장 국물은 약간 시큼하게 익은 열무김치(국물)와 집에서 담가 잘 익어 향기로운 고유 된장에다 풋고추, 오이, 양파, 마늘을 썰어 넣어 만든다. 된장물회는 이 된장 국물에 양념을 버무린 생선회를 넣은 다음 얼음을 둥둥 띄워 내놓는 것을 말한다. 마치 여름에 별미로 많이 먹는 오이냉채처럼 맛이 담백하고 시원한 것이 특징.매콤하면서도 독특한 맛이 여름철 별미 가운데 제일이다. 주된 양념이 된장인지라 속을 풀어주는데 좋고 소화가 잘 된다. 매운 맛이 강하기 때문에 식욕을 잃기 쉬운 여름철 고유의 별미 가운데 최고로 손꼽힌다. 애주가들의 속을 말끔하게 풀어주는 해장 요리로도 으뜸이다.

원래 된장물회는 며칠씩 고기잡이를 나간 어부들이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준비해 간 김치가 시어버려 버리기 아까운지라 잡아 올린 생선과 된장을 섞어 먹은 데서 유래했다. 아무리 신 김치라도 된장과 생선이 중화작용을 일으켜 비린내도 없고 적당한 신맛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