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선 명성 되찾나…명태 자원회복사업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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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생선 명성 되찾나…명태 자원회복사업 순항
  • 안현선
  • 승인 2016.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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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춘 ‘국민 생선’ 명태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명태 자원회복을 위해 육상수조에서 키워 온 명태 치어가 지난달 18일 동해안에 첫 방류됐다.
해양수산부와 강원도는 이날 오전 강원도 고성군 동해 최북단 저도어장 인근 해역에 명태 치어 1만5000마리를 방류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윤승근 고성군수를 비롯한 지역 어업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3만6000여마리 치어 확보 성공
이날 방류된 치어는 강원도 해양심층수 수산자원센터가 지난해 2월 동해안에서 어업인들이 포획한 명태로부터 받은 알을 수정, 부화시킨 것이다. 육상 수조에서 10개월 동안 15~20㎝의 크기로 자란 3만6000여 마리 가운데 일부다.
해수부와 도는 연구자료 확보를 위해 지난달 5000마리를 해상가두리 시설에 추가 방류하고, 나머지 1만6000여 마리는 안정적인 수정란 확보에 활용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해수부와 도는 명태가 방류된 동해안 저도 북방어장 주변해역 21.49㎢를 보호수면으로 지정했다. 이곳은 그동안 명태가 주로 포획된 곳으로 국내산 명태의 산란과 회유구역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호수면에선 앞으로 4년 간 수산자원 포획·채취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지난 2년간에 걸친 연구를 통해 종묘 생산에 성공했고, 오늘 치어를 방류하는 행사를 하게 됐다”면서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육상양식과 방류사업 투트랙(two-track)으로 진행해 대량생산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80년대에 추진됐던 대구 살리기 운동이 지금 완전히 성공했던 것처럼 동해안의 명태가 다시 우리의 식탁으로 돌아오는 날을 기대한다”면서 “방류행사를 계기로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는 지난 2014년 2월부터 해수부 주관으로 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강릉원주대학교, 강원도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에서 각각 맡은 역할에 따라 진행해 왔다.
같은 해 3월에는 갓 폐사한 명태에서 알을 채취해 9만4000마리를 부화시키는데 성공했지만 75일 만에 환경적 영향과 먹이전환 실패 등으로 전량 폐사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들 기관은 앞으로 4년 뒤 명태를 포획한 뒤 어미 명태와의 유전자를 대조해 복원 성공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김영길 해양심층수 수산자원센터 소장은 “방류 사업을 시작으로 양식이 가능한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해 명태를 안정적으로 복원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귀하디귀한 몸이 된 명태
지난 1970~1980년대만 해도 강원도 어업인들은 조업을 나가면 명태를 배 한가득 싣고 돌아왔다. 특히 명태가 가장 많이 나는 고성은 1990년대 초반까지 명태로 흥청거렸는데, ‘고성 거진항에서는 개도 명태를 물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였으니 그 당시를 짐작하고도 남음이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명태가 가장 많이 어획됐던, 즉 전성기는 1980년대였다. 이때 동해에서는 연평균 13만톤의 어획고를 올렸고, 정점을 찍었던 1981년엔 16만톤의 명태를 잡았다.
그러던 것이 1980년대 말부터 어획량이 급감하기 시작해 1990년대 1만여톤을 유지하다가 2000년대에 들어선 1000톤을 넘기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2008년엔 명태의 공식 어획량이 ‘0’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이렇듯 명태가 사라진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를 꼽는데, 그 첫 번째는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로 바닷물 수온이 상승하자 명태가 동해안에서 서식하지 않게 됐다는 것. 실제 동해수산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968년부터 2007년 사이 동해 표층의 수온은 1.3℃ 높아졌다.
명태는 수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냉수성 어종인 탓도 있지만, 명태의 알 또한 분리부성란이어서 부화된 새끼는 처음에 표층에서 부유생활을 하다가 성장하면서 서서히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함께 명태 자원이 고갈된 또 다른 이유로는 남획이 꼽힌다. 1971년 명태 새끼인 노가리 조업을 허가한 이후 전체 명태 어획량에서 노가리 비중은 60% 높아졌다.
그러나 사실 명태가 동해에서 사라진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그 누구도 단정지어 말하지 못한다. 다만, 저 두 가지 이유가 명태가 사라진 주요 원인으로 꼽힐 뿐이다.

풀어야 할 연구과제 ‘산적’
지금까지 명태 자원회복을 위해 많은 연구들이 이뤄져왔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다.
해수부와 공동 연구팀들은 부화한 치어들을 키우는 과정에서 먹이와 질병, 수온, 사육 수조의 위생 등 모든 부분을 성장 단계에 맞추기 위해 정성을 기울여 현재에 이르렀지만 우리나라의 명태 연구는 기초단계인 수준이다.
또한 명태는 수명이 길고 성장이 느리기 때문에 다른 어종에 비해 조사 연구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 어린시기 먹이 개발, 적정수온 유지, 생존율 향상, 질병, 사육기법, 방류기술 등 풀어야할 과제도 많다.
그럼에도 이번 명태치어 방류에 어업인들이 거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성공만 한다면 1980년대 동해가 명태로 출렁이던 시절을 다시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고성지역의 한 어업인은 “명태 방류 사업 확대로 동해안 주요어장의 자원이 회복된다면 가공 산업의 활성화와 새로운 산업규모의 시장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명태가 동해안의 고유 품종인 만큼 이를 활용한 관광산업도 활성화 될 수 있다”고 한껏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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