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합사료 사용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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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합사료 사용 의무화
  • 탁희업
  • 승인 2015.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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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 한현섭 센터장

정부는 양어용 배합사료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2004년부터 친환경직불제사업, 2012년부터 배합사료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사양관리 시스템의 체계화와 양식장 자동화시스템 구축 등 국내 양식산업의 미래 발전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이 시행된 지 어언 12년째가 되었지만, 최근 5년간의 배합사료 사용률은 약 20% 내외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양식현장에서는 경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배합사료 관련 어업인 요구사항 중 가장 많은 요청 항목은 정부의 사료구매 보조금 지원액을 늘려달라는 것이다. 양식업은 농업, 목축, 수렵 등과 함께 1차 산업으로 우리나라 식량안보체계 구축을 위해 중요한 산업이지만, 많은 양식장에서 정부의 보조금이 없으면 건강한 수익을 창출하기 힘든 산업구조를 볼 때 국내 양식장이 얼마나 허약한 산업구조를 갖는지를 엿볼 수 있다. 최근에는 태풍피해, 적조발생일수 증가, 냉수대 출현 등 환경변화의 영향으로 산업에 타격이 크다. 어병발생률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며, 일부 양식장에서는 폐사율이 생존율을 앞지르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양식 수산물의 수익률이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양식경영이 어렵다는 말은 너무나도 당연해 보인다.
국내의 어려운 양식경영 환경과는 대조적으로 전세계 양식산업은 지난 60년 동안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식량산업이다. 현재 세계 인구는 약 70억 명이며 2050년에는 100억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미래에는 식량자원의 안전한 확보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 될 것이고 미래학자들은 양식업에 의한 수산물이 미래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물고기 3마리 중 한 마리는 양식산으로 생산될 정도로 양식산업은 빠르게 확장되었고 이런 발전 뒤에는 안정적인 사료공급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다. 다시 말해서 양식산업이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사료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때 가능해진다. 사료의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사료원료의 가격이며,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단백질과 지질 원료인 어분과 어유는 이미 그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사료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양식산업이 성장할 경우 한정된 자원인 외해성 소형어류의 공급량이 수요를 앞지를 것으로 예측되며, 양식경영의 어려움은 점점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어려워지는 양식환경 속에서 보조금 지원 확대는 답이 될 수 없다. 양식장의 시장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어야 한다. 국내 양식산업이 건강한 시장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산업계, 학계, 어업인 및 이하 이해관계자간의 소통과 협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올바른 미래지향적인 시책을 제시하고 산업계와 어업인들은 당장의 시장경제의 원리에서만 이익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을 믿고 따라주는 도움이 필요하다. 배합사료 사용 활성화 정책이 추진된 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양식어업인들도 배합사료 사용의 필요성은 대부분 인식하고 있다. 양식 경영, 환경, 그리고 양식 선진화를 고려하였을 때 배합사료 사용 활성화는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실정상 적극적인 법제화를 추진하지 않고서는 배합사료 사용을 유도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과거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결심이 필요할 때이다. 미래지향적이고 체계화된 노르웨이의 양식산업 구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표적인 양식강국인 노르웨이의 경우 외해중층가두리 양식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상에서 약 2명의 인력이 컴퓨터 조작을 통해 외해중층가두리내의 물고기 상태를 관찰하고 사료공급량까지 조절한다. 국내 양식 환경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완전 자동화시스템은 배합사료 공급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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