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어 양식업 발전의 밀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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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어 양식업 발전의 밀알 되겠다
  • 탁희업
  • 승인 2015.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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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6살의 미혼인 송민규(성덕양어장 대표 겸 전북내수면양식협동조합 대표) 사장은 4월이 되면 마음이 바빠진다. 겨울을 넘긴 재고물량을 판매하기 위한 선별작업을 해야하고 5월부터는 종묘를 입식해야 한다. 사육어류의 주성장시기인 여름에 들면 새벽 5시부터 일과를 시작해야 한다.
지난 4월 18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성덕동 성덕양어장을 찾았을 때도 송 사장은 출하를 앞두고 선별작업이 한창이었다. 출하가 끝나면 1000∼1200평 규모의 사육지 6개를 정비하고 치어 입식을 준비하게 된다. 5000평 규모의 제1양식장과 1500평, 2000평 규모의 양식장이 인근에 별도로 있다. 이곳에서 연간 평균 100톤의 향어를 생산한다. 성덕양어장은 전주, 익산, 김제 등 인근 지역에서 규모나 생산에 있어 손에 꼽을 정도의 양식장이다.

5000평 규모에서 100톤 생산
홀로서기 6년만에 향어양식업계에서도 성공사례로 꼽히는 것은 송사장의 향어양식에 대한 남다른 애착 때문이다.
지난 2009년 타계한 부친(고(故) 송용철)은 향어양식협회 초대회장으로 활동할 만큼 업계발전에 적극적이었고 자부심 또한 대단했다. 1980년대 관상어를 키우다가 90년대부터 향어를 길러 송사장은 7세때부터 양어장에서 살았고 향어를 보며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부친의 일을 도운것도 양식에 대한 애착과 가능성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로서 쉽지 않은 결정을 송 사장은 고민없이 뛰어들게 된 것이다.
이곳은 지하수가 풍부하고 항토와 비슷한 농지로서 향어 지수 양식에 최적의 장소다. 수심은 보통 3∼5m정도를 유지한다. 5월경 200g 전후의 종묘를 입식해 10월경 1.5kg이상을 출하한다. 성장이 빠른 7월부터 9월까지는 새벽 5시부터 저녁 9시까지 사료를 줘야한다. 젊은 사람으로서 쉽지 않은 노동강도이지만 부지런함을 타고 난 송 사장에게는 오히려 즐거운 일이다.
향어는 위가 없는 하루 3번이상 급이하고 사료주는 시간만 꼬박 6시간 이상 소요된다. 특히 이 시기에는 향어와 잉어양식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장포자병이 유행해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15일에 한번씩 질병 검사도 실시한다.
갓 생산된 치어는 2, 3양식장과 별도 호지에서 관리하고 종묘로 키워 이곳에 입식한다. 철저한 수질관리는 물론 직접 호지를 돌면서 먹이먹는 상태에 따라 급이량을 조절한다. 사료계수는 1.5정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생존율도 90%이상이다.
성덕양어장의 생산성이 높은 가장 큰 요인은 사육관리다. 외부 일정이 없는 한 송사장은 이곳에서 하루를 보낸다.

사육관리가 최대 비결
송 사장은 생산성이 높은 이유에 대해 “주인의 발길 소리에 따라 향어 성장이 달라집니다. 한번 더 보면 질병도 줄어들고 품질도 좋아진다”고 강조한다.
장포자는 심할 경우 사육량의 60%이상이 폐사되는 경우도 발생하며,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명돼 있지 않다. 댐이나 호수에서의 가두리양식때부터 발생했으나 지수식 양식을 하고 있는 요즘에도 향어양식의 가장큰 걸림돌이기도 하다. 하지만 송 사장은 장포자 문제도 사육관리에 얼마나 정성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극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사료의 상태나 장포자 발생등도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송 사장은 지난 2009년 양어장을 물려받았을 때는 막막했지만 이제는 향어가 가장 좋은 양식품종으로 여기고 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1200여평 규모의 양식장을 운영해도 대기업 못지 않은 수익과 함께 여유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농지를 이용할 경우 초기 투자가 적고 사육 기술도 비교적 일반화돼 있어 생산성을 높이고 소비방안을 강구할 경우 내수면 품종중 가장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송사장은 지난해 2월 관내 젊은양식인 6명을 규합해 전북내수면양식업협동조합을 설립해 대표를 맡고, 11월에는 전주시내 먹자골목에 향어회 전문점을 열었다. 사료나 약품의 공동 구매는 물론 가격 안정을 위한 공동 출하를 위해 출범한 협동조합은 아직은 활동이 미미하지만 젊은이들의 정보교환 창구 역할은 톡톡히 하고 있다.

향어전문점 개설, 소비시장 개척 나서
‘다미향’이라는 상호로 운영되는 전문점은 전주시내 유일의 향어회전문점으로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탕과 초밥, 찜, 회국수, 껍질무침 등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요리들은 송사장이 직접 레시피를 개발했다. 주위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전문점을 개설한 것은 소비처 확보를 위해서다. 현재 향어의 최대 주산지는 김제, 익산 전주 등 전북지역이지만 전문점은 전무한 실정이다.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선구자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투자에 나선 것이다.
향어는 지난 1980년대 중반 댐이나 호소등에서 가두리양식업을 성행해 내수면양식의 대표 품종으로 성장했다. 연간 생산량이 1만톤 이상을 기록하며 송어와 함께 회를 즐길는 내수면의 대표품종이었다. 하지만 맑은 물 공급이라는 정부 정책으로 인해 90년대말 가두리양식이 모두 철거되면서 2000년대 들면서 소비시장 또한 몰락했다. 하지만 연간 2000톤 규모의 소비시장을 유지하며 국내 생산량도 1000톤 정도(나머지는 중국에서 수입)를 유지하고 있다.
송 사장은 유휴 저수지나 농지등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현재보다 몇배의 생산량을 증대시킬 수 있고, 나아가 수출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에서 수입되는 향어가격은 국내보다 1500원 정도 싼 수준이지만 생산 방식이나 품질을 개선한다면 경쟁력이 있으며, 품질면에서는 월등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사장은 “향어는 이름처럼 향기만 나면서도 젊은이들의 꿈도 함께 실현해 줄 수 있는 어종”이라며 “향어 양식업이 발전하는데 밀알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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