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확대를 통한 수산업의 미래산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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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확대를 통한 수산업의 미래산업화
  • 장승범
  • 승인 201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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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우 해양수산부 수산정책관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종영에도 불구하고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아이치이에서도 방영되면서 한류드라마의 대표격이던 ‘별에서 온 그대’의 조회수를 넘어 56억뷰를 달성했다고 한다. 중국인구가 13억쯤이니 중국인구의 대부분이 서너 번은 봤다는 얘기다. 드라마가 유명세를 타면서 배우의 인기와 함께, 간접광고에 사용된 상품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주인공 송중기가 즐겨먹던 홍삼의 경우 3월 판매액이 1월 대비 1000% 상승했다고 하니, 홍보 효과가 대단했다 하겠다. 지난 4월 20일 개최한 ‘제3차 민관합동 수산물 수출대책회의’에서도 ‘태양의 후예’의 홍삼 홍보가 언급됐다. 우리도 저런 간접광고를 통해 해외소비자에게 인지도를 높이려는 시도를 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수출확대를 위하여 중국내 한류분위기를 활용한 홍보전략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한-중 FTA 발효를 계기로 고조됐던 수출에 대한 관심은 해를 넘겨서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합동 업무보고에서도 수출이 중요한 화두였다. 향후 5년간의 재정운용의 방향을 논의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토론주제 중 하나도 수출지원사업의 효율성 제고를 통한 성과 제고였다. 큰 틀에서 유사한 수출지원사업을 통·폐합해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고, 민간의 역할을 제고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수산물 수출지원사업을 놓고 보면, 2013년 48억원에 불과하던 수산물 수출지원사업의 예산규모가 2016년 233억원으로 다섯배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수출지원예산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산물 수출은 2012년 이후 감소세이다. 다만, 올해 1사분기 들어 전년대비 1.5% 증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우리 수산 수출분야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수출반등은 잠시의 숨 돌리기에 불과할 수 있다.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취약한 산업기반이다. 어업규제, 자원량 감소로 어획량이 큰 폭 증가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양식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수산물 생산량은 333만톤 수준에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또한 종업원 10명 이하 수산기업이 전체의 70%에 달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역량이 부족하다. 또한 부가가치가 낮은 수출구조도 문제다. 수산물 수출의 70%가량이 원물 수산물 수출이며, 중국, 베트남, 태국 등은 우리나라에서 원물을 사들여 가공해서 선진국으로 재수출한다. 가공수산식품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단순가공에 그쳐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노르웨이의 연어, 프랑스 굴과 같은 대표적인 수출상품이 부재하다는 점도 문제이다. 그나마 김이 미국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이며서 선전 중이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일본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점도 한계로 꼽을 수 있다. 일본 시장 의존도가 높다보니 수산물 수출실적이 엔 환율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수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수산업의 미래산업화 동력으로 수출확대가 논의되는 이 시기를 놓친다면, 수산물 수출 확대를 위한 변화는 어려울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수산물 수출지원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수산물 수출지원사업 예산이 급격히 증가했으니, 이제는 그에 맞는 내실을 꾀할 차례다. 우선 시장경쟁력을 가진 수출상품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는 중국시장의 트렌드에 맞는 고차 가공식품 개발에 집중하고, 이를 위해 수산식품 R&D(연구개발)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비가공 수산물은 위생적인 생산ㆍ유통 환경을 조성하고,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정편이식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스타상품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또한 BT(생명공학기술), IT(정보통신기술) 등을 결합한 첨단·친환경 양식기술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연어, 참치, 새우 등 고부가 3대 교역품의 국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수출상품 개발 못지않게 대중국 홍보ㆍ마케팅을 강화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수입 수산물 구매력이 큰 중산층과 젊은 층을 주요 공략대상으로 삼고, 수출통합브랜드인 '케이피쉬(K-Fish)'가 표시된 우리 수산물은 안전하고 우수한 제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도록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현지인 대상으로 B2B( 기업 간 전자 상거래)와 B2C(기업과 개인 간의 거래)가 결합된 K-Seafood Fair도 개최하는 한편, TV 홈쇼핑,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적극 활용할 것이다. 특히 O2O(Offline to Online)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중국내 추세에 맞춰, O2O에 기반한 ‘K-FISH 브랜드관’ 개설을 위해 노력 중이다.
마지막으로 중국내 원활한 물류유통망도 확보해야 하는데, 중국내 신선물류업체인 로킨사를 인수한 CJ대한통운과의 상생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 설립될 수협중앙회의 현지무역법인(위해수협국제무역유한공사)과 CJ대한통운은 수출 수산물의 중국내 물류망 확보에 협력하기로 하고, 상반기 중 MOU 체결을 위한 실무협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또한 수출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국의 비관세장벽 해소를 위해 양국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수산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수출기업으로 환골탈퇴하기 위해서는 수출지원 정책도 지금까지의 관성과 타성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백화점식 지원을 지양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벤트성·일회성 사업은 줄여나가고, 성과가 날 수 있는 부분, 특히 해양수산부에서는 수출업계의 자생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지난 2월부터 수산물 수출확대를 위한 비상체제를 구성하고 운영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민관이 함께 수출확대를 위한 지혜를 모으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한다면, 세계 수산강국으로의 도약도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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