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정체성 담긴 상품개발로 브랜드가치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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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정체성 담긴 상품개발로 브랜드가치 제고
  • 안현선
  • 승인 201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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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오 부산시 수산자원과장

최근 식품에서 수산물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소비량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수산물 교역량이 2021년 8937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연간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1998년 11kg에서 2011년 33.5kg으로 증가했으며 수산물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 인구 중 수산물을 소비하는 주력계층 1억3000만명의 연간 수산물 소비량이 1kg 증가하게 된다면 연간 수산물 소비량은 130만톤이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이와 같이 지속적으로 수산물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수산물 가격이 높아지는 피쉬플래션(fishflation)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동결 및 절단 등과 같은 단순가공수산물의 경우에는 인건비가 저렴한 저개발 국가에서 이뤄지고 있고, 선진국가에서는 이를 원료로 수입해 고부가 수산가공품을 개발하는 역할 분담이 행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수산물의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국내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없는 단순한 수산가공품이 아니라 선진 수산가공기술을 이용한 고부가 수산가공식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진 가공기술의 개발 및 적용뿐만 아니라 수출대상국들의 수요 및 트렌드를 반영한 ‘신(新) 수산 가공제품군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부산의 대표적인 수산가공식품인 어묵과 고등어를 활용한 수산가공제품의 해외시장 공략 전략에 대해 논의해 보자.

어묵 수출확대를 위한 과제
우선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지고 있는 부산어묵을 주제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어묵 변천사를 보면 1930년대 부평동 시장 등 소형공장과 시장 내 즉석가공 어묵이던 것이 1990년대를 들어서면서 대기업의 어묵공장 진출로 위생적 대량생산 포장제품이 출현됐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고급시장 확대로 포장마차 어묵은 감소했으나 고급화와 다양화가 이뤄지고, 2015년 이후 베이커리형 어묵브랜드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국민들로부터 간식이나 주식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돼 지속적으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수산식품과 건강과의 관계가 재조명 되면서 고급 식자재로서 어묵에 대한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어묵은 고단백·저지방·저칼로리 식품이며, 소화 흡수율이 높고, 고급 불포화지방산, DHA와 타우린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콜레스테롤 저감 효과가 뛰어나며 알칼리성 칼슘을 함유하고 있어 골다공증 예방 및 신경정신 장애 개선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북미, EU 등의 선진시장 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 등의 부유층에서는 어묵 소비에 대한 수요가 증대하고 있고 매년 어묵 관련 수출량은 조금씩 증대하고 있다.
하지만 어묵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할 과제들이 다수 있다. 먼저, 유통기한 등의 문제로 주로 냉동품의 형태로 수출이 되기 때문에 어묵의 상품성이 훼손된다는 점, 일본 어묵과의 차별화 그리고 저가의 중국 및 동남아시아 유사 로컬 제품과의 차별화 등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
그 외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와 과정 등이 많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어묵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은 가격이나 품질이 아니라 한국 그리고 부산의 문화적 정서를 담고 있는 문화제품으로서 어묵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창의적인 제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예로 부산의 향토업체의 성공사례 중의 하나인 ‘어묵 베이커리’가 좋은 예인 것 같다.

부산 대표하는 고등어 브랜드 개발돼야
다음으로는 부산을 대표하는 수산물인 고등어를 주제로 이야기를 해 보자.
현재 국내산 고등어의 80% 이상이 부산공동어시장을 통해서 양육되고 거래되고 있어 고등어는 부산시의 시어로 지정돼 있다.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는 오랜 기간 동안 고등어자반으로서 식탁의 주인공이었으며, 특히 부산 지역의 7080학번 세대들에겐 막걸리의 안주인 고갈비로 큰 즐거움을 주는 생선이었다.
고등어는 건강에 아주 유익한 오메가-3 계열의 불포화지방산 함유량이 높고, 단백질, 지방, 칼슘, 인, 나트륨, 칼륨, 비타민A·D, 비타민B군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식품학적으로 아주 우수한 수산물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주로 자반 형태인 염장품 등의 부가가치가 낮은 단순가공제품의 형태로 생산 유통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고등어는 요즘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비린내 나는 생선으로 거부감을 나타내는 수산물이다. 특히 젊은 주부들의 경우에도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는 고등어와 같은 생선을 반찬으로 조리해야 하지만 비린내 때문에 식탁에 올리기를 꺼리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 때문에 최근 관련 업체에서는 비린내가 나지 않는 자반고등어, 뼈째 먹는 고등어, 손질 필요 없는 고등어 등 다양한 가공제품들은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젊은 세대들의 기호에 대응 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대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앞에서 기술한 어묵의 예처럼, 고등어 또한 부산 고유의 문화 DNA를 가지고 있는 수산물로 부산 지역의 정체성을 활용할 수 있는 문화상품으로서 개발해 나가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안동 간고등어’를 예를 들어보면 그 이유는 더 명확하다. 안동 간고등어에 사용되는 고등어 선어는 부산에서 구입하고 안동 지역에서 가공되지만, 부산지역에서 생산된 간고등어보다 훨씬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가 안동 간고등어를 더 비싼 가격에도 구매하는 이유는 제품에 대한 품질요소 이외에도 지역문화와 연계된 브랜드 가치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부산의 대표 수산물인 고등어를 이용해서 부산의 문화적 가치를 간직하고 지역 정서를 대변할 수 있는 부산만의 제품 또는 브랜드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국내시장의 경우, 간고등어는 이미 안동 간고등어가 견고하게 시장을 선점해 있어 부산 간고등어 브랜드로는 시장을 선도할 여지는 없는 것 같고, 오히려 부산의 문화적 정서를 가지고 있는 ‘부산 고갈비(자반고등어의 일종)’와 같은 브랜드로 국내시장을 개척하고 장기적으로 국외시장에서는 건강식으로서 육류를 대신할 수 있는 한국 그리고 부산의 수산가공제품으로 자반고등어 스테이크 브랜드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어묵과 고등어는 부산 고유의 문화 DNA를 가지고 있는 수산가공품으로 이들 제품의 수출을 통해서 수출증진 등의 유형의 부가가치 창출뿐만 아니라 부산의 브랜드 가치도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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