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류의 황제 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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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류의 황제 전복
  • 장승범
  • 승인 2004.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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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류 가운데 가장 귀하고 값이 비싸 패류의 황제로 불리는 전복은 조류 소통이 좋은 연안 암초지대에서 미역 다시마 감태 대황 등의 해초를 먹고 산다.
이름난 먹을거리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어물전에서 행세깨나 한다는 놈들은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르는 걸 최고의 영예로 치는데,전복도 그 옛날 진상품 가운데 하나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전복은 고려시대만 해도 서민들도 즐겼던 식품으로 부산물인 전복 껍데기를 이용한 나전칠기 공예가 성행했다.
삼국시대 당나라로부터 전래된 나전공예 기술은 고려 때 눈부시게 발전해 도자기와 더불어 대표적인 공예로 부상했다.
이는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에 왔던 서긍의 고려도경(高麗圖經)에 "고려의 나전은 그 기법이 매우 세밀해 귀히 여길 만하며 나전이 장식된 말안장도 매우 정교하다"고 소개되고 있다.
전복은 조선시대에 이르러 점차 귀한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조선시대에 간행된 공선정례(貢膳定例)나 탐라지(耽羅誌)에는 전복이 임금께 진상되는 공물로 기록돼 있고 제주목사 이건이 쓴 제주풍토기에는 "해녀들이 갖은 고생을 하면서 전복을 따지만 탐관오리의 등살에 거의 다 뜯기고 스스로는 굶주림에 허덕인다"고 전한다.

전복은 또 우리와 일본,중국 등지에서 모두 귀하게 여기는 수산물로 조상들은 전복의 내장은 말할 것도 없고 껍데기 하나도 버리지 않고 생활에 활용했다.
전복 껍데기는 나전칠기의 재료로 쓰이는 것 외에도 한방에서는 석결명(石決明)이라 부르며 눈을 밝게 하는 약재로 이용했다. 전복 껍데기는 또 어지간한 충격에는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다.
최근 서양에서는 이 점을 활용해 전복 껍데기로 전투 탱크의 철갑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는 전복 껍데기가 단단한 탄산칼슘층과 부드러운 고분자 물질층으로 겹겹이 쌓여 있어 균열이 생겨도 부드러운 층이 이를 즉시 막아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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