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암컷 대게 잡지도 팔지도 먹지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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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암컷 대게 잡지도 팔지도 먹지도 맙시다
  • 안현선
  • 승인 2015.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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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시작과 함께 독도 주변 대화퇴 어장(동경 131도 30분 이동수역)에서는 근해어선들의 본격적인 대게 잡이가 막이 올랐다. 그리고 이에 맞춰 이맘때쯤이면 경북 동해안 항·포구 곳곳에 ‘암컷 대게는 잡지도 팔지도 맙시다’라는 글귀를 적은 현수막도 내걸린다.
현행 수산자원보호법에 따르면 대게 암컷과 체장미달(등껍데기 길이 9㎝ 미만) 개체는 연중 포획을 금지하고 있다. 과거 무분별한 포획으로 자원이 고갈돼 가는 탓에 법으로 아예 못 박아 버린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다. 매년 대게의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북 포항시와 영덕·울진군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 4800톤에 이르던 대게 어획량이 2013년에는 1800여톤으로 60% 넘게 추락했다.
암컷 대게 한 마리는 한번에 3만~5만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이 부화해 성체가 되는 비율이 1%로 가정해도 1마리를 잡으면 무려 300~500마리의 자원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암컷 대게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은 무엇일까. 우선은 잡지 말아야 한다. 아직까지 일부에서 불법 포획과 유통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어 산업 전체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어업인들의 인식전환이 가장 먼저 요구된다. 달달한 사탕 맛에 이빨 썩는 줄 모르듯이, 지금 당장의 이익을 좇는 어리석은 행동을 계속한다면 겨울철 동해안을 달궈주는 대게를 더 이상 보지 못하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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