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신 장승에 무병장수 빌고 해수찜질로 피로 말끔히 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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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신 장승에 무병장수 빌고 해수찜질로 피로 말끔히 씻어
  • 김지연
  • 승인 2004.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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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만함을 뜻하는 함(咸), 모두가 고르고 화합한 상태를 이르는 평(平)이 합쳐진 전남 함평군은 모두가 부족함 없이 함께 어우러져 근심걱정없이 평화롭게 사는 태평성대의 무대인 셈이다. 대자연속에 훨훨 나르는 나비와 형형색색의 꽃들이 어우러지는 나비축제, 생태보물로 평가받는 갯벌생태학습장과 울창한 송림 속 돌머리 해수욕장, 허수아비, 솟대, 장승과 꽃무릇이 어우러진 풍요로운 함평 들녘. 몸속깊이 전해지는 따스함도 느끼고 그 동안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 줄 것을 기대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함평행 버스에 몸을 싣자.

몸에 좋은 효능까지...해수찜마을
해수찜은 다른 지역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독특한 문화로 건강을 위한 함평 여행에서 빠뜨려서는 안될 만큼 멋있고 재미나는 이벤트의 하나다. 함평군 손불면 궁산리 일대는 유황이 함유된 돌을 소나무로 달궈 데운 물로 해수찜을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세종실록에서 볼 수 있듯 도자기 가마를 이용한 한증법을 계승 발전시킨 이곳 해수찜은 유황성분이 많은 돌과 삼못초같은 약초를 넣고 소나무 장작으로 가열한 후 해수가 든 탕에서 데워진 물로 찜질하면 그 후련함이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다. 먼저 바닷물 온도가 70~80℃ 의 고온이므로 화상을 방지하기 위해 먼저 목욕옷으로 갈아입는다. 탕은 여느 온천탕처럼 단체가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것이 아니라 서너명이 입욕할 수 있는 작은 탕으로 꾸며졌다. 펌프로 끌어올린 바닷물을 미리 적당히 데워 탕에 채운 뒤 약쑥, 솔잎 등 약초를 담은 가마니를 물에 넣고 소나무 장작으로 시뻘것게 달군 유황석을 넣는다. 뜨거워진 물에 수건을 축여 몸을 적신 후 수건을 몸에 덮어 찜질을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 바닷물이 미지근해지면 탕에 들어가 몸의 아픈 부위를 두드리거나 주물러주면 효과가 더 좋다. 해수찜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두세시간. 해수찜을 마친 뒤에는 온천욕과 같이 수건으로 닦지 않고 그대로 물기를 말린다. 바닷물이라 염분이 묻어나고 끈적끈적할 것 같지만 신기하게도 전혀 그렇지 않다고.

솟대장승공원
부리부리한 눈, 활짝 벌린 입, 크고 투박한 콧마루, 나산면사무소 뒷동산에 온갖 표정의 장승 2백여기가 서 있다. 장승은 마을 입구나 고갯마루에서 오가는 사람을 맞이하던 이정표요 마을의 경계표였다. 잡귀와 질병에서 마을 사람을 지키던 수호신 역할도 하고 때로는 소원을 비는 대상으로 늘 우리와 함께 버텨오고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제자리를 잃고 방황하던 장승들이 이곳을 새로운 안식처로 삼아 오가는 사람을 환한 미소로 맞는다.

갯벌생태학습장
갯벌의 특성과 인간의 삶이 다양한 형태로 연결돼 있음을 잘 보여주는 곳이 바로 함평만이다. 함평만은 함평군 손불면, 무안군 현경면, 해제면, 영광군 염산면을 빙두른 내륙만이다. 함해지구라 불리는 이곳은 돌머리해수욕장과 1백년이 넘었다는 해수찜으로 유명하지만 사람들의 삶터는 역시 갯벌이다. 주민들은 바위굴, 낙지, 바지락, 실뱀장어, 갯지렁이, 숭어, 보리새우를 갯벌에서 잡아올려 농사 못지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열리는 나비와 만나는 갯벌체험은 환경부가 선정한 체험환경 교육프로그램으로 갯벌의 생성과 변화, 자연정화능력과 갯벌생물의 신기한 생활환경을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다. 동시에 함평군 곤충연구소가 전시하고 있는 국내외 나비 곤충 표본 관람과 표본제작 과정을 체험함으로써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민물고기 생태관

국내 최대의 민물고기 종합전시관으로 유명한 한국민물고기 생태관은 광주 목포간 국도 1호선 함평천지 휴게소 옆에 4백㎡(000평) 규모로 자리잡고있다. 한국민물고기 생태관은 우리 민물고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해 살아 있는 우리 민물고기의 생활습관을 관찰, 연구하고 그 특성을 탐구해 과학적 교육 연구재료로 활용하고있다. 환경오염과 무분별한 남획으로 사라져 가는 민물고기를 보호하고 나아가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 운영되고 있다.
국내 해양연구소와 바다생물 전시관은 여러 개 있지만 민물고기를 한 곳에 모아놓은 전시관은 이 곳이 처음이다. 한국의 민물고기 2백여종 가운데 하여 1백10여종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우리 민물고기가 분류·전시 되고있다. 쉬리, 가는돌고기, 돌마자, 왕종개 등 50여종은 한반도에만 서식하고 있는 한국 고유의 특산종으로 만일 이 땅에서 멸종된다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소중한 민물고기다. 또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역에 서식하는 두줄망둑어종과 꾹저구,멸종위기 어종 퉁사리,그밖에 참가재와 새우 등도 관찰할 수 있다. 인공폭포까지 갖춰진 초대형 수족관(20 ×3m)에는 붕어와 피라미, 참마자 등 30여종 5천여 마리가 군무를 이뤄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너무 많은 민물고기를 한꺼번에 모두 알아야겠다는 욕심보다는 비슷한 것끼리 비교해 봄으로써 한두 종이라도 알고 가는것이 관람의 요령. 조개가 들어있는 수족관의 경우 조개와 물고기의 상생관계를 파악해보는 등 물고기들의 자연환경에 맞춰 만든 수족관을 잘 관찰하는 것도 민물고기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돌머리해수욕장
함평읍 석성리 석두마을에 자리잡고 있는 돌머리 해수욕장은 확 트인 서해안을 바라보며 깨끗한 바닷물과 은빛 찬란한 백사장 1천m가 펼쳐져 있을 뿐 아니라 수천평의 소나무 숲이 어우러져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다른 지역 해수욕장에 비해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한점을 극복하기 위해 2천5백평의 인공풀장을 해변가 백사장에 조성하고 초가원두막, 야영장, 주차장 등 편의시설도 넓게 확충했다. 갯벌에는 게, 조개, 해초류가 많아 자녀들의 자연학습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인근 연안에서는 세발낙지와 보리새우가 많이 잡혀 빼놓을 수 없는 별미로 손꼽힌다.
함평만에서 잡히는 각종 자연산 생선회와 발이 가늘다는 뜻의 세발낙지는 다른 지역 낙지와는 달리 산채로 입에 넣어 한입에 먹을 수 있으며 소금에 마늘, 풋고추, 초장 등을 곁들여 먹으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6월부터 8월사이에는 일명 오도리라고 부리는 보리새우는 새우가 갖는 특유의 맛에 초장을 곁들여 싱싱하게 살아서 튀어 오르는 새우를 한입에 먹는 그 맛은 정말 특이하다.
//김지연기자monologue8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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