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 수산물 배 타고 바다를 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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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 수산물 배 타고 바다를 건너다
  • 탁희업
  • 승인 201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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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22일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가운데 마지막으로 출범식을 가진 인천 혁신센터에 박근혜대통령이 시찰한 후 싱싱한 활어를 세계 곳곳에 수출할 수 있는 컨테이너 기술에 보였다. 한진 마크가 찍힌 관계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대통령에게 세계 최초 활어 컨테이너에 대해 설명했다. 활어를 컨테이너를 이용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이 창조경제 사례가 된 것이다. 이어 11월 4일 미국 동부 뉴욕에 경남산 활어가 도착해 활어컨테이너를 이용한 해상수송으로 미국 동부지역에도 활어 수출길이 열리게 됐다.
(사)거제어류양식협회가 지난 2009년 개발에 착수해 2011년 처음으로 미국 수출에 나선 컨테이너를 이용한 활 수산물 수출은 올해 160톤을 계획하고 있다. 활컨테이너(LIVE FISH CON)는 현재 15개가 운용되고 있으며 올해말까지 40개로 늘어난다. 지난 2012년부터 미국 서부시장과 대만, 홍콩 등으로 210여t(620만 달러)을 수출해 왔다. 활컨테이너가 선적부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60여일이 걸린다. 매주 1개 컨테이너를 수출할 경우 최소 15개정도가 필요한데 올해 이러한 시스템이 완비될 경우 활수산물 수출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활컨테이너 올해 40개 확보 기반갖춰

활컨테이너(LIVE FISH CON)를 이용한 해상 수송은 획기적인 물류비 절감 수출 극대화, 안정적인 물량공급, 세계 활수산물 해상운송시장 선점, 즉각적인 기술활용 및 상용화 가능, 대규모 시설투자와 대량생산 가능하다. 특히 항공 수송보다 운송비용이 50%정도 저렴하며 운송기간동안의 폐사율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원하는 지역에 최상의 품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활컨테이너(LIVE FISH CON)은 온도조절은 물론 암모니아 등을 자동조절하고 여과장치가 가동돼 선적된 활어들이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항공 수송의 경우 활어가 폐사하지 않을 정도의 반수면상태 등 최소한의 조건을 제공하는 반면 활컨테이너는 양식장과 같은 조건을 유지해 준다.
(사)거제어류양식협회는 지난해 미국 동부지역인 뉴욕에 활어 수송에 성공했다. 그동안 이용했던 서부지역 LA롱비치는 11∼12일정도 소요되지만 동부지역은 26∼27일이 걸려 폐사 등의 위험부담이 높다. 때문에 40피트 컨테이너에 보통 2톤 전후의 어류가 실리지만 동부지역은 50% 적게 선적됐다. 우럭, 강도다리, 넙치와 함께 하동 ‘왕의녹차 참숭어’ 브랜드를 가진 참숭어가 처음으로 미국 수출길에 동참했다. 폐사가 발생하지 않고 성공한 미국 동부지역 수송은 활어운송 기간으론 세계 최장 기록으로 추정돼 수요가 있다면 국내 활수산물의 전세계 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지난해 미국 동부 진출 성공, 베트남도 계획

지난 2008년 11월 창립된 거제어류양식협회 이사로 활동하면서 활수산물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박태일이사는 미국 수출의 성공을 발판으로 최근 수출 시장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실적이 부진했던 대만과 홍콩은 철수하고 중국에 이어 베트남 시장 공략을 준비중이다. 홍콩은 운반경쟁력을 바탕으로 추진했으나 중국 시장과 가격 경쟁에서 뒤져 포기했다. 이를위해 수출을 위한 인프라사업, 국내 물량장 이전, 시장 개척 등을 담당하는 협회 자회사 성격의 ‘아라에프엔디(ara f&d)’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자회사 운영은 사단법인하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다양한 수출입 업무를 수행하기 위함이다. 이를위해 수산관련 학과를 전공한 전문가(구자선 부장 등) 2명도 채용했다.
지난달 19일 경남 거제시 사등면 거제수협 가공공장 부지에는 수출용 활컨테이너가 물량 선적을 준비중이었다. 제주와 통영, 여수, 하동등지에서 구매한 활어들이 도착하면 선적을 한 후 부산항으로 옮겨 수출 길에 오른다. 올해 40여대의 컨테이너가 확보돼 기초적인 기반을 갖춰졌다. 하지만 수출을 위한 적재시설 등 물량장은 여건이 열악해 부산 신항이나 거제의 항만부지 활용을 검토중이다.
박 이사는 활수산물 수출의 가장 선제조건은 브랜드화라고 단정했다. 지난해 미국서부와 동부지역에 진출하게 된 것도 제주 광어와 하동 녹차숭어라는 브랜드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활수산물의 해외 수출은 물량으로는 불가능하며, 생산 능력을 감안한 생산과 품질관리, 유통 이력은 물론 브랜드화가 돼야 합니다. 특히 미국 뉴욕의 경우 자연산 활어의 생식(횟감 등)이 금지돼 있어 생산 이력과 안전성이 관건입니다.”

수출 확대를 위해 브랜드화 선행돼야

미국 뉴욕주는 8월 이후 뉴욕의 모든 식당은 회나 스시를 만들 때 냉동장치의 온도에 따라 15시간~7일간 냉동 보관한 생선을 써야 한다. 다만 조개류, 양식어류, 참치의 특정부위는 이규정에서 예외가 된다. 이 규정에 따르면 식당들은 온도에 따라 최소 15시간에서 최장 일주일 동안 냉동 보관된 생선을 음식에 사용해야 한다. 국내 양식어류의 수출 가능성은 확보됐지만 안전성이 관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넙치, 조피볼락, 강도다리, 숭어 등을 160톤 수출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경남 통영 거제지역 가두리에서 많이 생산되는 조피볼락은 현재 시장 개척 단계에 있지만 650∼700g 크기가 찜 용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다. 이를위해 미국 서부지역 시애틀, 벤쿠버 소재 마켓 2∼3여개에서 무료시식회 및 특판 행사, 미동부지역은 뉴욕소재 마켓 2∼3여개 무료시식회 및 특판 행사와 베트남 하노이 소재 마켓(롯데, 현지 중화권 미켓)에서 무료시식회 및 특판 행사등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한인대상 수출 보다는 중국 화교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 개척에 주력할 방침이다. 튀김이나 찜을 주로 먹는 화교들이지만 살아있는 최상의 활어를 재료로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인시장이 연간 1000∼1200톤 정도이지만 화교시장은 10배이상이라는 것.
활컨테이너(LIVE FISH CON)은 시작 초기단계에서 모두가 반대하고 실패를 예상했지만 이제는 경남도 뿐만 아니라 국내 수산물 수출의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박 이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과당경쟁이나 실적위주의 경쟁은 모두가 망하는 길이라고 강조하는 박 이사는 장기적인 계획하에 3∼4년간 홍보와 특화된 장점 등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국내 수산물 생산 여건은 대량생산보다는 다양성에 있기 때문에 기능성이나 특화된 제품을 대상으로 수출을 해야 한다”면서 “국내 수산물 수출 확대를 위해 활수산물 수출의 선도자로서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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