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수산물 따로 있다 최소비용 최대효과 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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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수산물 따로 있다 최소비용 최대효과 모범
  • 윤창훈
  • 승인 2015.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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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에 대한 수요 증가 등 수산물 소비패턴과 유통채널이 급변하는 요즘,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마케팅으로 수협 가공·판매사업의 새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는 성산포수협(조합장 김계호)이 화제다. 특히 성산포수협은 지금까지 단순 위판사업에 의존해온 일선수협들이 어획량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영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이같은 성과는 수협 경제사업 구조를 최소비용에 최대효과를 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변환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어업인과 수산가공업자의 협동조직을 촉진해 그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과 수산업의 생산력의 증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을 기한다는 협동운동의 지상목표에 부합하는 것이다.

경제사업,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변환

지난 1962년 4월 1일 성산포어업협동조합으로 출범한 성산포수협은 제주도내 갈치 집산지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갈치 자원량이 줄면서 20톤 이상 대형어선을 중심으로 인근 서귀포수협 등지로 빠져나가고 있다. 그나마 20톤 미만 소형어선들이 잡아들인 갈치도 어획량에 따라 가격편차가 크게 발생하는 통에 가격불안이 계속돼 왔다.
이에 따라 성산포수협은 지난 1997년 유통과를 신설, 직판장 판매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자체 가공시설이 없다보니 원물위주의 판매로 매출 증대의 한계에 부딪쳤고 자체브랜드 없이 사업을 추진해 단일상품 위주의 판매 형태만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소비자가 찾아올 수 있는 매장을 보유하지 못해 사업 확장에도 한계가 있었다.
자체판매망 확보에 나선 성산포수협은 지난 2005년 인터넷홈페이지를 개설하고 2008년에는 수산물직판장을 개장했다. 당시 ‘성산해 성산해’라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는 한편,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수산물산지가공공장(HACCP)과 수산물처리저장시설(냉동·냉장시설)을 준공했다.
성산포수협 수산물 산지가공공장은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264㎡(383평)규모다. 이곳은 지난 2010년 11월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적용업소로 지정을 받았다. 냉장저장능력은 130톤이며, 1일 냉동처리능력은 1.5톤이다.
주요설비로는 갈치절단기, 중형자동필렛머신, 간고등어 할복기, 두절기, 2단 콘베이어작업대, 해동기, 상승콘베니어, 콘베이어자동어류세정기, 컨테이너 세척기, 냉염수기 및 연지장치, 공조시설, 항온항습기, 에어사워기, 각종 위생설비 등을 갖추고 있다.

원물위주 판매로 매출증대 한계

성산포수협의 주요 생산 품목은 갈치, 고등어, 옥돔이다. 이중에서 갈치와 고등어는 직접 가공을 하고 있으며, 옥돔은 외부 가공업체에 위탁가공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기준, 가공사업 실적은 22억2000만원을 기록했으며, 갈치 85톤, 고등어 45톤을 가공했다.
생산된 가공수산물 중 60% 이상은 성산포항에 위치한 직영 판매장을 통해 유통되고 있으며, 전화주문을 통한 유통비율은 약 15%, 그리고 나머지는 지역소매상, 직영 쇼핑몰 그리고 수협쇼핑몰 등을 통하여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수산물 가공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안정적 판로와 전문 인력의 확보라는 걸림돌에 부딪혔다. 이는 다른 수협과 마찬가지로 수산물 가공사업이 규모화와 체계화가 되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수협 수산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일선수협 수산가공사업의 2013년 평균 매출액은 22억5000만원으로 집계돼 우리나라 식품제조기업의 평균매출액보다는 규모가 크지만 수산가공기업 평균매출액과 비교할 때에는 41.8%에 불과한 수준이다.
또한 일선수협은 학교급식이나 기업급식과 같은 단체급식,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체인, 그리고 군납 등 고정적인 거래처를 통한 안정적인 판매체계를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다. 단체급식과 대형마트는 이미 대부분 대형 식자재업체 또는 민간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며, 군납 역시 조합이 자체적으로 신규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성산-장흥 쾌속선 운항 직매장 활기

성산포수협에 기회가 찾아온 건 지난 2010년 7월 전남 장흥에서 제주 성산항을 직항하는 초쾌속선이 취항하면서부터다. 성산항에 2000톤급 이상 초쾌속선이 입항하면서 성산포수협 직판장이 본 궤도에 오른 것이다. 게다가 성산황은 요즘 제주도내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우도를 연결하는 여객선 터미널이 위치, 연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이곳 수산물직판장은 3억37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려 초기 시설투자비 회수는 물론, 조합의 알짜배기 사업으로 부상했다.
김계호 성산포수협 조합장은 “올해에는 옥돔 가공공장을 신축하고 단체급식과 대형마트 수협의 유통사업을 활성화 시키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며, “경제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노령화된 조합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성산포수협은 수산물 산지가공공장을 기반으로 각종 행사와 전시회 등에 적극 참여해 홍보나 시식회를 통해 브랜드 알리기에 노력해 왔다. 이에 따라 성산포수협은 HACCP 시설을 발판으로 신세계, 롯데 등 대형유통업체와 주문자위탁생산(OEM) 계약을 체결하고 자체 판매장에서의 매출 증대 효과도 가져왔다.
아울러 인터넷 판매 활성화로 고객확보는 물론 매출 신장을 도모했다. 지난 2009년 여성소비자 선정 브랜드 대상 수상, 수산물대전 브랜드 동상을 수상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성산포수협은 백화점, 대형마트에서 조합 브랜드상품 행사를 통해 홍보 효과와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켰다.
고관범 성산포수협 상임이사는 “수산자원이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선수협이 살아남기 위해선 앞으론 부가가치가 높은 유통 및 판매사업에서 뛰어들어야 한다”고 전제, “기존 관광객을 상대로 한 대면판매에 그치지 않고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의 유통망을 활용해 대도시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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