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생존 위해선 산업의 규모화·고도화 필수
상태바
세계시장 생존 위해선 산업의 규모화·고도화 필수
  • 안현선
  • 승인 2016.05.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
이윤아 마린씨드 대표

어업인들이 지난 30여 년간 피 땀 흘려 손수 일군 한국 전복산업이 이제는 연 생산량 1만2000톤을 넘어 연관 산업까지 합해 연 1조원 규모의 산업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현 상황은 대내외적으로는 한-중 FTA, TPP 체결 등 국경을 넘은 전 지구적 경쟁시대의 도래, 저성장으로 인한 국내외 경제의 침체에 따른 불안요소 등 여러 장벽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이러한 때, 어느덧 성숙기에 접어든 한국 전복산업의 현황을 돌아보고 멀게는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의 육성방안, 가깝게는 수출활성화 방안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전복산업 발목잡고 있는 유통구조
올해 한국 전복산업은 주생산지인 완도를 넘어 해남, 진도, 신안, 제주 등 새로운 산지에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 중이다.
특히 이 중에서 주목되는 것은 정부의 전복수출전용단지 조성사업으로 시작된 진도의 전복섬 사업으로, 새롭게 입식된 2만 칸의 진도어민조합이 키운 양성물량이 2017년 첫 출하를 앞두고 있고 동시에 속속 들어서는 신규치패양식단지가 더 큰 양적성장을 예상케 하고 있다. 또한 동시에 양식시설업, 사료업, 약품업 등 양식 연관산업이 함께 발전하면서 수출시장을 넓힌 반면 중국산 치패가 부지불식간에 한국치패시장을 반 이상 장악해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러나 양적인 성장이면 전복산업의 실상은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화려했던 옛 시절의 유물이 되어버린 청산도의 조기파시처럼 전복산업도 언제 사양산업이 될지 모른다. 한국 전체 전복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완도군에서조차 전복은 여전히 산지공동집하 출하시설 없이 어가와 유통업체 간 개별거래로 유통되고 따라서 계획적인 가격관리와 출하관리를 통한 수급조절이 어려운 매우 탄력적인 상품이다.
이렇게 된 주된 원인은 전복산업이 생산부터 출하까지 어촌계도 아니고 개별 어가 각각이 별개로 움직이는 구조로 이뤄진 비생산적구조에 있기도 하고, 일찌감치 전복유통구조의 취약성을 파악한 일본바이어가 결정한 매입가에 한국 현지의 유통가가 오히려 따라가는, 제살 깎아먹기 수출경쟁 속에 왜곡된 유통구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전복은 상품이 가져야할 가장 기본적인 요건인 규격화, 등급제가 안 되어 있고 오직 유통단계의 편의에 따라 크기로만 분류돼 있는 것이 큰 문제점이다. 전복의 규격화 못지않게 품질에 따른 등급제 역시 이제는 중요해, 전통적 방식대로 미역다시마를 먹여 바다에서 친환경적으로 키우는 고급품 토종한국전복과 품종 개량을 통한 속성장 신품종전복, 인공사료를 먹이거나 새로운 양식방법(육상, 복합, 빌딩양식 등)으로 최대한 생산비를 절감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새로운 대중품 전복을 구분하여 각 소비시장에 맞게 상품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선별된 활전복 상품화만이 아니라 기준미달, 잉여전복의 가공을 통한 새로운 수익모델의 창출과 수출상품화까지 동시에 가능하다.
이렇듯 이제는 전복산업의 양적인성장이 아니라 질적인 성장 그리고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성장에 집중해야한다.

다양한 가공제품으로 활용 가능
충분한 원료의 확보가 가능해진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가공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이즈가 유통시장에 맞지 않거나 저품질의 잉여전복은 국내외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개발할 수 있고, 전복의 기능성 소재를 활용한 의약품, 화장품 등의 개발 역시 활발해 이미 중국수출전용화장품이 개발돼 유통되고 있고, 기능성 전복소재 역시 칼슘제, 강장제, 영양보충제 등으로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여기에 부산물을 활용한 건축자재, 기능성사료비료, 탈취제, 액세서리 등 버릴 것이 없는 다양한 생활 속의 소재로 활용가능한 점이 전복의 매력으로 이는 더 연구되고 개발돼야만 한다,
게다가 한국 전복산업은 혼자가 아니라 연관 산업과 밀접하게 발전해왔기에, 이를 위해 전복사료로 양식되는 미역다시마 해조류 역시 더욱 안정적인 생산과 원료확보가 필요하고, 전복양식시설업, 사료업, 약품업 등 연관산업 역시 한국산 제품이 신뢰받는 앞선 기술력,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R&D를 통해 세계시장으로 수출상품화 되어 한국 전복산업 도약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제는 발전된 한국 전복양식기술을 세계 곳곳의 양식적지를 개발해 미래의 식량자원 해양영토를 확보하는 데에도 확대 적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까운 미래가 될 또 하나의 영토 북한 바다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한 조사연구, 교류확대도 속히 시작해, 통일시대에 대비해야한다.

한국 전복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세계시장에서 생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무엇보다 전복산업전체의 규모화,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산기업은 M&A를 통해 통합, 거대규모화가 가속되고 있으며 최대 경쟁국인 중국의 경우 단 하나의 전복회사의 매출 규모가 모든 한국전복유통회사들의 매출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상황이다.
이를 위해선 관련 산업인이 모두 모여 원료생산부터 유통, 가공, 수출까지 하나의 한국전복단일 통합기구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업종별수협 한국전복수협이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수협중앙회와 전복산업연합회가 주도해 최우선적으로 전복공동경매장을 건립, 공동출하를 통해 수급을 조절하고, 경매를 통해 가격을 관리하며 안정적 원료공급과 R&D를 통해 각 제조공장별 특화된 수출상품을 만들어 공동출자한 수출마케팅 단일기구를 통해 한국전복단일 브랜드로 통합 마케팅 수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된다.
이를 위해 국내외의 성공한 생산자협동조합의 수출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이제 우리의 경쟁상대는 더 이상 자국의 동종업체가 아니라 다국적 수산 거대기업이라는 점을 각 산업 구성원 모두가 인식해야한다.
올해는 생산량이 최소 1만2000톤을 넘어서는 양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전복가격이 하향 안정화된데 반해 최대 경쟁국이자 수출유망국인 중국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고질적인 전복폐사와 중국정부의 반부패 정책, 경기 부진으로 인한 소비저하로 그 어느 때보다 가격이 상승되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바로 이때가 한국전복 수출의 적기로서 이제는 어느 정도 확보된 가격경쟁력과 품질안정성을 바탕으로 전복업계가 합심해 단일기구를 통한 수출마케팅으로 대중국 수출시장을 반드시 확보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과거 일본수출시장에서의 패착을 거울삼고 한국전복 고유의 친환경성, 우수한 미역다시마 먹이, 청정바다 등의 이미지와 함께 현지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다양한 전복 가공품을 개발해 함께 마케팅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FTA시대에도 한국전복산업은 국제경쟁력을 갖춘 미래한국수산업의 블루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직, 생산 어업인부터 관련 업계 구성원 모두가 총단결해야만 한국전복산업이 도약할 수 있다. 어쩌면 더 이상의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전 지구적 생존경쟁시대에서 시장경제체제의 일개 소모품이 되어, 단순 저가원료생산기지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운명을 주도할 것인가. 그만큼 절체절명의 시기로 기회인 동시에 또한 위기임을 자각하고 이제는 제살 뜯어먹기 식 경쟁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를 위해, 무엇보다 우리 자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전복산업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함께 가야한다.
식량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개인에겐 목숨이고 나라에겐 주권이다. 미래한국수산업의 희망인 한국 전복산업이 지속가능하도록 반드시 지켜지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