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경제초대석-산으로 간 어부 이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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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경제초대석-산으로 간 어부 이영호
  • 탁희업
  • 승인 2015.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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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다시 내려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자연에서 몸과 마음의 치유법 터득
연대와 관계로 살아가는 삶 깨달아
내년 4월 총선위해 항해 다시 시작


벌써 산으로 들어간 지 4년. 흙묻은 작업복에 흰장갑과 장화를 신 검은색보다는 흰색이 더 많은 영락없는 농사꾼의 모습이다. 장보고 장군의 기상을 가득 품은 완도앞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자리한 ‘기라제(氣羅劑)’에는 겨울에 접어든 차가운 날씨에도 푸르럼과 평온함이 가득하다. 이곳에는 150년 된 동백나무와 100년된 비파나무, 30년생 황칠나무, 은행나무와 감나무 등 30주 이상과 정원수들이 가득하다. 특히 ‘기운이 아름다운 집’이라는 뜻을 가진 ‘기라제(氣羅劑)’는 항상 긍정적인 대화법으로 통하는 전라도 사투리 ‘그라제(그렇다)’와 맞닿아 있어 무한 긍정에너지를 품고 있다.
온갖 생물들이 조화와 질서를 이루며 살아가는 숲속에 들어와 치열했던 정치와 도시생활, 삶의 무게를 지운 이영호 전 국회의원(17대)의 본가(전남 완도군 완도읍)의 얼굴도 평온함으로 가득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해양수산전문가인 이 전 의원이 산으로 간 이유는 뭘까? 언제까지 자연을 벗삼아 신선 놀음(?)을 할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기라제를 찾았다. 반갑게 기자를 맞은 이 전의원은 황칠나무와 구찌뽕 나무의 효능에 대한 설명부터 늘어놓는다. 농사 전문가의 모습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강진군과 해남군의 경계에 있는 주작산 들어가 소망의 씨앗을 심었다. 주작산에서 기라제 본가까지 15분, 천년고찰 해남 대흥사가 10분 거리에 있는 주작산은 해발475m에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아는 듯하다 뜻을 지닌고 있으며 정상과 능선이 아기자기한 산이다. 10만평의 주작에 3만그루의 황칠나무, 구찌뽕 나무, 치자나무, 비파나무 묘목을 심었고 지난해부터는 일부 수확도 이뤄지고 있다.
“어부가 산으로 간 이유는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고 다음 항해를 위해 준비한 선택의 길이었습니다.”
고통의 바다라는 인새길을 항해하다가 태풍을 만나거나 난파돼 목숨만 부지해 바닷가에 버려진 어부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누군가 찾아와 구조해 주길 바라며 하염없이 기다리거나, 아니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 이 전 의원은 새로운 항해를 위해 배를 만들 목재를 구하고 고기 잡을 그물과 식량을 만들기 위해 산으로 향한 것이다.
씨앗과 묘목을 심고 물을 주고 가꾸면서 물질적인 풍요나 경제적 가치보다는 마음의 치유와 기쁨, 풍요로움을 느꼈다. 골짜기를 타고 흐르는 개울물을 마시며 마음에 평화와 새로움이 움터 오름을 느꼈다. 세상이 국회의원 이영호를 잊어버리는 시간에 바다가 아닌 산으로 가 나무 씨앗을 뿌리며 희망을 키워 나갔다. 흙을 벗삼아 땀흘린 노동은 하나 둘씩 싹이 돋아나고 열매를 맺고 결실을 가져다 주었다. 자연이 선물하는 불루오션도 확인했다.
이 전의원은 이제 산에서 다시 내려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산에서 자연과의 조화를 배웠고, 자연과 함께하면서 몸과 마음의 치유법을 터득했다고 한다.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삶, 연대와 관계로 살아가는 삶을 깨달았다고 했다. 도시와 농어촌이 조화를 이루며, 도시민과 농어업인이 함께 행복을 느끼며 사는 방법을 깨우쳐 간다고 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보고 느끼고 체험하면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널리 알리는데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현재의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극심한 혐오감을 치유하면서 국민들이 행복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산으로 간 어부가 항해를 다시 시작하는 모습이 기대된다.

산으로 간 어부 이영호 전 의원은…
15년동안 지도직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직접 체험한 우리 농어촌 문제를 중도적 시각에서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치에 나서 17대 국회의원(당시 완도, 강진지역구)에 당선됐다. 17대 국회에서 ‘국회바다포럼대표의원’으로서 정책보고서 31권, 세미나 71회를 개최하는 등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쳤고 4년동안 국정감사 우수의원과 의정대상 수상 등 매년 일자라흐는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18, 19대 국회의원선거(완도 해남 진도 지역구)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해 해남 주작산에서 황칠나무와 구찌뽕 나무등을 직접 키우고 있다.
국부 창출은 바다에 있다라는 주장을 펼치는, 자타가 공인하는 바다전문가로서 ‘황금바다- 바다에서 미래를 묻다’, ‘태도는 사실보다 중요하다-역경을 이겨내는 다섯가지 시선’, ‘한국농업 희망이 있다’, ‘바다어류양식’, ‘산으로 간 어부-농업의 불루오션을 찾다’등의 전문서적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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